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인터뷰]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

“함께 뭉쳐 싸우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12면 지엠 창원.jpg

파업하고 현장 순회중인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_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2016년 차가웠던 겨울을 해고반대 투쟁으로 뜨겁게 보냈던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이 또다시 투쟁에 나섰다. 해고를 철회시키고 복직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물량축소에 따른 인소싱으로 해고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인원변동에 맞선 싸움이 업체별로 진행 중이고, 11월부터 전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고용불안 상황에서도 물러섬 없이 투쟁하는 비지회 동지들을 만나 투쟁상황과 각오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상민 조직부장, 배성도 정책부장, 최선재 회계감사, 성명석 대의원, 강호산 조합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올해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 비정규직 우선해고 문제다. 지엠의 물량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비정규직이 하던 공정을 정규직이 가져가는 인소싱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부분적인 인소싱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진행되었던 적은 없다. 인소싱으로 줄어드는 비정규직노동자 수가 100여 명이다. 정규직이 살기 위해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뺏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측은 인소싱을 통해노노갈등을 효과적으로 유발하고 있다. 물량축소로 정규직들도 고용불안을 느끼다보니 비정규직을 안전판으로 여기는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함께 단결해서 사측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 그런데 인소싱의 이유가 단지 물량축소 때문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번에 인소싱이 될 예정인 직들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많은 곳이라서 파업하면 생산에도 타격이 가는 곳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소싱은 비정규직지회를 겨냥한 공격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에는 업체폐업이라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지회를 공격했다면 이번에는 인소싱이라는 방식으로 노노갈등을 유발하면서 흔들고 있는 것이다.

 

: 최근 정규직노조를 통해 하청업체들이 장기직(하청업체 정규직)의 고용만 보장해줄 테니 파업하지 말라는 합의서를 가져왔다. 하지만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은 압도적인 의견으로 그 안을 거부했다. 원청의 확약 없이 아무 힘이 없는 하청업체의 약속만으로는 고용보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계약직노동자들을 우리가 배제하는 것은 정규직이 자신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 해고를 눈감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지회는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노조에 가입해서 함께 싸우자고 설득하고 조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계약직 상태에서 가입한 후 싸워서 장기직이 된 조합원들도 있다. 비지회의 힘이 커지고,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력이 커질수록 총고용을 지켜낼 수 있는 가능성은 확대될 것이다. 반면 우리의 힘이 작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계약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우리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수도 있다. 함께 뭉쳐서 싸우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창원공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모두 나서서 한목소리로 투쟁해야만 총고용은 지켜질 수 있다.

 

 

이후 투쟁 방향은?

 

: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 투쟁으로 돌파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물량을 주지 않는 원청에 맞서 모든 노동자들이 총고용을 보장하며 싸워야 한다.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에 문제해결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정규직노조에서도 30만 일자리 지키기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싸움에 함께한다면 훨씬 빨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총고용보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만은 아니다. 비정규직 공정의 경우 편성률이 80~100%에 달한다. 평균 65~70%인 정규직에 비하면 매우 높은 노동강도다. 편성률을 정규직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춘다면 충분히 총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

 

 

올해 투쟁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 누군가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하고 투쟁해야만 이길 수 있다. 모두가 같이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투쟁에 임해야 한다.

 

: 매년 투쟁이 벌어지면서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다. 고용불안으로 고통 받는 것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다를 바 없다. 말로만 하나라고 이야기하지 말고 함께 사측에 맞서 싸웠으면 좋겠다. 노동자끼리 싸우면 안 된다. 함께 살자.

 

: 노조활동을 하면서 민주노조의 정신이 많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적폐 청산해야 한다는 말이 많은데 노동조합 안에도 새롭게 바꿔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채용비리, 관료주의, 조합이기주의가 판친다. 특히 정규직 노조의 경우 임금인상, 복지확대에 집중되어 있다. 돈 몇 푼 올리려고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자본에 맞서 계급적 권리를 쟁취하고자 했던 민주노조 정신을 다시금 돌이켜 봐야 한다. 비정규직지회 역시 민주노조의 정신을 지키면서 투쟁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매년 반복되는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탄압이 올해를 계기로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제대로 투쟁한다면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남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및 정리 권보연

 

 

