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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 현대아파트 부자들의 ‘초갑질’ 해고

 

 노동자세상 172호 (2018년 1월 17일)

 

4면 압구정 현대_뉴스1.jpg

사진_뉴스1

 

 

 

3,570원이 아까워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한국의 ‘부촌 끝판왕’이라 불리기도 한다. 19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인데도 가장 작은 평수가 30평형이고 80평형도 있는 점을 볼 때 부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런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12월 28일 경비노동자 94명 전원에게 1월 31일부로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94명이 용역업체에 재고용될 거라고 얘기하지만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용역업체로 고용되더라도 간접고용이 돼 처지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보수언론에서는 과도한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후폭풍이라며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현직 검사로 알려진 입주민이 경비원 해고에 반대하며 아파트에 게시한 글에 따르면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부담해야할 관리비 인상분은 세대별로 3,570원이라고 한다. 과연 평당 6천만 원이 넘어가고 2~30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이 고작 3,570원을 더 부담하기 싫어서 경비노동자들을 해고했을까? 그 정도로 절약해야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입주자대표회의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70년대 지어져서 지하주차장도 없고, 세대별로 2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는 만큼 주차문제가 골칫거리다. 그래서 경비노동자들은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주차업무까지 떠안아야 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임금을 주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게시간을 늘려왔다. 2015년부터 휴게시간이 6시간으로 늘었지만 경비노동자들에게 6시간은 사실 휴게시간이 되지 못했다. 새벽에도 발렛파킹을 요구하는 ‘빵빵’소리가 경비노동자들을 불러냈기 때문이다. 휴게공간 마련과 휴게시간 안내 표지판 제작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초 ‘휴게시간 근로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라’며 노동부 진정을 냈다. 그랬더니 입주자대표회의는 작년 10월, 경비업무를 용역에 위탁하겠다고 결정했다.

경비노동자들은 주차, 택배 업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입주민의 갑질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경비노동자에게 주차, 택배, 개인 심부름 같은 부당한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으로 저항했지만 해고를 면치 못하게 됐다.

 

 

조직노동자운동의 책임성

 

부자들을 대표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생각은 자본가들의 사고와 똑 닮아 있다. 경비노동자들의 항의를 가진 자들은 괘씸하게 여긴 것이다. 공짜로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팁’을 주고 있는데 뭐가 그리 불만이냐는 식이다. 자본가들은 노동자가 알아서 챙겨주는 거나 받으며 고분고분 일하길 원하고, 부당함에 고개를 쳐드는 노동자들에겐 반드시 보복한다.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조직노동자들이 경비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방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몇몇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경비 인원 감축 결정에 입주민들이 반대행동을 조직해서 백지화시킨 사례도 종종 소개되고 있다.

 

가령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살고 있는 모든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노동자들이 자기 사업장에서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주거지에서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의식을 갖고 더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과 함께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면 ‘탐욕의 화신’인 자본가들의 세상을 바꿀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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