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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 금리인상,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는 자본주의체제를 보여주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연준 의장 옐런은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신호이며, “지난 7년간 계속된 비정상 시기, 즉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속에서 경제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유지해 온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임을 강조했다.

 

 

허풍

 

하지만 옐렌 의장의 발언은 확신이 아니라 소망에 가깝다. 우선 상황은 연준이 정의한 경기과열(2% 이상의 물가상승률 또는 4~5% 이상의 경제성장률, 원자재 가격 큰 폭 상승 우려 등)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2015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2.4%로 하향 조정된 상태고, 물가 지표(Core PCE)1.3%에 불과했다. 또한 미국의 10월 경기선행지수는 99.1로 지난 4월 기준선 100을 하회한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객관적 상황을 연준이 모를 리는 없다. 그래서 알리바이를 마련하고 있다. “물가가 예상대로 올라가지 않으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다. 예기치 못한 경제침체가 발생하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다. 정책실수를 피하기 위해 일찍, 그리고 천천히 인상할 것이다.”라고 옐런 의장은 덧붙였다.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신호라면, ‘경제침체’, ‘정책실수의 가능성을 언급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진실

 

오히려 진실은 그 다음 발언에서 뚝뚝 묻어나온다. 옐런은 통화정책 정상화 조치의 시작을 너무 오래 늦추면 자칫 경제가 과열되고 어느 시점에 긴축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될 수 있다고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서 통화정책 정상화 조치는 무얼 의미하는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파산 직전의 금융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미국 정부는 무려 4천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양적완화(돈 찍어대기)를 시행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GDP 성장률의 무려 10배를 초과하는 돈 찍어대기, 그에 더해 제로 금리는 엄청난 화폐유동성을 만들어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돈으로 거품을 일으켜 주식가격, 주택가격 상승, 건설경기 호황, 실업률 하락, 가처분소득 증가 등의 효과를 꾸역꾸역 만들어왔다. 세계적 차원에서는 엄청난 달러가 중국, 브라질, 중동 등으로 흘러들어가 투자를 불러왔고, 여러 종류의 거품을 키웠다.

 

한마디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휘청거리던 세계경제를 지탱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과 제로금리 정책이었다.

 

 

 

5면 금리인상1.jpg

 

 

 

 

그런데 언제까지 돈을 마구 찍어댈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달러의 신용도가 추락하는 것은 곧 세계무역의 주춧돌인 기축통화가 흔들리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기축통화에 기반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한 경제적 힘이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결국 옐런은 미국 정부의 (비정상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치명적인 한도에 이르렀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옐런은 금리인상 배경으로 경제가 과열되고 물가가 지나치게 상승할 위험을 거론하고 있다. 이는 갓 2%를 턱걸이한 경제성장률, 그리고 2%도 채 못 미치는 물가인상률 앞에서도 경제과열, 물가폭등을 경계해야 할 정도의 빈사상태에 세계 자본주의체제가 직면해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이 2% 전후의 수치조차 돈을 마구 찍어대고, 제로금리라는 비상식적 수단까지 도입해 얻어낸 위험천만한 결과다. 연준은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있는가?

 

미국 정부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시장에 마구 풀린 달러가 대규모로 집적돼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던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만약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중국에서 달러가 물밀듯이 빠져나간다면, 중국은 성장동력을 더욱 빠르게 상실할 것이다. 게다가 세계 주요 원자재의 최대 50%를 소비하는 중국의 경기둔화는 원자재 수출국을 비롯한 전반적인 신흥국 시장의 침체를 불러올 것이다.

 

이미 신흥국 시장, 특히 원자재 수출국 경제는 달러가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거품이 꺼지고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2008년 이후 급증해, 올해 상반기 기준 3조 달러에 이르렀던 투자가 썰물처럼 빠르게 빠져나가면, 1990대 중후반 아시아와 남미를 덮친 거대한 국가파산 행렬이 다시 한 번 더 큰 규모로 세계를 덮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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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에일단 '위안화 절하 카드' 내민 中"(사진_조선비즈, 2015.12.19)

 

 

 

중국, 일본, 유럽연합은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파를 완화하면서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필사적인 시도에 나서고 있다. 양적완화는 물론이요, 금리를 더 낮추고 있다. 위안화, 엔화,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어느 정도 이점을 가져다주겠지만, 그것은 결코 크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경제위기 심화에 따라 수요 자체가 어느 수준에 봉쇄돼 있어, 더 이상 화폐가치 평가절하가 수출 확대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 현 상황의 특징이다.

반면 화폐가치가 평가절상되는 경우에는 국제무역에서 입는 타격은 막대하다. 금리인상 달러 강세 무역수지 악화의 고리에 미국이 갇힐 위험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연준이 천천히 인상하겠다고 공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결국 미국 금리인상은 재앙으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신흥국의 위기 확대에 따른 투자처와 시장의 급격한 축소,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의 폭락, 중국 성장속도의 빠른 둔화, 미국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 무수한 요인이 세계경제를 더욱 궁지로 내몰 것이다.

 

그렇다고 금리인상에 따른 위험 요소를 두려워해 미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포기하면 어떤 미래가 기다릴 것인가? 달러 가치 폭락과 세계 기축 통화 붕괴, 거대한 거품의 폭발은 그에 못지않은 암울한 미래를 선사할 것이다. 지금 가는 거품의 길을 그대로 가든, 금리인상으로 발버둥을 치든 세계 자본주의체제는 위기를 결코 타개할 수 없다. 그들은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가혹한 정글의 링에서 폭탄 돌리기 게임에 몰두하고 있을 뿐이다.

 

 

위기의 뿌리, 그리고 노동자계급 앞에 놓인 미래

 

생산 부문에서 이윤율을 회복하지 않는 한,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은 없다. 그런데 이윤율은 개선될 기미는커녕 계속 심각한 바닥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경제위기가 끝 모를 파국을 향해 질주하리라는 점을 예고한다.

 

 

 

5면 금리인상3-전 세계 기업 이윤율(%), 그래프 출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 블로그,  2015-12-09일자 노동자연대 ‘미국의 금리 인상 또 다른 불황의 시작이 될 수 있다’에서 재인용.jpg

 

전 세계 기업 이윤율(%). (사진_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 블로그, <노동자연대> ‘미국의 금리인상 또 다른 불황의 시작이 될 수 있다에서 재인용)

 

 

 

금리 인하와 금리인상 사이에서 무의미하게 진동하는 자본주의 국가들은 이로부터는 경제위기의 어떤 해법도 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바로 모든 이윤이 솟는 샘인 노동자계급을 더 강도 높게 착취하는 것이다.

 

세계 자본가계급은 모든 나라의 노동자계급에게 밑바닥으로 내려가기 경쟁을 강요할 것이다. 세계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총공세의 한 부분인 한국 자본가계급의 노동개악 공세에 맞선 한국 노동자투쟁이 폭발한다면, 다른 나라 노동자들도 밑바닥으로 내려가기 경쟁을 거부하고 자국 자본가계급에 맞선 투쟁 속에서 큰 희망을 찾아나갈 것이다.

 

최영익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본 기고글은 원문 축약본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보시길 원하면,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의 칼럼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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