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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망하는 자본가, 망할 수 없는 노동자

 

 노동자세상 172호 (2018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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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앞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 (사진_금호타이어지회)

 

 

 

금호타이어는 채권연장을 위해서 자구안을 만들어냈다. 1,483억 원의 비용절감 계획이 들어있는 이 자구안에서 노동자에게 떠넘긴 금액은 958억이다.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임금과 복지를 축소해서 958억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망하는 자본가

 

자본가들은 망하는 그 순간까지 장밋빛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삼킬 때까지만 해도 호황이 계속되고 더 많은 자본을 쌓을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공황으로 쓰러진 기업을 살아남은 자본들이 나눠먹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잡아먹는 쪽이더라도, 몇몇은 이후 새로운 먹잇감으로 전락한다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맛있게 흡수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잡아먹는 쪽이 아니라 먹히는 쪽으로 신세가 바뀌었다.

 

자본은 부채, 경영악화를 빌미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다시 매각됐고, 금호타이어뿐만 아니라 금호고속,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내 대부분의 기업이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을 거쳤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워크아웃 기간에 노동자 임금은 40%가 사라졌지만 노동강도는 더 올라갔다. 521개 공정이 비정규직으로 바뀌었고, 비정규직노동자 숫자가 400에서 1,000으로 늘었다. 노동자를 공격한 만큼 회사는 다시 부를 쌓고 부채를 줄일 수 있었다.

 

5년 후인 2014년 12월 워크아웃은 끝났지만 회사는 여전히 채권단 손에 있었다. 채권단은 계속해서 박삼구의 경영권을 보장해줬고, 여전히 필요한 만큼 빚을 내줬다. 워크아웃이 끝났지만 임금피크제 등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계속됐다. 그러면서 채권단은 매년 1,000억에 달하는 이자를 챙겨갔다. 이들을 먹여 살리는 이자는 또다시 경영악화의 원인이 되고, 또다시 노동자를 공격하는 수단이 됐다.

 

 

자구안? 자살안!

 

1월 11일 교섭에서 사측은 여전히 채무유예기간 만료(1월 26일)만 언급하며 자구안을 들이밀었다. 법정관리, 두 번째 워크아웃 등 노동자에 대한 협박성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구안은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를 지금보다 30% 줄일 것을 요구한다. 80명 희망퇴직을 비롯한 191명 정리해고를 원하는 반면에 5.7% 생산성 향상까지 요구한다. 이 내용들은 오로지 노동자를 죽였을 때만 회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본에게는 자구안, 노동자에게는 자살안이다.

 

그간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해서 쟁취했던 임금과 복지는 이미 지난 워크아웃 기간에 상당부분 빼앗겼다. 하지만 자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은 쌀 한 톨도 뺏어가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서 더 빼앗겼다가는 노동조합 자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에 저항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데도 자구안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자본은 같이 죽자는 거냐며 비난한다. 이 비난에 언론까지 동참한다. 하지만 노동자가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가 같이 살아난 적이 있었던가? 우리의 과거는 싸우지 않으면 노동자 혼자 죽을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줬다. 투쟁만이, 망한 자본가에 맞서서 노동자가 망하지 않는 길이다.

 

유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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