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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 없이는 그 어떤 전진도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맞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

 

 

 

12면 학비파업_매일노동뉴스.jpg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1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근속수당 인상 및 교육부장관, 교육감 직접교섭을 촉구하며 삭발했다. (사진_매일노동뉴스)

 

 

 

근속수당 올려달라고 했더니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 전국여성노조)가 10월 25일 총파업을 유보했다.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종전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기본급과 근속수당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사실 올해 집단교섭의 핵심 의제는 최저임금 인상분 적용이 아니라 근속수당 신설이었다.

 

그런데 근속수당 논의를 하던 중 시도교육청은 갑자기 “현재 통상임금 산정시간인 243시간을 2018년부터 209시간으로 바꾸지 않으면 근속수당 도입은 없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위반여부를 시급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악용해 월 소득은 그대로 둔 채 기준 시간 수만 하향시켜 시급만 인상하려는 꼼수였다.

 

그런데 2014년 당시 일당에 기반한 연봉제 시스템을 월급 기준으로 바꾸면서 243시간을 밀어붙인 건 당시 교육감들이었다. 209시간으로 계산하게 되면 시급이 높아지니 초과수당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당시 노조의 반대를 무시하고 243시간을 적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209시간을 적용해야 총액 급여가 줄어들게 되니까 209시간 적용을 주장한 것이다.

 

물론 209시간으로 개편했을 시 통상시급이 인상되므로 연차보상비, 초과근무수당이 오르는 효과는 존재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비하면 그 효과가 적다. 그래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반대했다. 하지만 243시간 적용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9시간 적용을 받아들이는 대신 보전수당 형태로 차액분을 보전하고 근속수당을 인상시킨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대리전 양상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시급 7,530원으로 결정한 후 수많은 자본가와 정부기관이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상여금 기본급화 △식대·교통비 기본급화 △최저임금 미달분만큼 조정수당 지급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현재 ‘연 단위’로 책정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만, 최저임금에는 산입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여금을 기본급에 녹이면, 같은 임금을 주고서도 최저임금 위반을 피해갈 수 있다.

 

정부가 이런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막기는커녕 앞장서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어수봉은 지난 18일 최저임금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기상여, 고정적으로 주는 교통비, 중식비 등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펼쳐지고 있는 교육부·교육청의 공격, 그리고 이에 맞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최저임금 인상무력화를 둘러싼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리전 양상을 띠어 가고 있었다. 노동자들이 패배하면 아직까지 간을 보는 자본가들과 정부기관에게까지 자신감을 심어 주었을 것이다.


 

투쟁 없이는 그 어떤 전진도 불가능하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임금을 올리기 위한 투쟁은 사실 노동자 처지의 “상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임금인상 투쟁의 본질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교육청과 자본가들은 이 “추락 방지”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든 최저임금 인상 효과마저 무력화하려 했다. 노동자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단식투쟁을 했고 총파업 배수진까지 치면서 힘으로 맞섰다. 그랬기 때문에 완벽한 승리는 아니지만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막아냈다. 노동자들의 단결투쟁 없이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아주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권리조차 무력화될 수 있음을 학비 노동자투쟁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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