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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 노동자투쟁의 서막을 열어젖힌

나이지리아 총파업

 

 

 

아프리카 서부해안의 나이지리아에서 새해 초부터 기름값 인상과 그에 따른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총파업과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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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보조금 폐지에 맞서 총파업을 선포하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나이지리아 노동자들.

유가폭등, 물가폭등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갈 길을 보여줬다.(사진_msnbc)

 

유일한 ‘복지’였던 석유보조금 폐지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지만, 석유에서 나오는 이득은 철저히 소수 자본가들이 독차지했다. 최대의 경제도시 라고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억만장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가 됐지만, 나이지리아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1970년대보다 평균 35% 하락했다. IMF가 주도한 구조조정의 결과였다.

 

청년실업률이 50%에 이르고, 1억6천만 인구의 70%가 하루 약 1,900원 이하로 살아가는 이 나라에서 석유보조금은 사실상 유일한 복지혜택이었다. 2000년대 이후 정유시설이 망가져 산유국이면서도 정제된 석유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상황에서, 석유보조금을 지급해 가격을 싸게 유지함으로써 민중의 불만을 달래 온 것이다.

 

그런데 나이지리아 정부는 IMF의 요구에 따라 재정적자를 줄인다며 새해 1월 1일부터 석유보조금을 폐지했다. 휘발유가격이 리터당 65나이라(462원)에서 140나이라(986원)로 두 배 뛰자, 곧바로 교통·식량·의약품·집세 등 모든 물가가 두 배 이상 따라 올랐다.

 

시위와 총파업

 

2일부터 곳곳에서 기름값 인상과 그에 따른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노동자 민중의 시위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3일에는 경찰의 발포로 한 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 4일 양대 노총이 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6일 대법원이 총파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민중시위의 열기 속에 노조가 금지령을 무시하고 나서자, 8일 의회가 석유보조금제를 다시 시행하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시위에 따른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13일까지 닷새 동안 계속된 총파업으로 나이지리아 전역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가 계속됐다.

 

원유생산 노동자들이 파업돌입을 뒤로 늦추고 총파업을 잠정 중단시킨 가운데 14~15일 정부와 노조의 협상이 열렸다. 16일 오전 대통령은 “석유보조금은 폐지하되,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97나이라(약 693원)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그와 함께 주요 도시에 군 병력이 배치돼 바리케이드와 검문소를 설치하고 통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양대 노총은 ‘노동자의 승리’를 선언하고 파업 중단을 발표했다.

 

대공황이 불러일으키는 노동자투쟁 물결

 

세계대공황을 맞아 여러 나라에서 자본가들을 살리기 위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가부채위기가 전면화하자, IMF는 복지를 축소하는 긴축정책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라고 세계 각국을 독려해 왔다. 재정적자 축소를 목표로 한 나이지리아의 석유보조금 폐지는 나이지리아식 긴축정책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 총파업과 민중시위는 세계대공황과 그에 따른 자본가의 공세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세계적인 노동자투쟁 물결의 일부다. 나이지리아 노동자투쟁은 의료민영화, 공공부문 임금삭감, 복지축소, 증세 등 긴축조치에 맞서 정권퇴진을 요구하며 펼쳐지고 있는 루마니아 노동자투쟁과 함께, 2012년 세계 노동자투쟁의 서두를 장식했다.

 

격렬하게 터져 나온 나이지리아 노동자투쟁은 정부의 기만과 군대동원, 노조관료들의 투항으로 일단 멈춰 섰다. 하지만 대공황이 깊어가는 것과 함께 다른 나라 노동자의 투쟁분출과 더불어 머지않아 더욱 거대한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것이다.

 

김호철

 

 

 

[세계는 투쟁 중]

의료민영화 등 긴축정책에 맞서는 루마니아 시위대

 

1월 12일 이후 루마니아의 약 40개 도시에서 의료민영화 등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IMF와 유럽 국가들이 부추겨 루마니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한 긴축정책은 노동자 민중에게 끔찍한 재앙이었다. 특히 2008년 이후 긴축정책의 결과로 공무원 임금은 25%, 연금은 15% 깎였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19%에서 24%로 늘었다. 정부는 2010년에 철도에서 1만 명 정리해고를 밀어붙였다. 그런데도 정부가 최근 민영 의료서비스를 도입하려는 법안을 추진하자 노동자 민중은 시위로 불만을 터뜨렸다.

 

시위에서 노동자 민중은 에밀 보크 총리, 바세스쿠 대통령을 비롯해 부패한 정치인들의 사임과 새로운 선거를 요구했다. 노동자 민중의 강력한 반발에 놀라 정부가 13일 의료민영화 법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계속 확산돼 정권퇴진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정년퇴직자, 실업자, 노동자들은 잔인한 긴축정책과 증세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이 투쟁이 매일 저녁 계속될 거라고 밝혔다. 이런 시위는 루마니아 노동자계급이 머지않아 거대한 저항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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