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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신중동플랜은 새로운 제국주의 지배술책

노건투 2011.06.02 19:21 조회 수 : 9443

오바마의 신중동플랜은 새로운 제국주의 지배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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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5월 19일 새로운 중동정책을 선포했다. ‘민주화를 이룬’ 이집트에 20억 달러 넘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것만 보면 마치 오바마가 중동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노동자 민중을 지원하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3월 3일 오바마는 이집트 노동자 민중을 억누르고 있는 ‘군부가 정치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집트가 결국 한국처럼 (정치·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오바마의 새로운 중동정책이란 박정희·전두환 같은 잔악한 독재자를 기껏해야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같은 조금 더 세련된 지배자로 바꾸려는 것일 뿐이다. 중동 노동자 민중이 겪는 온갖 고난의 뿌리인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지배를 모양만 조금 바꿔 그대로 보존하려는 사기술책인 것이다.

 

신중동플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의 유럽을 재건하고, 공산주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지원을 추진했던 마셜플랜의 중동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리 있는 얘기다. 신중동플랜은, 튀니지·이집트에서 시작해 시리아·예멘·알제리 등으로 빠르게 확산된 아랍 노동자 민중 투쟁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계획이다.

 

 

크게 사기 치려다 꼬리 내린 오바마

 

이날 오바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계선을 1967년 이전으로 돌려야 한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에 3차 중동전쟁을 일으켜 각각 요르단, 이집트, 시리아 땅이었던 동(東)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따라서 1967년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이스라엘이 44년간 점령한 땅을 돌려주라는 것처럼 들렸다(그림 참고). 오바마가 왜 그런 주장을 했을까?

 

이스라엘은 수십 년 간 미 제국주의의 ‘사냥개’로서 미국의 중동지배를 도왔다. 중동의 노동자 민중이 독재자의 탄압에 숨죽여 있던 동안에는 그 ‘사냥개’가 미쳐 날뛰는 것이 미국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중동 노동자 민중이 자국의 독재자에 맞서 싸울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잔인하게 억압한 이스라엘과 그 배후인 미국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드러내자 미국은 ‘사냥개’를 관리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꼈다. ‘사냥개’가 너무 날뛰어 중동 노동자 민중의 반감이 고조되면, 곳곳에서 혁명적 투쟁이 격화되거나 반미국가가 수립돼 미국의 중동지배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바마는 빈 라덴을 쏴 죽인 다음 자신감을 얻어 ‘경계선을 1967년 이전으로’라고 외치며 자신이 마치 ‘중동평화의 기수’인 것처럼 포장했다.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했을 때, 의원들이 40분 간 29차례나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유대인 엘리트들이 미국 정치권을 주물럭거리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래서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오바마는 유대인 표를 의식해 3일 만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오바마는 5월 22일 “44년 간 일어난 변화[즉 44년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것]를 당사자들이 고려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잘 협상해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과 중동 전체 노동자의 해방은 하나

 

가자지구 인구의 70%가 빈곤선 아래에 있고, 일부 지역의 실업률은 60%에 이르며, 이스라엘인들이 새 정착촌을 만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계속 쫓겨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성인의 90%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적이 있을 정도로 팔레스타인 노동자 민중은 이스라엘의 식민통치에 맞서 줄기차게 싸웠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노동자 민중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해방을 완전 쟁취하기 어렵다. 경제가 낙후돼 있어 노동자의 힘이 약할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떠받치고 있는 미 제국주의와도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2,600만 이집트 노동자계급을 비롯해 중동 노동자계급 전체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억압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2010년 5월 31일 봉쇄된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싣고 가던 민간 구호선이 이스라엘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10명이 죽자, 카이로에서만 수만 명이 모일 정도로 이집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고 몇 달 뒤 이집트 노동자 민중은 거대한 시위와 파업으로 무바라크를 내쫓았다. 이 사례가 잘 보여주듯이 팔레스타인 해방과 중동 전체 노동자의 해방은 긴밀히 결합돼 있다. 각국에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쟁취하고, 독재자를 물리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를 끝장내고, 중동에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지배를 쓸어버리는 그날까지 노동자계급 주도로 중동의 모든 민중이 힘을 모아 투쟁해야 한다.

박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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