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전환율 2%, 문재인표 정규직화의 실체

 

 

 

4면 기만적 정규직화_연합뉴스.jpg

출처_연합뉴스

 

 

 

9월 9일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는 기간제교사 4만6천여 명을 정규직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 다문화언어 강사,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 강사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들은 심각한 고용불안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온전한 정규직화가 아니라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했다.

 

대전고등법원조차 4년 이상 일한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이미 무기계약직 지위에 있다고 판결했는데 정부는 이러한 판결조차 무시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수없이 밝힌 상시지속업무 정규직화 약속은 온데간데없어졌다.

 

기간제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등 7개 강사 직종을 합해, 총 5만5천여 명(교육부는 심의대상에서 사립학교 기간제교원이 제외되므로 약 4만1천여 명이라고 주장) 중에서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299명)와 방과후과정 강사(735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방과후과정 강사는 이미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결국 정규직화는 제로다. 무기계약직 전환은 약 2%일 뿐이다.

 

국·공립 회계노동자 만 이천 명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새로 포함시키겠다면서 생색을 내는데 이것조차도 시도교육청 심의가 전제조건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시도교육청이 안 지키더라도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노동자 스스로의 목소리

 

많은 언론이 이번 결과를 두고 정부가 기간제교사와 임용준비생 간 갈등만 키웠다고 지적한다. 그렇다. 문재인 정부의 한계는 분명히 드러났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는 분명히 성과가 있었다. 비록 정규직화와 무기계약직 전환을 쟁취하지는 못했지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기간제교사연합회의 집회가 몇 차례나 있었고 여러 온라인 공간에서도 기간제교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간제교사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억압과 차별을 당했는지 폭로하면서 정규직화 요구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다. 예비교사와 기간제교사들이 대립하지 말고 정부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가 가입되어 있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비노조도 단순한 처우개선을 넘어 무기계약직 전환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만약 이런 노동자 스스로의 목소리와 저항이 없었다면 이번 정부의 발표는 학교 내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키는 구실로만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온전한 정규직화·무기계약직 전환 투쟁을 멈출 생각이 없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9월 26일 총파업·총력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희망고문에서 벗어나자

 

다른 공공부문에서도 이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전환 대상을 발표하는 기관이 많다. 심지어 정규직 전환 전에 해고하는 기관들도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8~9월 파견계약 2년이 도래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우선 계약 해지 후 전환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통보했다. 서울의료원은 2단계 전환대상이라는 이유,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상시지속 업무인 기간제 환경 미화 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연말까지 30여 명이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표를 한 교육부 지방교육국장조차 노동자들이 희망고문을 당한 셈이라고 인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 노동자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 원칙을 포기하지 말고 노동자 스스로의 투쟁을 만들어가자.

 

이용덕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2 화물·건설파업에서 금속파업으로 - 총파업·총궐기를 향해 힘껏 달려가자 file 노건투 2012.07.20 4716
351 피할 수 없는 장기전, 우리의 힘을 더 모으자! 끈질기게, 더 강하게 노건투 2013.12.29 4537
350 [기획연재] 동아시아 정세와 국제주의 전망 <2> 노건투 2011.03.29 4175
349 [특집]민주노조운동이 나아갈 길 “여기 있다” file 노건투 2016.08.17 3819
348 박근혜의 당선과 다가올 대결전 - 무엇을 돌아보고 준비할 것인가? file 노건투 2012.12.20 3586
347 쌍용차투쟁을 시작으로, 2012년 노동자투쟁의 포문을 열어 젖히자 file 노건투 2012.01.09 3580
346 족쇄를 풀자 : 총파업의 힘으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비롯한 노동악법을 전면재개정하자 file 노건투 2012.07.25 3574
345 중요한 것을 배웠다 : “최저임금 대폭인상, 생활임금 쟁취 1만인선언 서명운동”의 풍경 file 노건투 2012.05.16 3542
344 우리 다시 전태일이 되자 노건투 2010.10.23 3241
343 [특집]“광주항쟁의 진실을 기억하라” file 노건투 2013.05.17 3187
342 [기획]1917년 러시아 혁명- 노동자계급이 세계 최초로 노동자권력을 세우다! file 노건투 2013.10.31 3141
341 2월 25일 총파업과 선진노동자의 과제 file 노건투 2014.02.21 2995
340 [기획연재] 동아시아 정세와 국제주의 전망 <3> 노건투 2011.04.17 2875
339 노동자여, 정신 바짝 차리고 움켜쥐자 다가오는 공황의 칼바람에 맞설 투쟁의 전선을! file 노건투 2012.11.15 2714
338 폭풍우가 다가온다 : 세계대공황 심화에 따른 구조조정... file 노건투 2012.12.12 2706
337 전국의 금속노동자 동지들!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에 사활을 걸자! 노건투서울지역위 2010.11.22 2678
336 [특집]광주항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file 노건투 2013.05.17 2658
335 현대차 불법파견 투쟁을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file 관리자 2010.11.30 2593
334 [특보] 노동자답게 똘똘 뭉쳐 업체와 학교 원청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주자 file 노건투 2012.03.01 2540
333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의 깃발을 다시 올리자! 노건투 2011.03.09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