부평공장 비정규직 해고에 맞서

단결이 싹트고 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도 사측이 차체 1부 인스톨 공정을 10월 말로 인소싱해, 그 곳에서 수년째 일해 온 유경테크노 소속 6명의 비정규직노동자를 쫓아냈다. 인소싱으로 그 자리엔 8명의 정규직노동자가 들어왔는데, 이는 8명이 해야 할 일을 그동안 6명이 해왔다는 점에서 비정규직이 얼마나 악랄하게 착취당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측은 300만 원의 위로금을 받고 나가거나 무급휴직을 하라고 노동자에게 강요했다. 그동안 무급휴직이 노동자들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절실히 느꼈기에, 새로 구성된 부평 비정규직지회는 무급휴직을 당당히 거부하고 잔업특근 거부, 부분파업과 공장순회 등으로 맞서고 있다.

 

부분파업을 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차체부 현장순회 선동을 통해 “비정규직 우선해고로는 지엠자본의 구조조정을 막아낼 수 없다.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만이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며 정규직노동자들에게 단결을 호소했다. 그리고 전환배치돼 OJT교육[직무현장교육] 중인 정규직노동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자 그 정규직노동자들은 일시 작업거부를 통해 사측에 항의하는 당당함을 보여주었다. 정규직노동자들도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다.

 

부평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해고는 전반적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알리며, 정규직에게 연대를 호소하자 정규직에서 단결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6일 주간 중식선전전에 정규직 활동가들이 10명 넘게 결합했으며, 사무지회의 경우 확대간부회의에서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이 상황을 알리고 단결투쟁을 호소할 기회도 줬다.

 

현재의 비정규직노동자 투쟁이 정규직에 대한 공격까지 저지하는 선봉 역할을 맡고 있고, 이런 단결 속에서만 이후 GM자본의 전면 공세에 정규직들이 저항하고 연대를 호소할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정규직 자신을 위한 가장 현명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작지만 소중한 저항들을 하나씩 모아내고 단결의 정신으로 묶어낸다면, 노동자들을 ‘단물만 빨아먹고 뱉어내는 껌’정도로 취급하는 지엠 사측에 노동자의 감춰진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박인국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6 건설노동자의 뜨거운 분노를 보여주다 11월 28일 건설노조 파업과 마포대교 점거 file 노건투 2017.12.12 45
965 최저시급 올랐는데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어든다 ? 대우조선 하청업체, 상여금 기본급으로 전환 file 노건투 2017.12.11 91
964 원하청 공동실천의 의지를 확인하다 -“GM의 전략과 노동자계급의 대응 방향” 토론회 file 노건투 2017.12.11 40
963 파리바게뜨 자회사 불법파견 피하는 자본가들의 치트키 file 노건투 2017.12.08 93
962 인소싱과 해고통보, 한국GM이 원하는 것 file 노건투 2017.12.07 23
961 ‘독보적인 착취 ’에 맞선 9호선 노동자의 당당한 투쟁 file 노건투 2017.12.07 8
960 지금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file 노건투 2017.11.27 47
959 [인터뷰] 촛불투쟁으로 열린 공간 활용해 특고노동자 조직력 키워야 file 노건투 2017.11.24 30
958 [인터뷰] “해고는 살인이다, 정몽구가 책임져라” 현대제철 비정규직 해고자들 file 노건투 2017.11.23 114
957 뿌린 대로 거둘 뿐 - 기아차 선거를 되돌아보며 file 노건투 2017.11.15 113
956 현대중공업 선거결과의 의미와 과제 - 다시 한 번 선택받은 민주집행부 file 노건투 2017.11.15 167
» [인터뷰]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노동자들 - “함께 뭉쳐 싸우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file 노건투 2017.11.09 425
954 [인터뷰]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권율 철도차량엔지니어링 고양지부장 인터뷰 file 노건투 2017.11.01 36
953 한국지엠 위기, 누구 책임인가? file 노건투 2017.10.31 243
952 한국지엠 창원공장, 군산공장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노건투 2017.10.31 143
951 다스 실소유주 논란 그래서 다스의 주인은 노동자들이다 file 노건투 2017.10.30 107
950 투쟁 없이는 그 어떤 전진도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맞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 file 노건투 2017.10.26 70
949 파업으로 단결력과 자신감 키운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 file 노건투 2017.10.01 158
948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보여주는 정규직 - 비정규직 연대의 가능성 file 노건투 2017.09.29 68
947 ‘공정방송’을 넘어 ‘노동자의 방송’을 향해 file 노건투 2017.09.29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