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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분열, 슬퍼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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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신은 대변하지 못한다고 당당히 비판하며 청와대 행진을 강행한 노동자와 가난한 시민, 청년들.

 

 

 

10월 28일,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두 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이하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광화문에서 촛불시위 1주년 기념집회를 열었다. 여기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노동자 농민의 삶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 트럼프의 전쟁 위협,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여의도에서도 또 하나의 촛불이 타올랐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진행된 ‘촛불파티’에서,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지지”와 “MB(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다스는 누구 겁니까”를 외쳤다.

 

두 집회는 1년 전 시작되었던 촛불시위의 감동과 박근혜 퇴진을 이끌어낸 승리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촛불시위의 정신이 이후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즉 적폐 청산의 방향을 둘러싸고는 두 촛불집회 사이에서 명확한 차이가 드러났다.

 

 

두 집회

 

촛불파티가 주최한 여의도 집회에서는 적폐 청산을 이명박근혜 정부 청산으로 제한하고,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흐름이 지배했다. 이들은 “적폐 청산, 개혁의 걸림돌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라고 주장했다. 이들에게 촛불 1주년은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는 장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수립이라는 최종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였다.

 

광화문 집회에서도 촛불파티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친민주당계 발언자들은 문재인 정부를 촛불 승리의 표현으로 묘사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는 여의도 집회와 달랐다.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흐름이 명백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등장이 적폐 청산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커져가는 불평등, 청년 실업, 계속 활개 치는 적폐세력들, 사드 배치, 미국 트럼프 정부에 굴복한 한미동맹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지지부진함 등이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분노는 명백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실망을 담고 있었다. 더욱 중요하게는 이들은 이런 진정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촛불시위가 더 멀리 뻗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논쟁, 그리고 새로운 촛불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뉘었던 두 개의 촛불은 광화문에서 청와대 방면 행진이 시작되면서 또 한 번 분열되었다. 퇴진행동기록기념위는 청와대 방면 시위를 취소했다. 이 집회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청와대 방향 행진을 감행했다. 퇴진행동기록기념위 측의 우려는 맞았다. 이 행진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신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당당한 목소리로 충만했다. 약 천 명의 사람들이 청와대 방향 행진에 동참했는데, 노동자와 가난한 시민, 청년들이 중심을 이뤘다.

 

일부는 촛불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촛불을 박근혜 정부를 끌어내는 수준에서, 즉 민주당이 딱 원하는 수준에서 멈추게 하려는 의도다. 해고, 청년실업, 비정규직 제도, 저임금, 산재, 극심한 불평등, 전쟁 위협, 국정원 해체 등 노동자계급에게 절실한 문제들이 판도라 상자에서 뛰쳐나오는 것, 그래서 촛불투쟁이 이명박근혜 정부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까지 포함하는 온갖 자본가정부에 맞선 투쟁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봉쇄하려는 것이다.

 

촛불은 ‘분열’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러한 분열이야말로 촛불에 참여한 노동자민중의 진정한 요구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다. 왜냐하면 이명박근혜 정부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또한 노동자민중의 절실한 생존의 요구를 실현하는 적폐 청산, 즉 자본주의 착취에 맞선 단호한 투쟁을 겁내는 자본가정부이기 때문이다. 이제 촛불에 ‘노동자계급’을 각인할 때다!

 

최영익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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