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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 오늘날의 전태일 정신

 

 

 

4면 전태일_한국일보.jpg

전태일의 정신은 자본가 정치인,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자기 투쟁,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계급적 단결의 정신이다.

지난 5월 1일 대선 당시 전태일 동상을 찾은 안철수 후보를 가로막는 노동자들. (사진_한국일보)

 

 

 

전태일은 어린 여공들을 위해 버스비로 풀빵을 사서 나눠주고 자기는 1시간 넘게 걸어다닐 때부터 이미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았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만은 나를 이해할 수 있지요? 나는 만인을 위해 죽습니다. 이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버림받은 목숨들, 불쌍한 근로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나에게…”(<전태일 평전>, 돌베개, 299쪽)

 

전태일은 스스로를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라고 표현한 것처럼 더 가난하고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밑바닥 노동자와 자신을 분리하지 않고 전체 노동자계급의 일부로서 파악했다. 이는 임용고시를 통과한 정교사와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않은 기간제교사, 비정규교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비정규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논리와는 전혀 달랐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고용을 보장받는 정규직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에 대해 눈감는 조합주의 정신과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죽으나 사나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했겠지”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와 같은 민주노조운동의 약점을 파고들어 미조직, 비정규직을 자기의 지지기반으로 만들려고 한다. 미조직,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눈에는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이라는 것도 보잘것없긴 하지만 그마저도 반대하는 정규직 노동조합은 청산해야 하는 적폐로 보이지 않겠는가. 이렇게 노동자계급의 분열을 이용해 조직된 노동자운동을 고립, 포섭해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전략이다.

 

“살아있다면, 그리고 40년이란 세월 동안 마음이 안 바뀌었으면 죽으나 사나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했겠지. 비정규직과 함께 싸웠을 거야. 다 함께 해야 한다고 죽기 전에도 말했으니 말이지.”(2008년 11월 <참세상>의 이소선 어머니 인터뷰 중)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전태일은 재단사가 되어 어린 여공에게 개인적인 온정을 베풀기고 하고, 모범업체 설립을 구상하기도 했고, 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언론에 호소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나 결국은 노동자들이 독립적인 단결투쟁을 조직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11월 13일의 희생을 결심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전태일 평전>, 돌베개, 301쪽)

 

전태일 자신이 경험을 통해 깨닫고 남은 동료들에게 당부한 것처럼 한국 노동자계급 역시 자본가들과 그 정부로부터 조직적, 정치적으로 독립해서 자기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뼈저린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정 파트너’ 운운하며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원회로 끌어들여 노동자들의 독립적인 단결투쟁 의지를 마비시키려고 한다. 이미 조직노동자운동의 상층 관료들은 이 달콤한 유혹에 빠지고 있지만, 진정 전태일 정신을 오늘날 되살리고자 하는 계급의식적인 투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포섭 전략을 단호히 거부하고, 노동자계급의 독립성과 단결투쟁의지를 사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 임무를 떠맡고자 하는 투사들 옆에 전태일 열사가 함께할 것이다.

 

이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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