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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으로 단결력과 자신감 키운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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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노컷뉴스

 

 

 

KTX승무원, 판매승무원, 관광열차 승무원, 열차 내 물류노동자로 구성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노동자들이 이틀간의 파업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서울, 부산, 용산, 익산지부에 속한 400여 조합원이 거의 100% 참여해 높은 단결력을 보여줬다. 29일 서울역 파업집회에선 첫 파업에 나선 젊은 노동자들의 신선한 활력과 자신감, 열정이 돋보였다. 이 열기는 30일 지부별 파업총회 때도 이어졌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이대열 용산지부장은 “이번 파업으로 조합원들이 똘똘 뭉쳤고, 앞으로 어떤 투쟁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이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성과다”라고 전화 인터뷰에서 힘차게 말했다.

 

이번 파업이 놀라운 단결력을 보여준 이유는, 일하면서 자주 모일 수 있는 ‘집단’사업장 노동자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의 서러움이 쌓이고 쌓여 폭발했기 때문이다. 이런 서러움을 잘 드러내 주는 것이 파업 요구다.

 

 

“1% 인상, 이거 실화냐”

 

파업노동자들은 임금인상, 능력가감급제 폐지, 사무관리직과 현장 노동자의 임금차별 폐지, 판매승무원 고용보장, 성희롱 근절이란 다섯 가지 요구를 내걸었다.

 

파업노동자들은 5% 임금인상을 요구했는데, 사측은 고작 1% 인상만 제시했다. 29일 파업집회 때 노동자들은 “1% 인상, 이거 실화냐”는 손피켓을 여러 개 들었다. “2012년 임금반납, 2013년 임금동결 이후 우리 임금은 1% 인상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는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사실상 임금삭감입니다.”(<코레일관광개발지부 소식지 두근두근 특별판>, 9월 19일) 노동자들은 10년을 근무해도 최저임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파업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리고 “왜 관리자는 승무원보다 더 많은 기본급을 받아야 합니까?”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며, 승무원의 기본급을 사무관리직의 기본급과 같게 하라고 외쳤다.

 

능력 가감급제는 객관적이지도 않은 상대 평가로 누군가는 A를 주고, 누군가는 E를 줘 “충성을 강요하는 80년대식 악질적인 노동통제”이므로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파업 직전에 열린 28일 마지막 교섭에서도 사측은 “이미 있던 제도라서 폐지할 수 없고, 정부의 맞춤형 능력급제 개편에 따라 개선 방안을 이후 논의”하겠다고 했다. 문재인정부가 박근혜식 성과연봉제는 폐기한다고 했지만 성과연봉제와 다름없는 ‘맞춤형 능력급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코레일관광개발 사측이 그걸 핑계로 “성과연봉제보다 더 악질적인” 능력가감급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사측이 열차 내 판매업무를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판매승무원들을 고용불안에 빠뜨리고, “판매 적자를 이유로 자발적 퇴직을 강요”해왔던 현실에 대해서도 분노가 컸다. 성희롱 가해자들이 직장에서 계속 활보하고 다니는 것도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직접고용 정규직화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이번 파업의 공식 요구는 아니었지만, 29일 파업집회와 30일 파업총회 때 여러 차례 제기됐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가 폭로했듯이, 코레일은 KTX 승무원의 인건비를 일방적으로 삭감해 의도적 적자를 만들어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심지어 코레일은 올해 승무원 인건비를 1.2%만 인상했다. 그러면서 대주주라고 이익 잉여금을 챙기고, 매년 수억원의 브랜드 사용료까지 징수했다. 그리고 승무원들이 파업을 선언하자 코레일은 본사 관리자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할 계획까지 세웠다. 결국, 코레일이야말로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강요하고 파업파괴 책동에도 앞장선 진짜 사장이다. 이 진짜 사장에 맞서 싸우며 직접고용 정규직화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분명했다.

 

그래서 29일 파업집회 때 철도 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KR테크지부 차재달 지부장이 “빨리 자회사를 없애고, 코레일 직접고용으로 갑시다”라고 외쳤을 때, 파업노동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철도노동자는 하나다

 

29일 파업집회에 다른 철도노동자들도 꽤 참여했다. “코레일 직접고용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역에서 10일째 농성해온 KTX 해고 여승무원들도, KTX 차량을 정비하거나 역에서 표를 파는 등 철도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다른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참가해 파업을 뜨겁게 지지했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도 눈에 꽤 띄었다. “열차 승무 업무는 전부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9월 20일 성명을 발표했던 열차지부장들이 파업집회 연단에 올라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파업 지지발언을 했다. 서울기관차지부, 천안기관차지부에서는 파업지지 플래카드를 들고 왔고, 성북승무지부, 서울차량지부 등에서도 조직적으로 참가했다.

 

 

“파업은 시작일 뿐”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리만 요란한 애드벌룬을 띄우고 “1년만 기다려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9월 12일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첫 파업을 벌인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콜센터 노동자 파업과 마찬가지로,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을 기다릴 여유도, 이유도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사실 이것은 철도 정규직도 마찬가지다. 벌써 올해만 해도 세 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지 않았는가?

 

코레일관광개발지부가 선언했듯 “파업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5대 요구를 쟁취하고, 더 나아가 직접고용 정규직화와 인력 확충 등 절실한 당면과제를 쟁취하기 위해 모든 철도노동자와 함께, 수백만 간접고용 노동자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노동자와 함께 전진 또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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