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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가 발톱을 드러내다

민주노총 각개격파 목적으로 추진된 청와대 만찬

 

 

 

2면 청와대만찬_노동과세계.jpg

사진_노동과세계

 

 

 

각개격파 시도

 

10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계를 초대해 청와대에서 간담회 및 만찬을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반색했고 민주노총 역시 “못 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행사가 예정된 날 오전, 민주노총은 항의성명을 내고불참 입장을 밝혔다. 이유가 무엇일까?

 

민주노총은 이번 행사를 ‘노·정 교섭의 출발점’으로 보고, 간담회를 통해 대통령과 큰 틀에서 노·정 교섭을 논의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민주노총이 명시적으로 반대하는데도 개별적으로 산별조직 및 사업장 대표를 초청하기 시작했으며, 연락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양해가 있었다는 거짓말까지 곁들였다.

 

또한 문재인은 이 행사에 노사정위원장을 포함시켰다. 만찬 음식으로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가 선택된 것 역시, 노골적으로 민주노총에게 노사정위 복귀를 종용하는 메시지였다. 간담회는 그저 인사 자리일 뿐, 2부로 예정된 만찬에 양 노총 소속 산별조직과 사업장 대표자를 불러 사회적 대화 분위기를 잡는 ‘그림’을 연출하려 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시도는 노사정위원장에 금속연맹 위원장 출신의 문성현을 임명할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자신이 쌓아놓은 인맥을 활용해 민주노총을 흔들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문성현은 민주노총과 아무런 협의없이 한상균 위원장 특별면회를 진행했고, 일부 산별조직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다녔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번에는 청와대 만찬을 통해 민주노총 각개격파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 이제 드디어 문재인 정부가 발톱을 드러낸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

 

다른 한편으로 이번 사태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투쟁과 교섭 사이에서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정 교섭을 향한 투쟁전선은 설치되지 않은 채 민주노총은 정부와 온갖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자리위원회 및 전문위원회,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투쟁사업장 문제 등 수십 가지 창구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작 가장 중요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노·정 교섭은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는 사이 문재인 정부는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일자리위원회에서 의결된 <일자리 로드맵>에 은근슬쩍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의제를 집어넣었다. 일자리위원회는 사회적 대화기구가 아니라 정부 위원회일 뿐이라며 민주노총 참여를 유혹했던 게 불과 3~4개월 전인데 말이다.

 

게다가 내용 또한 하청노동자들의 요구인 ‘원청 사용자책임’은 실종되었고, 인권위·유엔사회권위·ILO권고 등이 집중된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내년 하반기로 연기되었다. 로드맵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최저임금산입범위 개악 계획까지 노골적으로 적시되어 있었다.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투쟁 조직은커녕 강력한 항의나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일자리 로드맵>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교육부의 최저임금 무력화에 맞서 7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10.25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었고, 노동기본권은커녕 노조 설립신고도 내주지 않는 정부에 맞서 대리운전노조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만찬이 발표되자 “못 갈 이유가 없다”니, 도대체 그 자리에 갈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 한 번 원칙을 되새기자

 

이번 사태로부터 다시 한 번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이 가야 할 길은, 온갖 정부관료의 감언이설이 판치는 실무협의 자리가 아니다. 2천만 노동자들의 절실한 염원을 내걸고 투쟁전선을 설치하는 것!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탄압, 민주노총 각개격파 시도에 강력한 항의를 조직하는 것!

 

오직 이런 조직력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갈 때에만 노·정 교섭 성사도, 요구 쟁취의 길도 열릴 것이다.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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