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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자본가정부의 두 가지 민낯

 

유보근

 

 

 

1 이윤을 위한 거래

 

삼성·현대차·LG·한진 등 대재벌 자본가들은 4년 전 박근혜가 미국으로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길에 동행했다. 이번 문재인의 방미 때도 함께 갔다. 국내에서 그들은 노동자가 양보해야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떠들고 있다.

 

노동자들이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노동강도를 높이지 않고, 임금인상을 억제하지 않으면 자본 여력이 없어서 투자할 수 없다고 말한다. 구조조정을 구실로 있는 공장도 가동시키지 않고, 걸핏하면 임금이 싼 외국으로 가버리겠다고 협박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무려 14조를 투자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당연히 한국 노동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미국 노동자를 위한 것도 아니다.

 

문재인과 동행한 자본가들이 투자만 하겠다고 한 게 아니다. LNG·LPG·무기 등을 25조가량 구매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FTA 재협상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 흑자를 줄인다는 명목이다. 이들은 철저히 이윤을 위해 거래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셰일개발에 1.8조를 투자하는 SK의 경우 2020년부터 미국산 LNG·LPG를 매년 18억 달러의 규모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을 고칠 예정이다. 현재는 자본가들이 LNG를 자가 연료용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 쓰고 남은 수입 LNG를 서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SK의 경우 미국의 셰일 가스를 억지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가스를 판매해 이윤을 더 남겨먹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이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다. SK 외에도 함께 미국에 방문한 다른 자본가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부의 뒷받침은 계속될 것이다.

 

 

2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을 불러오는 정책

 

 

제국주의 전쟁과 억압을 찬미

 

미국을 방문하면서 문재인은 자신이 한국전쟁 피난민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크리스마스 알사탕 일화까지 꺼내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문재인은 발 닿는 곳곳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전쟁을 영웅적으로 묘사했다.

 

노근리학살 같은 무참한 학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참히 희생되었던 대중의 삶, 제국주의자들과 자본가들의 만행을 참전영웅의 “용기와 희생”으로 가려버렸다. 말로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정부가 실제로는 대중의 피눈물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저들의 만병통치약, 북핵문제

 

문재인은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북핵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는 오로지 북한의 핵폐기다.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합동군사훈련,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사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한미동맹을 외치고 있지만, 그것은 긴장을 고조시켜 정치적 이득을 노리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그런데 북핵 문제는 북한 정부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범은 제국주의자들이다.

 

문재인은 오로지 북핵이 해결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그런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한반도가 전쟁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중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의 패권 다툼이 멈추는가? 그렇지 않다. 북핵문제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북핵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패권다툼 속에서 정권을 유지하려는 김정은 정부의 한 가지 카드일 뿐이다.

 

 

사드 배치를 굳힌 문재인 정부

 

“현재 진행 중인 국제적인 대북제재 공조마저 무너뜨릴 우려가 있습니다. 나아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가장 타격받는 것은 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히 1년 전 문재인이 자신의 SNS에 썼던 글의 일부다. 박근혜가 사드를 들여올 당시에는 사드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 한 달 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도발하면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극우 보수의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확실하게 말했다. 문재인은 트럼프를 만나 사드 배치의 문제는 단지 절차상의 문제밖에 없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저나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말했다. 그런 후 사드 비용 10억 달러가 핵심쟁점인 것처럼 포장했다. 자신이 했던 말도 매번 뒤집으면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문재인도 알고 트럼프도 알고 있다. 북핵문제는 핑계일 뿐이다. 사드는 북한 핵 때문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확장을 억제하고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경쟁의 결과물로 등장한 북핵문제를 제국주의 경쟁을 극한으로 몰고 갈 사드로 막겠다는 발상은 어떻게 가능한가? 바로 자본가계급과 그 정부는 긴장 고조를 불러오는 정책으로 경제적,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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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트럼프의 ‘악수’는 무난하게 끝났다. 하지만 저들이 부추기는 전쟁 위협 속에서 노동자들의 삶은 결코 무난할 수 없다. (사진_VOA)

 

 

 

 

한미동맹의 역사

 

해방 전 일본의 전시경제체제 아래에서 한반도의 공업이 성장했다. 물론 전쟁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해방 직후 일본자본이 철수하자 곳곳에서 공장가동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결국 노동자들은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공장을 접수하고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1945년 11월에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가 결성되고 아래로부터의 공장자주관리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 운동은 노동자의 생존 유지 차원을 넘어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직접 통제하고 운영하는 운동으로, 나아가 그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조선의 사회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뛰어들었다.

 

제국주의 전쟁의 승리자였던 미국 정부는 이런 대중의 저항을 인정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미국에 치명적이었다. 미군정은 노동조합의 파업과 쟁의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서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였던 경찰들을 대거 등용했다. 한미동맹은 이렇게 처음부터 반(反)노동자 동맹으로 출발했다.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 시대에 미국 정부는 한국에 원조를 해주면서 한국의 정치 상황을 통제하려 했다. 박정희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정부는 한국 자본가들에게 안정적인 수출 통로를 보장해줬다. 중국, 러시아와 맞붙어 있는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한미동맹은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고, 한국의 자본가들을 성장시키고, 노동자대중을 억압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 도구는 해방 이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와 자본가들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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