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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살인을 멈출 생각이 없다

노동자가 살인자를 때려잡아야 한다

 

 

 

12면 삼성 입장.jpg

 

 

 

어이, 지옥으로 가는 거야

 

노동자의 생일이고 축제의 날에 쉬고 싶지 않은 노동자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납기일은 거역할 수 없는 지상명령이었다. 이윤을 위한 지상명령이었다. 관리자들의 공기(工期) 단축 요구는 모든 공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6월 인도 예정인 해양프로젝트 ‘마틴링게 플랫폼’ 건조 작업이 늦춰질까 전전긍긍했다. 관리자 한마디에 쉽게 쫓겨날 수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노동절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특히나 일당제나 직시급제 같은 포괄임금제로 임금을 받는 물량팀 노동자들은 공휴일에 쉬어도 이득이 전혀 없다. 포괄임금제는 주휴일도 가산수당도 없는 체계로 오직 일한 날과 시간에 일당이나 직시급을 곱한 만큼만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죽음의 공장이다. 지옥선이다. 노동자들은 항상 목숨을 걸고 배를 만들어야 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중공업에서 27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고 2015년에도 하청노동자 1명이 추락사했다. 지난해에도 2명의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위험의 외주화

 

삼성중공업은 골리앗크레인 운전수와 타워크레인 신호수의 소통이 안 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얘기한다.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런데 애초 소통이 어려운 구조와 체계를 누가 만들었던가?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업체별로 뿔뿔이 흩어져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작업 과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당연히 소통이 쉬울 리 없다. 노동자들은 안전 문제에 집단적으로 대응할 수도 없다. 이렇듯 비정규직 제도는안전과는 정면으로 대립한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선 비정규직 확대가 기업의 효율성이고, 이윤 증대의 조건이다. 삼성중공업의 정규직노동자는 5,000여 명이지만 비정규직노동자는 25,000명이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미친 듯 일을 시키고서도 휴식 시간은 오전 오후 10분만 줬다. 노동자들은 안전한 곳에서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박씨는 ‘공식 휴게시간인 3시보다 먼저 쉬러 나온 노동자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언론 보도에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먼저 쉬러 나왔다고요? 물 먹을 공간도 없는 곳에서 무슨 휴식입니까. 쉬는 시간에 작업자 수백 명이 한 번에 몰리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가 없어 조금 미리 나오는 겁니다. 먼저 나온 사람들이 일찍 (작업장에) 들어가는 암묵적인 약속으로 기본적인 생리작용을 해결하는 거예요.’”([인터뷰] 동생 죽음 목격한 형의 절규 “삼성중공업이 동생을 죽였습니다”, 2017년 5월 3일자 <민중의소리>)

 

 

자본주의라는 지옥선에서 탈출하자

 

작년 산업재해로 죽은 노동자는 1,777명이었다. 물론 이것은 노동부의 공식 통계일 뿐이다. 이 사회 자체가 세월호고 지옥선이다. 그런데 살인자들은 살인을 멈출 생각이 없다. 삼성중공업도 뻔한 사과를 했을 뿐이다. 위험의 외주화, 노동강도 증대, 인원 감축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삼성중공업에 대한 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은 열흘도 안 돼 풀렸다.

 

외주화, 비정규직화를 막고 안전한 일터, 참사 없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노동자가 죽어가도 노동자투쟁 없이는 바뀌는 게 없다. 조선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조선소 전체 노동자 투쟁의 조직화가 참사 없는 세상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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