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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공장 산재 사망사고

이윤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희생되어야 하는가

 노동자세상 171호 (2018년 1월 3일)

 

 

10면 현대제철 사고_현대제철지회.jpg

사고가 난 A지구 열연공장 설비. 노동자들이 공장을 스스로 통제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만 죽음의 공장을 안전한 일터로 바꿀 수 있다.(사진_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지난해 12월 13일 27살의 청년노동자 주모 씨가 A지구 열연공장 정비작업 중 기계설비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이제 결혼한 지 3개월, 임신한 아내를 두고 숨진 사연은 많은 사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오래전부터 ‘죽음의 공장’으로 악명 높은 공장이다. 2017년에만 세 명이 죽었고 지난 10년 동안 무려 33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사고가 아니라 살인

 

이번 산재사망 사건으로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작업현장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고발생 현장에는 비상정지 스위치, 안전센서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었다. 버튼 하나만 있어도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현대제철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았다. 명백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그렇지만 사측과 노동부는 사고 원인 조사조차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부실하게 진행했다. 중대재해이지만 사고 발생 다음날에야 작업을 중지했다. 이마저도 사고 발생설비가 있는 공장에만 제한적으로 작업이 중지됐다. 중대재해 발생 관련 노동부 지침에 따르더라도 전면적인 작업 중지가 원칙이지만 간단히 무시됐다. 결국 이틀 만에 A지구 열연공장에서 또 다시 비정규직노동자가 작업 중 팔이 협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래서 무려 6일이 지난 12월 18일이 되어서야 동일한 설비가 있는 B, C지구 열연공장으로 작업 중지가 확대됐다.

 

노사간 불평등한 작업중지권

 

현대제철지회 단체협약

 

제 104조【작업중지권】

1. 회사는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시키고 작업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후 작업을 재개한다.

 

2. 작업자는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긴급하고도 심각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그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지체 없이 이를 직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적절한 조치를 받도록 한다. 또한 이와 같이 행한 작업자에게 회사는 부당한 처우를 취하여서는 아니 된다

 

▲ 노측 작업중지권은 사측 작업중지권과 달리 생명이나 건강에 “긴급하고도 심각한 위험이 있을 때”로 한정했다. 죽을 정도가 아니면 사실상 참고 일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현대차 단협은 위 1항처럼 산재발생 위험만 있어도 작업중지권을 발동할 수 있다

 

 

 

생명보다 이윤

 

문재인은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이 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 산업안전보건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사측과 노동부는 안전대책 수립은 등한시한 채 공장 재가동에만 혈안이 되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더니 작업 중지 확대 이틀 만인 12월 20일 노동부 주관 전문가회의 의견을 근거로 B, C지구 부분 작업 중지를 해제했다. 그런데 이 전문가회의 참가자의 다수는 현대제철, 포스코 관계자다. 노동부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는 회의 참석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

 

오로지 생산제일주의만을 외치며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측 관리자들에게 최소한의 공정성, 객관성이라도 기대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언제 또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다시 일하고 있다.

 

이런 비참한 상황을 어떻게 끝장낼 것인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자인 기업과 그들의 공범인 노동부에 기대서는 안 된다. 오직 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안전할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중대재해 처벌법을 만들고 작업중지권을 비롯한 노동자의 현장통제권을 강화해야만 죽음의 공장을 안전한 일터로 바꿀 수 있다. 나아가 노동자들이 공장을 스스로 통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오지환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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