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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만” … 믿어 달라고?

노건투 2018.01.09 06:54 조회 수 : 106

“딱 1년만” … 믿어 달라고?

 노동자세상 171호 (2018년 1월 3일)

 

 

3면 청와대 노사상생_연합뉴스.jpg

사진_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달 21일 주최한 ‘상생, 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한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비난받을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공공상생연대기금 출범이 가지는 중요한 교훈을 …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구실을 만들어냈다.

 

솔직한 언어로 풀어보자.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에 나서는 대신 자본과 정부의 충실한 하위 파트너 역할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됐음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일 테다.

 

공공운수노조 내에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는 “비밀리에 정권과 영합하여 노동자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조직이 되는 길로 나아갈 것인가”라며 공공운수노조 집행부를 규탄했다. 공공운수현장활동가모임에서도 “지금 공공운수노조가 있어야 할 자리는 청와대 만찬 자리가 아니고, 우리 노동자들의 역사에서 힘을 확인시켜주는, 약속을 이행토록 하는, 동지들을 지킬 수 있는 거리이다”라며 항의했다.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

 

이날 행사에서 문재인은 “노사정 대타협 없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며,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을 향해 노사정 대타협에 참여하라고 압박을 넣은 것이다.

 

정부를 믿으라고? 굳이 1년을 더 기다리지 않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몇 개월을 돌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이날 문재인은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는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줄이고 고용의 질을 높이는” 거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지금 인소싱이라는 이름 아래 비정규직을 내쫓으며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는 한국지엠 자본가들의 행태를 방조하는 게 바로 문재인 정부 아닌가.

 

최저임금 인상 흉내 내다 곧바로 임금산입 범위를 확대해 임금인상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도 문재인 정부이고,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척하다 휴일수당을 삭감하는 근로기준법 개악을 추진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다. 투쟁했다는 ‘죄’로 끌려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계속 감옥에 가두고, 단식농성을 벌인 이영주 사무총장을 체포하고 구속한 것 역시 문재인 정부다.

 

정부는 ‘원칙적’이고 단호한 자세로 자본가들의 이익에 복무하고 있다. 노동자에게 그런 정부를 믿으라는 건 두 손 두 발 묶고 자본가에게 항복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함께 하면 더 멀리 갑니다”

 

함께 하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말하지 않을 때 이 구호는 기만적인 사기에 불과하다.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의 관료적 지도부들은 ‘정권과 함께’, ‘자본과 함께’ 가려 한다. 한때 노동조합 투사였으나 지금은 노사정위원장이 된 문성현의 족적을 본다면, 이들의 목적지가 어디인가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딱 1년만’ 믿으라고? 아니다, 단 1초도 믿어선 안 된다. 정부도, 노조 관료들도.

 

오연홍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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