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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출범

기간제교사들의 결단을 지지하며, 튼튼한 연대를 건설하자

 

 노동자세상 172호 (2018년 1월 17일)

  

 8면 기간제_뉴시스.jpg

사진_뉴시스

 

 

 

힘든 결단

 

1월 6일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전기련)가 노동조합으로 전환해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 설립됐다. 힘들게 결단한 기간제교사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

 

일부에선 전교조가 있는데 별도 노조를 만드는 것이 단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전교조가 기간제교사는 물론 교대 사대 예비교사, 퇴직자 모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면서 광범위한 조직화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연대를 조직했다면 굳이 독자 노조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기간제교사들이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지만, 명실상부한 조직화 노력이 방기돼 왔기 때문에 실제로 전교조에 가입한 기간제교사는 극소수다.

 

무엇보다 전교조 지도부는 기간제교사 정규직화에 반대했다. 2017년 9월 2일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31명이 “전교조가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고 그들의 투쟁에 연대하자”는 안건을 발의했지만, 대의원 247명 중 71명(30퍼센트)만이 찬성해 부결됐다. 아직까지도 전교조 지도부의 공식 입장은 변한 게 없다. 이런 외면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기련과 함께했던 기간제교사 일부도 모든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무게를 두면서 전기련을 탈퇴했다. 이런 쉽지 않은 조건에서도 노동조합을 선택한 노동자들이 있다. 노동조합으로 뭉쳐 스스로 싸울 때, 더 강하게 싸울 때 정규직화를 비롯한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연대와 단결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비정규직 노조는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추구할 때 전진할 수 있다. 전체 노동자의 단결을 선도한다는 관점에서 전개되지 않는 비정규직운동은 고립을 피할 수 없다. 곧게 전진할 수도, 안정성을 쟁취할 수도 없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올바르게도 정규직노동자뿐 아니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와 연대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진정한 연대와 단결은 ‘대리주의’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들 사이의 자주적인 협력으로 가능하다. 어려움을 딛고 출발한 기간제교사노조가 ‘대안적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 힘을 마련해야 한다. 수많은 비정규직 투쟁에서 보았듯, 자생력과 독자성을 갖추지 못한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노조에 대한 의존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교조 조합원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4만 7천 기간제교사 중 기간제교사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은 아직 몇백 명도 안 된다. 계약해지 등 온갖 탄압 때문에 나서기 힘든 이들의 조직화를 돕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 당장 분회까지는 힘들더라도 지회에서부터라도 지원과 협력의 틀을 마련하고 대중적 가입의 문을 열기 위해 함께 힘을 쏟아야 한다. 쪼개기 계약, 부당 계약해지에 맞서 공동의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차별해소를 넘어 온전한 정규직화로, 온전한 정규직화를 넘어 비정규직 철폐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등은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정규직화 제로였다. 그리고 기간제교사들의 투쟁을 차별해소 정도에 묶어두려 한다. 하지만 이 투쟁은 거기에 멈출 수 없다. 차별해소를 뛰어넘어 온전한 정규직화 쟁취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기간제교사 제도 자체가 차별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간제교사연합회는 수차례 집회를 개최했고, 기간제교사들이 얼마나 많은 억압과 차별을 당했는지, 정규직화 요구가 왜 정당한지 여러 온라인 공간에서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스스로 움직였기 때문에 노조건설도 가능했다.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하겠지만, 노동자 자신의 투쟁으로 전진하려는 기간제교사노조가 발돋움해나갈 수 있도록 튼튼한 연대를 건설하자.

 

이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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