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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는 자본주의 참사

노건투 2018.01.11 19:05 조회 수 : 82

 제천 화재 참사는 자본주의 참사

노동자세상 171호 (2018년 1월 3일)

 

 

4면 제천 화재_노컷뉴스.jpg

‘돈에 종속된 안전을 허용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조사하지 않고 건물만 조사해서는 참사의 원인을 밝힐 수 없다.(사진_노컷뉴스)

 

 

 

2017년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참사로 무려 29명이 죽고, 30명이 다쳤다.

 

 

불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

 

작년 소방안전점검에서 이 건물은 대부분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각종 언론보도와 자료, 조사결과를 보면 수많은 위험요소를 떠안고 있었다. 소방당국의 허가까지 받아 창고로 쓰인 2층 여탕 비상구는 직원들이 공짜 목욕을 할까봐 굳게 걸어 잠갔다. 2층 전면 출입구는 잦은 고장으로 안에서도 잘 열리지 않았다.

 

화재 시 건물 내 연기와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연창은 작동하지 않았다. 외벽 드라이비트는 불에 안 타는 불연자재가 아니라 불에 잘 타는 일반 스티로폼으로 안팎을 둘러쌌다. 주차장엔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건물 안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비상벨은 불길과 연기가 사람들을 덮칠 때 뒤늦게, 그마저도 들릴까 말까 하게 울렸다. 비상구를 안내해줄 2층 직원들은 해고돼 자리에 없었다.

 

 

불을 끌 수 없는 소방시스템

 

인구 14만인 제천에 소방관 숫자는 14명, 교대근무 때문에 이날 출동한 대원은 4명뿐이었다. 소방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방관 1인당 평균 1,210여명의 인구를 담당하며, 열악한 조건에서 주 56시간 노동한다. 소방 장비, 소방시스템도 많이 낡았다. 화재건물과 인명 정보는 전송되지 않고, 도로는 진입하기 어렵다.

 

소방관은 3년 연속 존경받는 직업 1위라지만 평균수명 58.8세로 사실상 빨리 죽는 직업 1위다. 전국 4만4천여 명의 소방노동자 중 68%가 건강 이상 판정을 받고 1/3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호소한다. 소방안전인력이 이렇게 부족하고 힘든데, 어떻게 소방안전이 잘 이뤄지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원인은 자본주의 이윤논리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는 오직 비용절감을 이유로 비상구를 막고, 온갖 안전조치를 외면했다. 임금문제로 직원을 해고하면서 안전업무 인수인계도, 충원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열선 공사비용(견적서 221만 원)을 아끼려고 직원에게 일을 시켰다.

 

소방인력이 부족한 것도 정부가 소방안전보다 비용절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선의 과열, 합선, 누전으로 불꽃이 스티로폼에 옮겨붙어 동절기에 화재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규제, 실질적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 눈감아 주는 것은 다중이용시설 자본가들의 이윤을 사람들의 생명보다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참사가 시간문제인 사회를 바꿔야

 

화재위험 하나만 봐도 수많은 사업장과 사회에서 ‘이윤’에 내밀려 소중한 생명이 끝없이 다치고, 죽는다. 사람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정부와 자본의 규제는 터무니없이 미약하고 기껏해야 생색내기식일 수밖에 없다.

 

‘안전이 뒷전’이고 ‘이윤이 우선’인 사회에서 노동자는 단 하루도, 단 한시도 인간답게 살 수 없다.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자본주의 참사체제에 결연하게 맞서야 한다.

 

배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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