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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 노동자투쟁의 교훈

노건투 2012.03.07 17:07 조회 수 : 6466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 노동자투쟁의 교훈

총단결 총투쟁만이 공황기 노동자투쟁 승리의 길

 

 

 

역사상 최악이었던 1930년대 세계대공황. 세계는 노동자의 실업과 굶주림으로 뒤덮였다. 독일에서는 대공황의 아비규환 속에 히틀러가 권력을 잡아 모든 노동조합과 노동자당을 파괴했다.

 

세계대공황의 진원지였던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끔찍한 실업과 굶주림을 겪어야 했다. 실업률은 10년 가까이 20~25%에 이르렀다. 실질임금 삭감과 노동강도 강화로 취업 노동자들도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미국 노동자들은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쟁을 만들어냈다. 1936~37년 미국 전역에 휘몰아친 점거파업 물결에 자본가들은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투쟁성과가 폭발적인 조직화로 이어지며, 세계 최대의 산별노조들이 속속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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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대공황기에 격렬한 투쟁에 나섰던 미국 미니애폴리스 트럭 노동자들

 

1934년의 전환점 - 승리의 비결은?

 

그런데 미국 노동자들이 대공황의 시작부터 성공적으로 투쟁을 발전시킨 건 아니었다.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고 몇 년 동안은 해고와 임금삭감이 판치는 데도 (실업자들의 기아 행진을 뺀다면) 이렇다 할 저항 자체를 거의 해보지 못했다. 1932년에 일부 산업에서 임금삭감에 맞선 투쟁이 산발적으로 벌어졌지만 대체로 자본가들의 폭력적 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패배했다.

 

전환점은 1934년에 왔다. 서부해안 항만 노동자투쟁, 미니애폴리스 화물트럭 노동자투쟁, 톨레도 오토라이트(부품사) 노동자투쟁 등 세 번의 큰 전투에서 노동자가 줄줄이 승리했다. 승리의 비결은 간단했다. 용역깡패의 폭력이 난무하고 총탄이 날아다니며 군대가 동원되는 상황이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거의 모든 노동자가 똘똘 뭉쳐 투쟁의 주체로 일어섰기 때문이었다.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총투쟁’을 실현했다

 

서부해안 항만 노동자투쟁은 애초 샌프란시스코 하역 노동자들로부터 시작했지만, 2천 마일에 걸친 서부해안 전체의 파업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기관사·항해사·승무원·요리사 등 해운산업 노동자 전체가 동참했다. 자본가들이 파업파괴자들을 동원해 화물 하역을 시도하자, 화물트럭 노동자들이 화물운송을 거부하며 가세했다. 운동은 점점 더 거대하게 발전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석탄을 실어 나르던 화물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발도 못 붙이도록 봉쇄해 온 이 도시의 자본가들에 맞서 지역총파업에 나섰다. 지역의 거의 모든 노동자 민중이 동참한 강력한 총파업은 경찰의 발포에 분노하며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주지사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방위군을 투입했는데도 총파업이 계속되자 마침내 자본가들이 손을 들었다.

 

톨레도의 자동차 전기부품공장 오토라이트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 정문 앞 피켓시위에 나서자 이 지역의 실업 노동자들이 대거 가세했다. 법원이 대규모 피켓시위를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렸지만 피켓시위대는 1천 명에서 6천 명으로 더욱 늘었다. 노동자들이 몇 차례 유혈전투를 벌인 끝에 용역깡패들을 밀어냈다. 그러자 이번엔 방위군이 투입됐다. 군대의 발포와 사상자의 속출에도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승리했다.

 

미국 노동자운동의 한계, 그러나 분명한 교훈

 

1934년을 거치며 승리의 비결, 즉 ‘하나의 계급으로 단결해서 투쟁하는 법’을 터득한 미국 노동자들은 1936~37년 대파업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 젖혔다.

 

물론 미국 노동자들은 노동자투쟁의 거대한 폭발 속에서 혁명적 지도력을 세워내지 못함으로써, 안타깝게도 1939~1945년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며 패배와 후퇴의 길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나 미국 노동자들이 1934년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총투쟁’을 실현함으로써 1936~37년 대파업으로 전진했던 과정만큼은 소중한 역사적 교훈이 아닐 수 없다.

 

김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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