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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자동차산업 과잉생산-

그런데도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불합리하다고?

 

김누로

 

 

3면 과잉생산.jpg

해마다 수천만 대의 자동차가 과잉생산되고 있다. (자료: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등)

 

 

 

“한국지엠 내수 반 토막”, “한국지엠 철수설 재부상” … 기사 제목들처럼 한국지엠 위기설이 또다시 나돌고 있다. 철수할 것인지 아닌지가 ‘위기’와 함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지엠 관련 30만 노동자들이 일자리 불안에 시달린다. 동시에 회사는 적자 타령과 공장 폐쇄 위기를 빌미로 물량을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감행한다.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지엠의 공장 폐쇄 협박과 구조조정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지엠은 2008~9년 부평공장에서 1천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쫓아내고, 2014~15년에는 군산공장에서 정규직 2교대를 1교대로 전환하면서 비정규직 1천여 명을 해고한 바 있다.

 

세계 경제 위기가 닥친 1990년대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지엠은 독일, 벨기에, 스웨덴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을 감행했다. 공장 폐쇄 협박 카드를 들고 나온 회사는 노동자의 저항 능력을 마비시키며 엄청난 이윤을 거둬들였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에는 미국의 ‘빅3’가 파산 위험을 회피하겠다는 명분으로 수십 개 공장의 문을 닫으며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했다. 이처럼 언제나 다국적 자본들은 공장 폐쇄 협박을 하며 노동자들을 길들여 오고, 해고를 통해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회생해 왔다.

 

현재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우선 해고의 ‘인소싱’ 공격도 마찬가지 맥락에 놓여 있다. 의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왜 열심히 자동차를 만들어오던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잘려나가는 것인가?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상황을 이해하려면 사회가 과잉생산으로 돌진하는 경향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과잉생산이라는 불치병

 

자본주의에서 벌어지는 만성적인 과잉생산은 불치병과도 같다. 세계적 경쟁 압력에 놓여있는 자본가들은 이윤과 생존을 위해 기술을 혁신하고 설비 투자를 늘려나간다. 하지만 이런 자기 확장이 개별 자본 수준의 투자에서는 아무리 계획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보자면 맹목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이게 된다. 개별 자본들의 투자를 사회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무계획적인 공급과잉의 역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세계 자동차산업의 공급초과 자동차 대수는 약 2천만대 이상이다. 이는 생산능력이 판매대수를 앞질러왔고, 공급과잉을 낳아왔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 팔리지 않은 차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런 무정부성의 피해는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자본가들은 자동차가 팔리지 않으면 비용을 줄인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조정이다. 미국지엠 본사는 2008년 경제위기 여파로 파산한 직후 2년 만에 4만여 명을 해고했으며 47개 공장 중 13개를 폐쇄했고, 임금비용을 1/3 수준으로 감축했다(2005년 160억 달러 → 2010년 50억 달러).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무정부성은 더욱 확대된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불균형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투자를 통해 생산수단이 대폭 늘어났거나 이윤 확대를 위해 생산의 효율성을 계속 증가시켜왔지만, 이에 비해 고용된 노동자 수와 임금은 제한적으로만 늘었거나 심지어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노동자의 수가 늘어나자 노동계급의 구매력은 감소한다. 그만큼 자동차는 잘 팔리지 않는다. 이른바 ‘과잉생산’ 위기는 끝 모르게 확대된다.

 

또 자본의 투자는 일자리를 거의 늘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줄이기도 한다. 특별이윤을 얻기 위해 최신설비와 기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채용되는 노동자의 수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이윤율 저하 경향을 가속화한다. 결국 또다시 생산과 소비의 간극이 벌어지고 과잉생산의 나락은 이전보다 더 깊어진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은 더 치밀하고 악랄하게 반복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역사는 한편에서는 팔리지 않는 상품 더미들이 썩거나 녹슬어 가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공장 밖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가난과 빈곤으로 허덕거리는 역사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질문을 던져보자.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공장의 생산을 계획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는가? 또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강도를 완화하며 충분한 생활임금을 보장하고 새로운 일자리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의 소비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불가능한가? 모든 노동자들은 이에 찬성할 것이다. 오직 이윤에 눈이 먼 한 줌 자본가들만이 거부할 것이다. 결국 과잉생산은 체제의 문제다. 자동차 컨베이어벨트를 어떤 계급이 소유하고, 어떤 계급을 위해 사용할 것이냐의 문제다.

 

또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라는 환경재앙에 직면한 인류가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생산할 수는 없을까?

 

우선 인류는 그런 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예컨대 1996년 GM에서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를 만들었으나(무려 20년도 전에!), 석유자본의 이해관계 때문에 전량 폐기되고 만다. 환경재앙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보다 소수자본가의 독단에 인류의 운명이 맡겨져 있는 셈이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시스템은 지금과 완벽히 달라져야 한다. 이윤을 위한 생산에서 인류를 위한 생산으로 뒤바꾸어야 한다.

 

 

노동자계급 국제연대

 

자본은 끊임없이 공장을 재배치하고 물량경쟁을 통해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을 펼쳐 왔다. 하지만 그들이 공격한다고 해서 노동자계급이 반드시 패배하는 건 아니다. 자동차산업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무한대의 착취를 지구 곳곳에 심어놓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지역에서 언제든 저항할 수 있는 노동계급을 집중적으로 형성시키기 때문이다. 예컨대 북미와 유럽에서 동아시아와 남미, 동유럽 등으로 이전된 공장들에선 거대한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불타올랐다.

 

자본주의의 세계적 진출은 모든 나라에서 고통과 착취의 씨앗을 나르지만, 동시에 그에 맞선 노동자 투쟁의 씨앗도 퍼뜨려 노동자계급 국제연대의 깃발을 세울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그것은 과잉생산의 재앙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의 소중한 밑거름이다. 자본주의가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과잉생산 문제를 세계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통해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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