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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소싱과 해고통보, 한국GM이 원하는 것

 

 

 

12면 지엠.jpg

사진_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11월 30일 한국GM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해고통보서를 받았다. 꼭 1년만의 일이다. 창원에서는 2016년 11월 30일에도 369명이 해고통보서를 받았다.

그날은 박근혜 퇴진 민주노총 총파업 날이었다. 전체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했고, 집회 후 돌아오는 버스에서 문자로 해고통보서를 받았다. 잘못된 세상을 함께 바꾸자고 외치며 앞장서 싸우자 자본은 여지없이 공격을 해왔던 것이다.

 

2017년 11월 30일은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부평, 군산,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공동집회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창원공장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는 등벽보를 달고 부평으로 올라가는 버스에서 해고통보서를 받았다. 공장을 축소하지 말고 단기직을 포함해 한국GM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했을 뿐인데, 자본은 또 다시 해고통보를 해왔다.

 

 

해고통보 - 끓어오르는 분노

 

부평공장에서도 4개 업체가 계약해지돼 해고통보서가 날아왔다. 창원도 1개 업체가 계약해지됐고, 2개 업체가 공정해지됐다. 사실상 해고통보를 받은 노동자가 300명이 넘었다. 창원의 경우 대부분 조합원이었다.

 

해고통보를 받고 부평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이 어땠겠는가? 집회가 끝나고 3개 공장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문을 뚫고 들어갔다. 분노한 노동자들을 경비대 몇 명으로는 막을 수 없었다. 부평공장 사내행진을 하며 어느 때보다 큰 소리로 “비정규직 철폐, 총고용 보장”을 외쳤다.

“두 번씩이나 GM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판결을 받았다.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는 못할망정 해고통보가 웬 말이냐!” 본관 앞으로 이동한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을 보러가자고 외쳤다.

 

기세가 오른 노동자들은 닫혀있던 본관 셔터를 들어 올리고 카젬 사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올라갔다. 사장에게로 가는 몇 단계의 관문을 넘었지만 결국 사장은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비정규직노동자의 분노는 고스란히 전달됐다.

 

 

드디어 진짜 사장이 등장하다

 

한국GM은 결국 인소싱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12월 4일부터 차체부 인스톨직과 엔진부 T3/T4를 하청업체와 공정해지하고 원청이 직접 운영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정규직 노조를 통해 인소싱 협박을 하던 한국GM이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나섰다. 아직 정규직노조와 합의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업체에 인소싱을 통보하고 공정회수를 밀어붙인 것이다.

 

인소싱 문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오르내리며 이슈화되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서 비정규직 노조의 총고용 보장 요구가 올바른 입장이라며 지지성명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규직 노조가 인소싱을 쉽게 합의하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 요구는 정당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인소싱이 아니라 비정규직, 특히 단기계약직 일자리를 빼앗는 인소싱은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조합원 고용보장을 위해 단기계약직 비조합원의 해고에 눈감을 수는 없다. 단기계약직을 내쫓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고용보장을 받는 것은 당장엔 이익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이라는 대의가 훼손된다면 눈앞의 이익이란 허상일 뿐이다. GM의 구조조정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규직, 비정규직 모든 노동자의 단결을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규직에게 비정규직 해고를 막고 함께 자본을 상대로 싸우자고 호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바로 단기계약직 해고를 용납하지 않고, 그들도 함께 지켜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GM과 정규직노조 지도부의 협박을 이겨내고 단기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 요구를 지켜왔기 때문에, 결국 정규직 노조 뒤에 숨어있던 진짜 상대가 칼을 빼들고 링 위에 올라온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

 

한국GM의 의도는 노조파괴에 있음이 확인됐다. 파업효과가 높은 두 개 공정을 인소싱해서 파업을 무력화하고 비정규직 투쟁력의 기초를 파괴하려는 것이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아 파업의 힘을 약화시키고 고용불안을 자극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 할 것이다.

 

해고된 조합원과 아닌 조합원으로, 인소싱된 조합원과 아닌 조합원으로 여러 갈래로 나누어 노조로의 단결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자본은 인소싱 대상 노동자에게 대기발령을 내리면서 공장 출입을 금지하고, 작업을 방해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협박도 곁들였다.

 

일단 인소싱 첫 날인 12월 4일부터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전면파업으로 인소싱 공정에 투입된 노무팀과 관리자들을 몰아냈다. 굳건히 단결을 유지하고 인소싱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한 사람에게 공격이 들어오면 전체가 힘을 모아서 대응한다’는 기본원칙으로 자본의 탄압에 대응하고 있다. 생산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자본이 원하는 분열의 방향이 아니라 정반대의 정책을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은 더 단결해야 한다. 장기직이 단기직을 보듬어 안고,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울타리가 돼야 한다. 한국GM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이 그 단결의 싹을 키워가고 있다. 이 싹이 얼마나 자라날 수 있을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주체가 기세 있게 투쟁을 이어간다면, 그 투쟁에 공장에 함께 있는 정규직과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함께한다면 승리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살자”가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되도록 함께하자.

 

진환 한국지엠 창원공장 노동자

 

 

 

 

진정한 승부처- 노동자가 사수해야할 진지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단기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이라는 최소한의 계급적 단결의 요구를 사수하면서 정규직 노조가 인소싱을 빠르게 합의하지는 못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조직할 수 있었다. 결국 자본이 직접 나서 비정규직 노조를 깨기 위해 인소싱을 강행했다. 그렇다면 단기직 쟁점은 사라진 걸까?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인소싱에 맞서 굳건한 조직력과 투쟁력을 유지한다면 그 다음 국면은 다시 이렇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자본은 물음을 던질 것이다. “언제까지 대기발령으로 불안한 상태를 견딜 것인가?” 자본은 대기발령 조합원들에게 계약기간이 끝나는 단기계약직 자리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는 카드를 들이밀 것이다.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진정한 쟁점은 다시 계급적 단결이라는 대의를 어떻게 사수할 것이냐로 돌아온다. GM 자본은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노조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단기직 문제를 비정규직이 포기하도록 강요함으로써 비정규직 투쟁의 계급적 정당성과 명분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자본은 반드시 이 진지 - 계급적 단결이라는 노동자계급의 소중한 진지 - 를 파괴해야 그다음 장기직, 사무직, 정규직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규직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는 것이 GM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이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단결력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더욱 과감하고 단호한 전술을 채택하고, 계급적 요구를 더 높이 치켜들어야 한다.

 

이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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