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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단결을 확대할 기회를 반드시 붙잡자

 

이용덕

 

 

 2면 총론_뉴스1.jpg

사진_뉴스1

 

 

 

개량에 묻어 있는 독 - 노사정대 타협이라는 큰 그림

 

문재인은 지난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진정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해 달라”고 얘기했다. 한국형 사회적 대화 기구는 문재인의 대선공약이었다. 정부의 수순은 공공부문에 아주 부분적인 개량 조치를 던지면서 사회적 대타협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민간부문으로 이 분위기를 확산시키면서 노사정위를 활용하거나 노사정위를 확대 개편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를 도입한 1997년 노사정위, 공무원연금 개악을 관철시켰던 2015년 노사정위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정부와 자본가들이 한패가 되어 민주노조운동을 포위, 고립시키는 수단이다. 경총이나 중소기업연합회 같은 자본가단체들은 벌써부터 “노조 쪽이 얼마나 기득권을 내려놓을지가 관건”, “정규직노동자의 양보”를 떠들며 바람을 잡고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기회

 

그런데 노동자들이 허울뿐인 개량조치에 만족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동안 마음속에서 쌓아 두었던 정규직화,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요구를 토해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자회사 또는 무기계약직 방식의 가짜 정규직화라 할지라도 그동안 흩어져 있었고 수시로 잘렸던 노동자들이 한 회사로 모여 더 크게 단결하고 투쟁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SK브로드밴드나 인천공항공사 등에서 어용노조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거나 어용노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데 이것은 노동자의 더 큰 단결과 조직화에 대비하기 위한 지배자들의 치밀한 포석이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예측과 분석에서 보듯 저들의 계획은 전체 비정규직노동자의 온전한 정규직화가 전혀 아니다. 더군다나 저들이 일부를 정규직화 하는 과정에서 고용과 임금 승계 등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수용하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어떻게 만족할 수 있겠는가? 투쟁은 불가피하다. 아니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는 정부의 주장을 비판하며 630 총파업을 조직했다. 또한 비록 많은 한계가 있고, 노사정 대타협으로 전체 민주노조운동을 포섭하려는 계획 속에 진행되고 있는 정규직화 논의지만 기대심리가 커진 수많은 미조직·비정규직노동자들은 이 열린 틈을 바탕으로 자신의 열망과 요구를 표현할 가능성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가 중요한 이유다. 비정규직 운동과 달리 정규직 운동, 특히 대공장 정규직 노조는 여전히 고립을 겪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완성차 노조가 쟁의를 앞두고 있는데 임금체계 개악, 자본철수 위협 등 자본의 강도 높은 공격의지에 비해 노동자들의 투쟁태세는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 의존하고 자본과 타협하는 방식으론 결코 생존권을 지킬 수도 없고 고립을 뚫을 수도 없다. 왜냐하면 정부와 자본가들이 노리는 것은 대공장 정규직의 양보인데 투쟁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정부와 자본가들은 더욱 더 큰 자신감을 갖고 공격의 고삐를 조여 올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투쟁 없이는 아무것도 방어할 수 없다. 하지만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작더라도 실질적인 행동을 조직하지 않는다면 계속 고립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방어투쟁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의존하느냐, 문재인 정부에 맞서 투쟁하느냐

 

지난 630 파업 때 자본가언론은 ‘급식대란’ 운운하며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을 비난했다. 소위 문빠들도 기다리라며 파업에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저들의 비난과 압박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예전과 달랐다. 그 누구도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부정할 수 없고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보장 등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약간이라도 투쟁에 나선다면 자본가들은 예전처럼 감히 큰 소리 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저들을 더 쥐어짜고 압박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 잘 보이거나 문재인 정부에 의존해 자기사업장, 자기 부문의 문제만 풀려고 하는 노조 관료들은 이러한 노동자의 힘을 포기한다.

 

지금 노동자투쟁을 둘러싼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중요한 대립구도는 문재인 정부에 의존하려는 경향과 문재인 정부에 맞서 투쟁하려는 경향과의 대립이다. 첫 번째 경향은 노동자계급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을 팔아먹는 경향이다. 왜냐하면 민주노조의 생명은 자본가정부로부터의 독립성, 자주성에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정당만 바라보는 민주노조운동은 자신의 힘을 동원할 수 없고, 따라서 결국 자본가계급 의도대로 끌려 가다가 한방에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경향은 또한 당면 투쟁에서도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쟁취하기 어렵게 만든다. 끝까지 투쟁할 태세가 없는 민주노조를 누가 두려워하겠는가?

 

문재인 정부에 맞선 투쟁의 깃발을 놓지 말자. 이 깃발을 더욱 더 높이, 더 크게 펄럭여야만, 그리고 이 깃발 중심으로 더 많은 노동자가 똘똘 뭉쳐야만 노동자계급은 기만당하지 않고 배신당하지 않고 자신의 해방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

 

 

 


 

 

임박한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예측과 분석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초안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정부는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맡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 9만 5천여 명을 정규직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부는 기존 정규직 전환의 판단 기준인 ‘상시·지속업무’ 요건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는 ‘과거 2년 간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앞으로 2년 간 해당 업무가 상시·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정규직 전환을 권고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과거 2년 동안 상시·지속’이라는 요건을 만족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2년간 지속될 업무’로 판단되는 경우엔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부의 정규직 전환 대상에는 무기계약직이 빠져 있다. 그리고 무기계약직이 아닌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계획도 당연히 없다.

 

그동안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중 상시·지속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왔다. 그런데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전체 38만 명의 학교비정규직 중 교육부가 집계한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대상자가 절반이 넘는 20만 명이나 된다.

 

교육공무직 노동자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스포츠강사·영어전문강사 등 여러 직종에 기간제법 적용 예외가 인정되면서 무더기 해고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스포츠강사·영어전문강사 등의 무기계약직 전환조차 반대하고 있다.) 방과 후 교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도 계획에 없다. 이밖에도 정부는 일시·간헐적 업무, 경과적 일자리, 고도의 전문직 업무 등을 정규직화 제외 대상으로 설정해 노동자들을 배제하려 하고 있다.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의 절반이 학교비정규직인데 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묶는 것까지 열어두고 있다. 별도 직군으로 묶어 직무와 직종에 따른 임금수준과 승급체계를 다르게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명찰만 바뀌는 가짜 정규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파견·용역 노동자는 2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인데 정확한 규모와 기간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런데 정부는 파견·용역 전환방식 방법 중 자회사 및 사회적 기업 방식을 아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는 기존 파견·용역 업체와 마찬가지로 간접고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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