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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체적인 노동자 죽이기 계획이 발표되다

 

 

 

  대우조선은 대우조선노조 17대 임원선거가 있었던 9월 1일, 부서장 41명과 담당자 3명을 바꾸는 대규모 보임자 세대교체를 결정했다. 보임자 검증 TFT라는 형식을 빌려 직원들의 직책을 바꾼 이번 인사조치는 겉으로 보기엔 파격적인 수평적 소통구조를 만들기 위한 결정으로만 보인다. 그런데 과연 진짜 그럴까.

 

 

무엇을 노린 보임자 세대교체인가

 

  대우조선은 정성립사장이 부임하며 집요하게 노사협조주의 문화를 심어왔다. ‘임직급생산체계 노사공동TFT', '전사대토론회’ 등을 열어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구조조정 문제를 결정하는 것처럼 포장했다. 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 공격은 빅3중 가장 느슨하게 보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희망퇴직과 분사, 저성과자 해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위기가 가장 심각한 대우조선의 정규직 조합원들은 약간의 임금손실을 빼고 피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난 8월 9일 추가 구조조정안이 언론에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8월 18일 해오름터 특별판을 통해 그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기존 3천명 자연감원 방침에 내년 1월까지 천명의 희망퇴직을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간접·지원직종(크레인·지게차 등 중기계 운전, 신호, 설비보전 등) 2천명을 분사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때 이미 보임자 세대교체도 같이 언급했다.

 

  그동안 사측은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 같다는 연막을 쳤다. 그러나 뒤로는 치밀하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했다. 보임자 세대교체는 형식이 무엇이든 강력한 인적구조조정의 사전작업이자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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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8일자,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해오름터> 특별판 2면.

 

 

분사=정리해고+비정규직화

 

  보임자의 세대교체를 시작으로 노동자 죽이기 구조조정은 본격화될 것이다. 지난 9월 8일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정성립 사장은 이런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구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옥포 앞바다에 빠져죽겠다는 각오로 꼭 자구계획을 달성해 대우조선을 살리겠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인적 구조조정의) 아픔이 있어도 자구계획을 꼭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까지 사무직 노동자 1000명이 희망퇴직을 당해야 한다. 생산직 노동자에게는 현중과 마찬가지로 분사의 파도가 덮칠 것이다. 분사는 하루아침에 정규직 노동자가 하청회사 노동자로 바뀌는 것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를 한꺼번에 이루려는 속셈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정규직 조합원의 약 50%(약 3천 5백 명)에 이르는 인원이 직간접적으로 시설지원직종에 배치되어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2천명 분사 계획은 노동조합을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부실의 책임을 노조로 돌리려는 새누리당 정태옥의 의도된 질문에 정성립 사장은 "구조조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게 강성노조인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가 분명하다.

 

 

분사와 희망퇴직 저지 투쟁으로 전환점을 만들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태세가 필요하다. 자연감소라는 말만 믿고 적당히 싸우고 양보하는 방식으론 노동자 죽이기를 막을 수 없다. 3만이 넘는 하청노동자가 임금이 깎이고 매달 수많은 하청 노동자가 해고되고 있지만, 사무직 노동자가 희망퇴직으로 사실상 정리해고 됐지만 그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대우조선노조는 계속 양보해 왔고 무파업 동의서까지 써 줬지만 그 대가는 참혹하다. 그러나 아직 노동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제대로 된 투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분사 저지 투쟁과 희망퇴직 저지 투쟁으로 전환점을 만들자. 현중에서도 시설지원부문 분사 저지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의 힘이 충분히 증명됐다. 크레인이 멈추고 장비가 고쳐지지 않으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분사가 확대되기 전에, 분사로 노동자들이 분열되기 전에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공장을 멈출 수 있는 힘이 존재할 때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분사 회사의 고용과 임금조건 등에 대해 협상할 생각부터 하는 투쟁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투쟁이다. 분사화에 대한 이러저러한 약속은 그야말로 휴지조각일 뿐이라는 사실을 굳이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부는 대우조선 위기를 만든 장본인이다. 감사실까지 없애고 낙하산 인사를 투입하면서 자본의 맹목적인 이윤추구를 도왔다. 대우조선의 그 어떤 노동자도 이 위기에 책임이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원·하청 노동자의 생존권을 걸고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해야만 한다. 분사저지 투쟁을 시작으로 총파업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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