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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대로 거둘 뿐

기아차 선거를 되돌아보며

 

 

 

10면 기아.JPG

사진_기아자동차지부 선관위 홈페이지 캡쳐

 

 

 

25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선거에서 금속노조 개혁, 개혁 시까지 조합비 납부중단, 중단된 조합비로 복지사업 진행 등을 전면에 내세운 강상호(새희망)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금의 금속노조 산별체계를 부정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서 강력한 기아차 노동조합을 건설하겠다는 것을 기치로 선거에 임했다.

 

 

타협의 결과물

 

조합원들이 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그동안 벌어졌던 현장 상황, 노조를 장악했던 세력들의 행태와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

 

공장 안팎에서 귀족노조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나라경제, 비정규직 등을 이야기하면서 정규직 조합원이라는 신분 자체가 마치 과분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언급된다. 하지만 조합원들에게 현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마음 편하게 임금인상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빼앗긴 임금인 통상임금을 인정받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소송과 협상이었다.

 

급기야 자본은 성과를 강조하면서 조합원들을 분열시키는 임금체계를 도입하려고 한다. 노동강도는 라인이 재편될 때마다 계속 올라가는데 집행부, 대의원들은 강력하게 제동을 걸지 못한다. 품질관리, 기초질서 지키기 등 회사의 통제는 강화된다.

 

조합원들의 처지는 이렇게 나빠지는데, 정파를 막론하고 지난 노조 집행부들은 회사와 타협하고 회사의 눈치를 보아 왔다. 임단협 때 간간이 벌어지는 압력용 파업은 조합원들의 단결력과 투쟁력을 강화시키지 못한다.

 

회사가 노동강도를 높이려 해도, 투쟁이 아닌 적절한 타협을 우선시했다. 집행부든 대의원들이든 회사와 조합원들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중개인들처럼 행동했다. 그래서 주고받는 식의 양보교섭이 일반화되었다.

 

 

고립, 고립, 고립

 

이들이 회사와 타협하는 동안 노동조합은 철저하게 고립됐다. 이것은 비단 1사1노 총회에서 비정규직 조합원을 쫓아내는 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자본은 소득수준격차를 운운하면서 대공장 정규직 노동조합을 다른 노동자대중으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했다. 이는 박근혜 정권에서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결코 바뀌지 않은 대표적인 노동통제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립을 피하려면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해왔던 것은 그 반대였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뿐만 아니라 부품사 노동자들의 투쟁처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자본과의 싸움에도 제대로 연대하지 않았다.

 

임금인상에는 형식적인 파업이라도 했지만 최저임금투쟁 등 사회적 투쟁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급기야 민주노총·금속노조의 존재에 대해 조합원들은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변화에 대한 열망

 

이번 선거의 결과에는 두 가지 정서와 흐름이 혼재되어 있다. 하나는 전 김성락 집행부가 문을 활짝 열어준, 비정규직을 배제하면서 정규직 조합주의에 더욱 빨려 들어가는 흐름이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결과를 조합원들의 ‘보수화’, ‘우경화’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는 그 속에 조합원들의 위기의식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분명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뒤틀려서 드러났지만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는 이 변화 열망은 다가올 위기와 공격에서 자본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중요한 힘이다. 이 중요한 힘이 정규직 조합주의라는 퇴행적 흐름을 압도할 힘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변화 열망을 담아낼 수 있는 진정 노동계급적인 활동가들의 흐름이 새롭게 확대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유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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