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인터뷰]

지엠창원 비정규직노동자

“‘함께 살자’를 실천하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에는 노조 활동을 수년째 해온 노동자들도 있지만, 노조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신규조합원들도 있다. 이런 젊은 노동자들이 투쟁 속에서 노동자의식에 눈을 떠가며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이런 소중한 싹들이 민주노조운동을 좀먹고 있는 ‘나만, 우리만 살자’는 조합주의나 ‘대충 타협하자’는 타협주의에 감염돼 휘청거리게 해선 안 된다.

 

87년 노동자대투쟁 등에서 선배노동자들이 온몸으로 지키려 했던 민주노조운동의 굳센 단결, 단호한 투쟁, 강철 같은 연대의 정신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노동자운동이 치열하게 분투하자. (편집자 주) 


 

 

 

10면.jpg

파업 중인 KBS 노동자들에게 보낼 연대의 결의를 담은 현수막을 제작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 (사진_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창원은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겨울 철도노조가 민영화 반대 파업을 벌였을 때, 대학가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불었다. 창원에서도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면서 철도파업과 청년들의 삶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창원은 안녕들 하십니까?(이하 안녕들)’ 모임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의 열풍이 잠잠해질 때쯤 창원 안녕들의 정체성을 고민했고 ‘지역 사회’의 문제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2015년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저지투쟁, 2016년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대량해고, 2017년 초엔 한국산연 투쟁을 논의했고, 노동자투쟁에 연대했다. 2017년 봄과 여름엔 최저임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역에 등장하는 노동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중요한 쟁점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그렇게 하면서 안녕들은 노동자투쟁에 연대하는 적극적인 실천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안녕들이 연대한다는 건

 

지역의 청년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학생들에게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관심을 갖고 연대할수록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들이 겪어야 할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안녕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투쟁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파업 노동자들을 계속 만나면서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이번에 한 동지의 인터뷰 내용을 <노동자세상>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2014년도부터 일하기 시작했어요. 올 상반기, 즉 2017년 5월에 노조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Q. 그럼 노조활동하기 전후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A. 정말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노조활동으로 제가 변화된 부분까지 말씀드리고 싶네요. 먼저 노조활동으로 관리자들의 태도가 변했어요. 업체 관리자들의 차별이 아주 심했어요. 계약직일 때는 인사도 안 받아주고, 그냥 하는 말 한마디도 퉁명스럽게 했어요. 그런데 장기직이 되고 노조활동을 시작하니, 태도도 달라지고 일하는 데 필요한 물품도 예전과 다르게 별말 없이 주더라고요.

 

그리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른들은 부당한 것을 보면 눈 감으라고 하잖아요. 그게 가장 불편했어요. 하지만 노조활동을 하면서 내가 당한 부당한 것, 옆 동료가 당한 부당한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제일 좋았어요. 그게 저에게 제일 큰 변화예요.

 

 

Q. 계약직이었다가 노조가입을 하고 장기직이 되신 거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계약직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시나요?

A. 당연하죠. 계약직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죠. 저는 지금 같은 업체 사람들에게 노조활동을 같이 하자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Q. 지금 노조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계약해지에 대해 겁나는 건 이해해요. GM공장은 먼저 일해 본 사람들이 주변에서 추천해주어서 들어온 사람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 소개해준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고용에서만큼은 공장에 발 들인 이상, 자신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고용은 혼자가 아니라 노조에 들어와 다 같이 활동할 때 확실히 보장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이 사는 이 길을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Q. 인소싱 대상자가 아닌데도 투쟁하시는 이유를 물어보고 싶은데요.

A. 전 제 등에 부착한 “함께 살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많은 등 벽보 중에 이게 제일 맘에 들어요. 노조는 개개인이 따로 행동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는 곳이잖아요. 그 뭉침에서 나오는 힘을 믿거든요. 친구가 옆에서 맞고 있는데 그냥 내버려 두지 않잖아요. 하물며 내 옆에서 같이 일하고 밥 먹던 동료들이 해고된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나요. 그래서 저는 ‘함께 살자’를 실천하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Q. 인소싱 노사합의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참담하셨을 거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 조합원으로서 집행부에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나 자신이 생각하는 투쟁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집행부가 ‘총고용 보장’을 외치면서 다 같이 싸우고 있잖아요. 흔들리지 않고 이 기조를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같이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이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집행부를 믿지만 혹시나 집행부가 잘못된 것을 선택하려 한다면 조합원으로서 반드시 이야기할 거예요.

