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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투쟁 중

스페인 : “우리 모두가 탄광 노동자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살자!”

 

 

 

<노동자세상> 35호에서 소개한 스페인 탄광 노동자투쟁이 더욱 끈질기고 강하게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탄광업에 대한 정부보조금 삭감을 결정했으며, 이로써 최대 3만 명의 탄광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릴 상황이다. 대공황과 맞물려 노동자가족들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열악해지고 있어, 투쟁이 더욱 격렬해질 수밖에 없는 배경도 강화되고 있다.

 

5월 말부터 시작된 탄광 노동자투쟁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연대도 확산되는 중이다. 7월 11일 마드리드에선 탄광 노동자들이 헬멧을 쓰고 투쟁을 벌였으며, 이 투쟁에 또 다른 노동자들이 함께 하면서 순식간에 투쟁대오가 수만 명으로 늘어났다. 11일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18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2~300명씩의 탄광 노동자들이 수도 마드리드를 향해 행진했다. 이 노동자들은 절박한 생존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을 호소했으며, 이것만이 마지막 희망이라는 심정으로 ‘검은 행군’(검은 옷을 입고 행진)을 힘차게 조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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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마드리드로 모여든 ‘검은 행군’ 참가자들.(사진_In Defence of Marxism)

 

6월에도 탄광 노동자들은 경찰의 최루탄과 고무총탄에 맞서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투쟁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파업으로는 결코 대공황 위기 속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이는 탄광 노동자들이 사활을 걸고 전국 곳곳에서 긴축정책 반대를 위한 투쟁과 조직화의 선봉에 서게 만들었다.

 

처음엔 얼마 안 되는 숫자로 시작했던 탄광 노동자들이 ‘검은 행군’을 시작하자 곧 수천 명의 다른 탄광 노동자들이 합류했고, 이어서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시 곳곳에서 벌어진 투쟁에 대한 대중의 지지, 연대의 표현과 행동 덕분에 탄광 노동자들은 자신의 투쟁이 결코 고립된 싸움이 아니며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 결과 수도 마드리드에 행진대열이 도착했을 때 이들은 이미 스페인에서 펼쳐지는 모든 긴축반대투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생존권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노동자들에게 스페인 정부는 “이번 긴축조치는 절대 달갑지 않지만 피할 수 없다”며, “매우 고통스럽겠지만 각자 희생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나라 살리기, 회사 살리기를 앞세운 자본가들의 얄팍한 속셈이 이번엔 노동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의 긴축정책에 뿔이 난 모든 ‘분노한 사람들’을 이 투쟁에 합류하게 만들었다.

 

이 투쟁은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 됐다. “우리 모두가 탄광 노동자다!”라는 노동자의 외침은 우리가 어떻게 싸우고 조직해야 하는가는 보여주는 귀중한 경험이다. 대공황이라는 자본주의 경제위기의 심화 속에서 자본가들도 모든 것을 걸고 노동자를 탄압하기 때문에, 이에 맞서 모든 노동자가 하나로 뭉쳐 투쟁하지 않으면 그 어떤 승리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프랑스 : 빤하게 드러난 개량의 환상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 올랑드가 당선됐다. 우파인 사르코지 정부에서 다시금 ‘좌파 정권’이 들어선 것은 프랑스 노동자계급의 선택 덕분이었다. 노동자들은 계급분열정책과 직접적인 공격을 일삼아온 사르코지 정권을 갈아치우고 친노동자 정부를 통해 숨통을 틔워보고자 하는 희망을 가졌다. 사회당은 이런 대중적 열망을 이용해, 개량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며 다시 집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자체가 몰락해가는 지금, 개량주의의 환상은 너무나 빠르게 실체를 드러낸다. 최근 프랑스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푸조가 올네이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것에 대해 프랑스 사회당은 일단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공장 폐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기를 집권하게 해준 노동자계급의 눈치를 잠깐 살핀 것이다. 딱 거기까지였다. 사회당 정부는 곧이어 “민간 자본가가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을 정부가 강제로 어찌할 수는 없다”며 노동자들과 선을 그었다. 자신의 본분이 결국 자본가들의 사유재산을 보호하고 자본주의를 순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토로한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전 세계 자본주의가 공황의 늪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면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지역은 노동자투쟁의 격랑이 이미 몰아치고 있거나 거대한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자본가체제를 그대로 둔 채 다시금 거대한 패배와 희생을 감내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 스스로 세상의 운영권을 짊어지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이런 때에 공장폐쇄와 해고사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로는 강하게 떠들어대도, 현실적으로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하는 개량주의자들에게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맡기기엔 그 대가가 너무 치명적이다.

 

한국의 노동자계급도 마찬가지다. 자본가체제를 넘어설 수는 없다며 양보와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고 꼬드기는 개량주의자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누가 공장의 주인이어야 하는가, 누가 세상의 주인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 앞에서 뒷걸음치고 마는 개량정당은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한국판 올랑드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노동자가 공장의 주인으로, 사회의 새로운 주인으로 떨쳐 일어나자고 호소하며 투쟁을 이끄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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