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투고] 국제연대는 사활적인 문제다

- 한진중공업 투쟁을 보면서

 

 

도표.GIF

 

 

지난 몇 년간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줄을 이었다. 신발·섬유·완구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은 이미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로 아예 근거지를 옮겨갔다. 최근에는 전자·철강·조선·자동차도 해외생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환율이나 관세, 현지 생산판매 같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해외 현지공장의 저임금, 무노조정책을 통해 초과이윤을 얻기 위해서다. 게다가 해외로 물량을 빼돌리는 만큼 국내공장 축소를 들먹이며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위협하고 투쟁을 짓밟는다.

 

그런데 이런 자본의 전략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저임금, 장시간노동, 산재에 시달리던 동남아 국가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처우개선 등을 내걸고 투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중국은 몇 년 전부터 노동자투쟁이 대규모, 집단화되면서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해마다 20%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도 폭동 수준으로 노동자투쟁이 터져 나오면서 수많은 기업의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들로 동남아에 진출했던 많은 일본 기업들이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투쟁에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영도조선소는 수주물량이 없어서 5월이면 공장이 멈출 상황이다. 반면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3년간의 물량이 확보됐으며, 추후로 2조 원을 투자해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수빅조선소에서 일하는 7,000여 명의 평균임금은 25만 원 수준이며, 이들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다단계 하청업체 소속이다. 산재가 발생해도 원청으로부터 보상받을 길이 없다. 그렇게 죽어간 노동자들이 2006년 이후 40명에 이른다.

 

이 열악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2년 전 필리핀 수빅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가 30여 명이 집단 해고됐을 때 한국의 금속노조와 지회에 지원을 요청한바 있다. 그 후로도 이들은 악조건을 무릅쓰고 헌신적인 투쟁으로 현장노동자 20% 정도를 조직했고, 머지않아 50% 이상을 조직 목표로 활동을 하고 있다. 50% 이상 조직되면 회사는 무조건 협상에 나서야 하는 것이 필리핀 노동법 체계다. 지금껏 벌어졌던 각종 부당노동행위, 저임금,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필리핀 노동자의 저항은 더욱 확대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바로 여기에 부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투쟁의 답이 있지 않을까? 단지 정리해고 반대투쟁에만, 영도조선소 지키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팽팽 잘 돌아가는 필리핀 조선소를 공동의 노동자투쟁으로 멈춰 세워야만 한진중공업 자본을 압박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노동자와 필리핀 노동자의 굳센 연대투쟁으로 정리해고도 막아내고, 필리핀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도 상승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있겠는가? 그래야만 한국 노동자와 필리핀 노동자가 물량을 가지고 다투고, 경쟁하는 비극도 막을 수 있다.

창원지역 노동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 [투고] 눈 핑계로 통근버스도 끊고 "일 더해라" 노건투 2011.01.22 2872
23 [투고] 고객행정지원단 운영 - 공무원 퇴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노건투 2011.01.22 3085
» [투고] 국제연대는 사활적인 문제다 - 한진중공업 투쟁을 보면서 file 노건투 2011.01.05 2811
21 [독자편지] 독자가 독자에게 file 노건투서울지역위 2010.11.17 2770
20 [독자투고]국민의당 - 파견법을 노사정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노건투 2016.05.03 329
19 [독자투고]우리의 외침이 들리나요? file 노건투 2016.04.21 951
18 [독자투고]누가 봐도 택배회사 맞죠? file 노건투 2016.02.18 875
17 [기고]박근혜표 교육개악에 맞서는 강원대 총장 직선제 투쟁 file 노건투 2016.02.04 919
16 [기고]위안부 협상 타결 : 박근혜 정부의 ‘비전’은 누구를 살리기 위한 것인가? file 노건투 2016.01.06 953
15 [기고]반값등록금, 소득연계정책과 일률적 지원정책의 논쟁을 넘어서 file 노건투 2016.01.06 1065
14 [기고]미국 금리인상,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는 자본주의체제를 보여주다 file 노건투 2015.12.24 1032
13 [기고]폭력을 비난하는 자들의 위선 file 노건투 2015.12.11 938
12 [기고]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투쟁, 어디로 나아갈 건가 노건투 2015.12.11 932
11 [특집-투고]청년과 노동자의 만남 - ‘노동개혁(악!)과 당신의 이야기’ 노건투 2015.11.28 948
10 [기고]역사교과서 국정화, 그렇다! 이건 분명 또 하나의 전쟁이다 file 노건투 2015.11.13 959
9 [기고] 미국 사례가 묻는다 file 노건투 2015.11.13 968
8 [투고] 노동자의 힘은 단결에서 나온다 노건투 2015.10.30 964
7 [기고]삼성은 과연 변했는가? file 노건투 2014.05.29 566
6 독자투고 : 현대제철이 세월호다 등... file 노건투 2014.05.15 631
5 독자투고 - 세월호의 노동자들, 나는 그들과 같다 노건투 2014.05.15 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