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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계부채 폭탄은 터졌다

노동자민중의 처참한 고통을 보라 !

 

이용덕

 

 

 

많은 언론이 “시한폭탄 가계부채”, “1,300조 폭탄 터질라” 등의 제목을 달며 가계부채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치 아직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심지어 가계부채 폭탄은 불발탄이라고 얘기하는 언론도 있다. 이런 진단은 노동자민중이 겪고 있는 처참한 고통을 가린다. 아직 폭탄이 터지지 않았으니 더 참으란 얘기다. 더 참을 수 있다는 의도다.

 

 

1 이미 폭탄은 터졌다

 

이미 가계부채 폭탄은 터져 수많은 노동자민중이 생명을 잃거나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가계 빚 총액은 1,295조7,351억 원이었다. 지금은 1,300조를 훨씬 넘겼을 것이 분명하다. 가계 빚 총액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1분기(962조8,749억 원)에서 작년 3분기까지 3년 6개월간 332조가 늘었다. 폭발적인 속도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4%에 불과하고 집단대출 연체율도 0.36%에 머물고 있어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고 한다. 연체율이 이 정도라는 의미는 가계부채가 심각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노동자민중이 가계의 파산을 막기 위해 허리띠를 조르고 졸라 이자를 갚고 있다는 얘기다.

 

1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 평균 가처분소득은 2016년 4,022만 원으로 전년 대비 95만 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부채는 6,655만 원으로 399만 원 폭증했다. 수많은 노동자들은 빚을 갚기 위해 소득을 다 써야 하는 처지다. 아니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야 하는 처지다.

 

 

2 총량보다 질(質)이 문제 ?

 

그동안 정부는 가계부채의 총량보다 질(質)이 문제라고 했다. 소위 악성부채가 문제라는 것이다. 박근혜도 지난해 9월 “가계부채의 양은 늘었지만,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가계부채의 질도 최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비은행권 기타대출(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 주택담보 없이 빌려주는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 163조4,342억 원이다. 2015년 3월말 기준으로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는 134만 가구나 된다. 지난 6월 전체 가계대출에서 금융회사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사실 총량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총량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그만큼 경제가 빚에 의존해 굴러간다는 의미다. 노동자들은 갈수록 더 많은 빚을 짊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에 포함되지 않는 자영업자 대출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천197억 원이다. 그런데 통계청의 2015년 자료를 보면 자영업체 다섯 곳 중 한 곳은 월 매출이 100만 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영세사업자가 상당수다.

 

 

3 가난한 노동자민중의 처참한 고통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대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는 만큼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정말 그런가?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58.9%,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1.4%라고 하지만 순수 고정금리 대출은 11%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고정금리 대출은 5년 고정금리에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이거나 5년 단위로 고정금리가 재조정되는 대출이다.

 

 

 

7면 가계부채.jpg

▲ 2016년 소득5분위별 부채보유가구의 가계부채 부담 실태(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그리고 위 도표를 보면 전체 가구 가운데 가계부채가 있는 가구는 64.5%다. 그런데 이들 가구의 (전체 소득에서 세금, 연금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대비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들어간 금액의 비율이 2012년 22.3%에서 2016년 33.4%로 가파르게 늘었다. 금리가 인상되면, 부채 보유 가구의 가계부채 상환 부담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상위소득 가구가 주로 빚을 늘렸고 하위소득 가구는 상대적으로 가계부채를 덜 졌기 때문에 아직 큰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4~15년 가계부채 증가의 80%가량은 가구주가 30~40대인 가구에서 이뤄졌고 증가액 중 가계소득 상위 20%인 5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크게 확대된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1~2분위 가구 비중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건 그만큼 저소득층의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뜻이다. 소득이 낮은 가구는 더 이상 추가로 빚을 질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이고, 버는 돈 전부를 부채 상환에 써야 하는 지경이다. 위에 있는 2016년 통계 자료에서 볼 수 있듯 소득 5분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비중은 30.5%지만 1분위는 41.6%나 된다.

 

가난한 노동자민중은 이미 빚더미에 깔려 있다. 빚더미에 눌려 자살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마저 포기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017~18년 2년간 전국에서 약 80만 가구(오피스텔 포함)의 입주가 몰려 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여력이 줄고, 따라서 그동안 건전부채로 잡히던 것이 악성부채로 잡힐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는 한도를 초과한 대출금액을 회수하려 한다.

 

 

4 자본주의가 허락하지 않는 것

 

그동안 박근혜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는 미명 아래 부동산 투기 열풍을 일으켜왔다. 저금리와 각종 규제완화 정책 아래 부동산 가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상승했고 노동자들은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건설 자본과 부동산 투기꾼들이 엄청난 이득을 가져갔다.

 

정부는 또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을 꺼내들었다. 올 1월 1일 이후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의 경우 청약자가 아파트 집단대출을 받을 때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했다. 그런데 누가 이 정도의 규제로 상황을 바꿀 수 있겠다고 믿겠는가?

 

부르주아 경제학자들마저 가계 소득을 올려야만 가계부채 문제를 어느 정도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는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 예를 들어 부채 탕감, 임금인상, 안정된 일자리,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같은 복지제도를 자본가정부는 거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안은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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