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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투쟁

노동자의 단결투쟁력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노동자세상 173호(2018년 01월 31일) 

 

2면 근기법개악_노동과세계.jpg

이명박, 박근혜가 몽둥이를 들고 밀어붙이던 것을 문재인 정부는 이제 양대 노총 지도부의 손을 빌어 하려고 할 뿐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원식 더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한 논의에 속도를 내도록 여야가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부활한 노사정 대화기구에서의 논의 등 여러 변수 때문에 2월 임시국회처리를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 노동시간 단축이기 때문에 법 개정을 마냥 미룰 순 없는 상황이다.

 

 

자본가들의 선제 대응

 

노동시간 단축 관련 국회 논의는 이미 상당히 진척됐다. 지난해 12월 국회 환노위 여야 간사단은 노동시간 단축(현행 68시간→52시간)을 사업장 규모별로 단계적 시행, 휴일근로 중복할증 폐지, 노동시간 특례업종 축소(현행 26개→10개로)에 합의한 바 있다.

 

비록 더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는 무산됐지만, 향후 몇 가지 조항을 손보더라도 근로기준법 개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경총 등 자본가단체들은 온갖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부으며 환노위 여야 간사단 합의안대로라도 조속히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개별 자본가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아예 올해 1월 1일부터 전격적으로 주35시간 노동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고, 인력충원 없이 노동강도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무위로 돌렸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재벌 대기업들도 주52시간 노동제를 시범도입하면서 슬그머니 유연근무제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반격하고 있다.

 

 

 

이렇게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는데도 노동계의 대응은 수세적이고, 심지어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왜 그런가? 민주노총이 그동안 조직노동자의 이해만을 대변해온 조합주의 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사이 자본가계급의 하수인에 불과한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청년실업, 노동시간 단축 등 압도 다수인 미조직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린 의제들을 선점하고 주도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졌다.

 

게다가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한 개악에 맞서 노동자의 독립적인 투쟁대열을 조직하는 데 힘을 쏟는 대신 최근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가를 결정했다.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가여부를 재론하겠다고 유보 조건을 달았지만, 이미 정부와 자본가들이 쳐놓은 덫에 단단히 걸려들었다.

 

 

노동시간 단축은 계급투쟁의 역사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의 향배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테이블이 아니라 오직 계급 대 계급의 힘 대결에서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세계 노동자투쟁의 역사가 증명한다. 자본주의가 최초로 태동한 영국에서 1830년대 중반 차티스트운동은 보통선거권 쟁취 요구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결합해서 혁명적 노동자운동으로 발전했다. 이후 10여 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1847년 10시간 노동제를 쟁취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한 총파업은 오늘날 세계노동절의 기원이다. 1917년 자본가 체제를 무너뜨리고 노동자 권력을 세워낸 러시아 노동자들은 세계 최초로 8시간 노동제를 쟁취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전체 노동자계급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고 자본주의체제에 맞선 혁명적 노동자운동을 건설하는 것, 오직 그 길만이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자본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오지환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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