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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륙의 실수

노건투 2016.03.24 10:14 조회 수 : 699

대륙의 실수

 

 

 

올해 중국 정부는 이른바 과잉공급에 따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석탄산업에서 130만 명, 철강 산업에서 50만 명을 해고하려 한다. 향후 2~3년간 국유기업 노동자가 최대 600만 명까지 해고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기를 타개하는 데 사활을 거는 중국의 자본가와 정부로선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는 곧 그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을 불러낼 것이다.

 

 

 

4면 중국 gettyimages.jpg

 

대자본가들의 몸집을 불려주기 위해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쫓겨야 한다.

 

 

 

한쪽에서 이뤄지는 거대한 부의 축적은 곧 그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가난과 고통의 축적이다. 이것이 자본주의 축적의 일반법칙이다. 지금 장기 대불황이라는 형태로 펼쳐지는 공황의 메커니즘은 이 법칙을 한층 더 극단적이고 선명하게 작동시킨다. 맹렬한 자본주의적 성장을 구가했던 중국 역시 이 일반법칙을 피해갈 수 없다.

 

전 세계를 덮친 자본주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세웠다. 생산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 살아 있는 노동자를 일터에서 쫓아낸다는 건 오늘날 자본주의의 파괴적 속성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마련할 알량한 실업기금으로 이 진실을 감추는 건 불가능하다.

 

 

노동자는 말라가고, 자본가는 살찌고

 

노동자들에게 해고와 궁핍이 강요되는 동안, 자본의 몸집은 더욱 비대해진다.

 

중국 자본가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자본의 집중을 촉진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海尔)이 일본의 산요전기를 인수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 20%인 굴지의 가전업체 GE(제너럴일렉트릭)를 인수한 바 있다. 화학기업 중궈화궁(中國化工)은 세계 4위 매출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대표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했다.

 

인수합병은 중국 안에서도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이는 전력, 철도, 해운, 철광, 통신, 항공 등 제반 영역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솎아내며, 독점적 대자본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한다. 이처럼 대자본가들의 몸집을 불려주기 위해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쫓겨야 한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공격적인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실행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1990년대 말에도 중국 정부는 과잉공급과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1998년부터 대략 5년 사이에 3,000만 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런 공격이 폭발적인 대중 투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노동자들의 저항은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즉 중국 자본주의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그에 따라 산업 중심지에서 노동자계급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만큼 조금씩 사회 표면으로 올라왔다. 특히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중국 노동자들은 파업이라는 고유의 투쟁 방법을 점점 더 빈번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가를 치를 것

 

이런 투쟁에서 기존의 관제 노동조합들은 전혀 제구실을 못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은 진정으로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과 투쟁을 대표할 노동조합(민주노조) 결성의 권리를 요구하고 나선다. 이는 곧 정부에 맞선 정치적 요구이기도 하다. 주도적 역할을 하는 노동자들은 관계당국의 주목을 받고, 체포와 구속 같은 탄압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탄압이 중국 노동자들을 한층 더 강하게 훈련시키고 있다. 노동자가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중국 지배계급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감은 점점 더 커간다. 지금 최대 600만 명에 이르는 해고 계획을 접하게 된 중국 노동자들은 더 이상 20년 전의 노동자들이 아니다. 중국 자본가와 정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오연홍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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