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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청소노동자들,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어 속이 다 후련하다”

 

 

 

종일 눈이 내리는 날,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지지대자보가 빼곡히 붙은 대자보판이 천막 주변에 병풍마냥 늘어서 있다. 마침 밀양송전탑 반대투쟁하시는 동지들이 찾아와 서로의 투쟁상황을 나누고 고생 많다고, 꼭 이기자고 간담회를 하고 있었다. 이날은 하루파업 중인 체육관 청소노동자들이 천막농성 당번이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시작한 파업이 어느새 한 달을 넘겼다. 처음엔 전면파업을 하고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지만 새해부터 부분파업으로 바꾸었다. 다섯 개 조로 나누어 하루씩 파업하고 천막농성, 중식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다.

 

 

공짜노동은 이제 그만!

 

파업하니까 뭐가 좋으냐는 물음에 이구동성으로 “서로 알게 된 것”이란다. 노조 생긴 지 얼마 안 된 데다, 퇴근도장 찍을 때 잠깐 인사하는 것 말고는 누가 누군지도 잘 몰랐는데 파업하면서 서로 많이 친해져서 정말 좋다고.

 

일하랴 농성하랴 생전 안 해 본 투쟁이라는 걸 하려니 고되기도 하지만 좋은 게 더 많다. “이젠 공짜노동을 안 한다”는 걸 첫손에 꼽는다. 토요일마다 돈 한 푼 못 받고 근무했는데 노조 생기고는 토요일 근무를 안 한다. 아침 조기출근(역시 공짜노동)도 없앴다. 근로계약서에는 7시부터 근무지만 새벽 첫차 타고 오전에 한 시간 이상, 오후에도 한 시간 연장근무하던 것도 이젠 더 이상 안 한다. 하루 열 시간 넘게 일했는데 두 시간 이상의 공짜노동을 없애 하루 8시간 노동을 쟁취한 것.

 

“오늘처럼 눈 올 때는 눈 치우느라 춥고 고생스러운데 이젠 눈도 안 치우니 좋다”고. 청소노동자 100%가 여자라 고된 외곽청소도 다 여성노동자 몫이다. 업체는 노동자들의 등쌀에, 얇은 조끼 하나 달랑 지급해주고서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는다. 전에는 시키면 다 해야하나보다 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그냥 일했는데 노조 하니까 “귀가 생겨서” 권리가 뭔지도 알게 되고 부당한 건 안 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고 “속이 다 후련하다.”

 

 

 

중앙대서울숭실동국일반노조.jpg

 

중앙대 농성천막은 어느새 연대투쟁하는 동지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지지방문 온 서울대, 숭실대, 동국대 일반노조의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_공공노조서경지부 페이스북)

 

 

 

그 연대, 우리가 할게요. 느낌 아~니까

 

노조 생기자마자 노동자들이 요구도 하기 전에 업체에서 임금을 10만원 넘게 올려주기도 했다. 물론 회유하려는 목적이다. T&S라는 용역업체는 경비(남성노동자) 중심으로 어용노조를 만들어 청소노동자(여성노동자)도 분열시켰다. “누군지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어영부영’해서 어용노조인가보다. 하는 것도 없는데 어용노조로 넘어간 동료들 보면 참 답답하다. 여자들만 똘똘 뭉쳤어도 벌써 이겼을 거다”라며 사측이 노동자들 단결을 깨려 어용노조 만들어서 정말 속상하고 분하단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번 투쟁 승리하면 탈퇴한 조합원들도 다시 설득해서 민주노조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에 고개를 주억이면서도 밉고 서운한 마음을 내비친다. 다른 대학교 청소노동자들보다 임금도 훨씬 적다가 민주노조 하면서 여러 가지에서 좋아졌는데 떠나간 동료들을 생각하면 사측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도 청소노동자들이 아직 노조가 없다고 하자 “거기 투쟁하면 우리가 가서 같이 싸워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치켜드신다. 먼저 노조 만들어서 투쟁하고 승리한 동지들이 아직 노조 없는 사업장에 찾아다니면서 노조홍보물도 주고 가입하라고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맞다, 그렇게 하면 정말 좋겠다”며 맞장구를 치신다.

 

하루 뒤면 교섭이다. 그래서인지 천막농성 20일 만에 총장이 찾아와 “잘 검토해 보겠다. 설 전에는 해결해야하지 않겠냐”라는 하나마나한 말을 하고 갔다.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자들이 권리의식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승리한 셈이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이 단결과 연대의 힘을 더 키워서 꼭 승리에 마침표를 찍길 바란다.

 

홍희자 서울성모병원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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