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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바게뜨 자회사

불법파견 피하는 자본가들의 치트키

* 치트키(cheat key) : 원래는 게임용어. 게임 편의를 위해 만든, 제작자만 아는 비밀열쇠, 속임수, 꼼수.

 

 

 

4면 파리바게뜨_파리바게뜨지회 페이스북.jpg

사진_파리바게뜨지회 페이스북

 

 

 

오호라, 저기 도망갈 구멍이 있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사회 쟁점이 됐다. 정부는 인천공항을 비롯해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밀어붙였고, SK브로드밴드 등 몇 개 민간기업에서도 동참했다.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떠들던 정부와 자본가들의 비법은 바로 ‘자회사’였다. 이제 자본가들은 노골적으로 자회사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9월 21일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특별근로감독을 발표하면서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제빵노동자들은, 일은 가맹업주 밑에서 하고, 근로계약서는 협력업체(인력업체)에서 쓰고, 작업지시는 본사(파리바게뜨)로부터 받았다. 10시간 넘게 빵을 만들면서 누가 나를 고용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고용구조는 누가 봐도 불법이었다.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가 제빵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530억(1인당 1,000만 원)을 물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여론도 높았다. 이번에야말로 자본이 직접고용을 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꼼수가 나왔다. 이 꼼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정규직 문제의 치트키처럼 작용하고 있는 ‘자회사’다. 파리바게뜨는 ‘상생기업 해피파트너스’를 만들었다. 본사, 가맹점, 협력업체가 합작해 만든 인력업체다. 파리바게뜨는 시간을 끌면서 총 5,300여 명의 노동자 중 3,700명의 노동자에게 ‘직접고용 포기’ 동의를 얻어내고 자회사를 통해 새로 고용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회사가 강요해서 동의서를 썼다고 폭로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동의서에 서명한 노동자들에 대해선 과태료를 물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파리바게뜨에 면죄부를 쥐어준 것이다. 이제 자회사는 불법파견으로 눈치 보던 자본가들에게 확실하게 빠져나갈 구멍이 됐다. “그깟 불법파견? 자회사 만들면 되지.”

 

 

힘들 때 친구가 진짜 친구

 

가맹점주는 본사의 간섭에 짜증을 낸다. 협력업체도 가맹점이나 본사에 불만이 많다. 본사도 이들의 자질구레한 요구가 귀찮다. 평소엔 경쟁하거나 대립했던 이들은,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에 부닥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한목소리를 냈다. 가맹점주는 자신이 임금인상분을 떠안을까봐, 본사는 직접고용 비용이 늘어날까봐, 협력업체는 중간착취를 못할까봐 직접고용에 반대한다. 노동자들에게 계속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것만이 자신의 이윤을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알고 단결했다.

 

힘들 때 힘을 모은 친구들은 이 세 자본가만이 아니었다. 노동부는 이들이 만든 자회사를 인정해주고 불법파견마저 피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정부와 노동부가 과연 누구의 친구인지 똑똑히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 - 이윤을 임금으로 !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65억 원과 551억 원이다. 파리크라상 대주주 허영인 회장 일가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받은 배당금 총액은 381억 원이다. 파리바게뜨는 제빵노동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영업이익을 임금에 거의 다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오로지 저임금과 불법파견으로 이윤을 챙겨왔다는 고백과 다름없다.

 

아직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2,000명 가까운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700명의 노동자들이 있다. 악랄한 착취로 쌓아 놓은 저들의 부를 토해내게 하고 자본이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을 책임지게 하는 힘은 바로 이들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야 하는 이유다.

 

유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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