 

같이 토론하고 같이 공유하고 같이 책임져서 가는 게 중요하니 꼭 지켜달라는 말 다시 한 번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열심히 활동하려고 해요. 노조가 하는 일에 반드시 참여할 거예요. 다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Q. 아버지가 반대하시는데도 노조활동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아버지는 제가 계약직이었으니까, 지금은 무기계약직이지만 그래도 다시 계약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 때문에 처음엔 만류하셨던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완강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조심하라는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말아요. 물론 지금도 가끔은 탈퇴하라는 말도 하시지만, 제 권리를 위해 이 노조활동을 놓지 않을 거예요.

 

노동조합 하기 전에는 정말 갑갑한 것들이 많았어요. 계약직 차별을 제가 직접 겪어봤어요. 얼마나 괘씸한데요. 언젠가는 다 박살내겠다는 각오를 실천에 옮겨서 진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A. 연대활동을 다니면서 느낀 게 많아요. 얼마 전 아사히글라스지회 북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저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싸우는 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제가 힘을 받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이 각자 현장에서 열심히 싸우고 그 힘을 모아 연대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같은 게 생겼어요.

투쟁하는 노동자 모두의 승리를 위해 좀 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에도 많은 힘 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및 정리 창원은 안녕들 하십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5 노동조합 민주성 회복해야 단결도 가능하다 플랜트노조 충남지부, 현장조직을 외부세력이라 공격하다 ! file 노건투 2018.02.07 2053
984 돈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아사히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불꽃같은 투혼 file 노건투 2018.02.06 1093
983 금호타이어 자본가가 사느냐 노동자가 사느냐, 이것이 문제다 file 노건투 2018.02.05 170
982 직고용-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는 철도 비정규직 file 노건투 2018.02.02 211
981 [인터뷰] “힘들지만 밝고 씩씩하게 싸우고 있단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KEC지회 이종희 지회장 file 노건투 2018.02.01 687
980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출범 기간제교사들의 결단을 지지하며, 튼튼한 연대를 건설하자 file 노건투 2018.01.23 84
979 금호타이어 망하는 자본가, 망할 수 없는 노동자 file 노건투 2018.01.22 164
978 다스 자본의 노동자 공격에 맞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file 노건투 2018.01.19 78
977 더 큰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한국지엠 본격화된 구조조정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file 노건투 2018.01.18 701
976 노동존중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보여주는 창 –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합의 file 노건투 2018.01.17 103
975 현대제철 당진공장 산재 사망사고 이윤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희생되어야 하는가 file 노건투 2018.01.08 108
974 현대차 잠정합의 부결이 보여준 것 사회적 고립 넘어 계급적 노동운동으로 전진해야 file 노건투 2018.01.05 119
973 기만적인 정규직화 강요하는 저들의 거짓 논리를 뛰어넘어야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발표 file 노건투 2018.01.04 217
972 현대중공업 굴욕적인 잠정합의 거부하고 새로운 투쟁의 힘 조직하자 file 노건투 2018.01.03 2788
971 파업으로 581명 정규직화 쟁취한 서울대병원분회 file 노건투 2017.12.28 277
970 [인터뷰] “노동자가 왜 투쟁하는지 제대로 보도하고 싶다” file 노건투 2017.12.27 210
969 3,200여 명의 촉탁직노동자 현대차지부로 가입시켜 십년대계 세우자 ! file 노건투 2017.12.26 120
968 지엠창원 인소싱 합의, 노동자 분열시키는 합의 file 노건투 2017.12.22 229
» [인터뷰] 지엠창원 비정규직노동자 “‘함께 살자’를 실천하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file 노건투 2017.12.21 447
966 건설노동자의 뜨거운 분노를 보여주다 11월 28일 건설노조 파업과 마포대교 점거 file 노건투 2017.12.12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