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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정위 둘러싼 과거의 대립

민주노총은 왜 노사정위를 탈퇴하고, 투쟁을 선택했던가?

 

 

 

3면 노사정위.jpg

1998년 2월 6일, 1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던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법제화에 합의했다.

 

 

 

얼마 전 노동계 초청 청와대 만찬 이후,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사실상 복귀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민주노총 내부에서조차 일단 ‘사회적대화’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일부는 노사정위 ‘활용론’을 들먹인다. 하지만 노사정위의 탄생과 노동자 투쟁의 역사를 돌이켜 본다면 노사정위의 계급적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다.

 

 

정리해고제, 파견제를 관철시킨 노사정위

 

1996년 김영삼 정부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노동운동’을 주문하며 이른바 ‘신노사관계’ 구상을 발표했다. 이어 5월 9일 공익위원, 학계, 노동계, 재계 대표자를 포괄하는 ‘노사관계개혁위’(이하 ‘노개위’)를 출범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노사정위의 전신이다. 정부와 자본은 신자유주의 전략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동계에 대한 적극적인 포섭 전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노동계의 오랜 요구인 복수노조 허용, 제3자 개입금지 철폐, 교사·공무원의 단결권 허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미끼를 던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등 노동자 죽이는 악법들을 쏟아냈다. 내부 진통 끝에 노개위에 참여했던 민주노총은 현장노동자들의 반발에 못 이겨 결국 10월 2일 노개위를 탈퇴했다. 그러자 김영삼 정부는 12월 26일 새벽, 정리해고제를 비롯한 노동법 개악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분노한 노동자들은 기계를 멈추고 즉각 총파업에 나섰다.

 

96~97년 총파업을 통해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낸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힘은 적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타협적인 지도부 때문에 총파업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노동법 개정 협상은 여야합의로 넘어갔다. 97년 말 IMF 경제공황이 불어 닥친 상황에서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어 98년 1월 1기 노사정위를 구성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간의 고통분담을 주창하고 나선다. 노개위에서 사회적 대화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지만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위에 적극 참여했다. 결과는 재앙이었다. 97년 3월 2년 유예하기로 했던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즉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2월 14일 임시국회에서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가 법제화되고 말았다. 99년 민주노총은 노사정위를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의 교훈

 

노사정위를 둘러싼 민주노총 내부 논쟁과 투쟁의 역사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타협주의자들은 사회적 대화,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노사정위를 모든 계급을 초월한 중립적 기관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노사정위란 실제로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노동법 개악 등 자본가들의 공세를 좌절시키고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사수하는 것은 총파업과 같은 노동자계급의 독립적인 투쟁으로만 가능했다. 노사정위 따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현장에서 노동자를 조직하고 정권과 자본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한 선배노동자들의 비타협적 투쟁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오지환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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