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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그 누구도 630 총파업의 정신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 최저임금 결정에 부쳐

 

 

 

12면 최저임금_노동과세계.jpg

사용자위원들이 155원을 최초제시안으로 내놓자 가난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사진_노동과세계

 

 

 

2018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전년대비 16.4% 인상이고 월급으론 1,573,770원이다. 사상 최대의 인상 폭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투쟁의 진정한 의의는 겉으로 드러난 인상 폭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상 최대의 인상 폭에 감춰져 있는 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숱한 어려움을 뚫고 630총파업까지 조직하면서 지금 당장 1만원을 외쳤다. 수많은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지금 당장 1만원 구호는 단순히 상징적인 구호가 아니었다. 시급 1만원을 주 40시간 기준 월급으로 계산하면 209만원인데 1인 가구 노동자 표준 생계비인 월 2백50만원(2017년 민주노총 기준)에도 못 미친다. 최저임금 1만원은 그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위한 최소조건일 뿐인데 시급 7,530원은 1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은 대선 때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1년에 15.62% 인상시켜야 한다. 집권 첫 해부터 공약을 어기는 건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에 올해 15.62% 인상은 기본이라고 봐야 한다. 올해 15.62%를 올리면 시급 7,480원이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7,480원에서 겨우 50원이 올랐을 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과 비난을 뚫고 630총파업까지 조직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바로 이 가이드라인을 투쟁으로 돌파해야만 문재인 정부의 약속에 갇히지 않고, 절실한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결단 때문이었다. 이 소중한 결단을 외면한 결과이기에 7,530원을 무조건 환영할 수 없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독립성과 강력한 투쟁정신이 왜 중요한가?

 

노동자위원들은 1만원에서 9,750원으로 후퇴하더니 8,330원으로 후퇴했고, 막판에는 7,530원으로 후퇴했다. 사용자위원들의 최종안은 7,300이었다. 노사의 최종 격차는 고작 230밖에 안 됐다. 처음의 후퇴는 한국노총측 노동자위원이 주도했지만 이후 대폭적인 후퇴 과정에선 민주노총측 노동자위원도 손발을 맞췄다.

 

이런 후퇴의 원인을 노동자들에게 완전히 불리한 최저임금 결정구조와 방식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예전에도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과 담합해서 최저임금 인상을 억누르지 않았던가? 그래서 작년 7월 최저임금위원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그러다 제도개선도 없는 상태에서 복귀했다. 결국 최저임금위원회의 역할은 뻔했다. 노동자위원은 들러리밖에 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가하지 말고, 그 바깥에서 노동자 투쟁으로 압박해야 했다. 최소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630파업의 정신을 받아 안아 최저임금위원회를 과감히 비판했어야 했다.

 

하지만 노동자위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1만원 요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원칙을 쉽게 포기했으며 공익위원들의 협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거나 비판하지도 않았다. 당장 얼마를 올릴 수 있냐는 문제에 매달린 결과 투쟁의 정신은 희미해졌다. 이런 기조라면 최저임금 투쟁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감시 수준으로 떨어지고 최저임금이 문재인 공약대로 2020년에야 1만원으로 오르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것은 노동자가 단결투쟁을 통해 스스로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간다는 노동자운동의 근본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어차피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요구 수준이 낮춰질게 뻔하다면 어떤 노동자가 생활임금 쟁취,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려고 하겠는가?

 

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선 민주노조운동의 독립성과 강력한 투쟁정신이 약화되면, 그들은 양보할 이유도 없을 것이며 설사 노동자들에게 일시적으로 무언가를 양보하더라도 노동자들이 힘을 잃어버렸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지금 당장 1만원 요구를 쉽게 포기한 것이 이 중요한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 선을 넘지 마시오 vs 아니오, 다음에는 반드시 뛰어넘을 것이오

 

자본가들은 완강히 저항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영세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4조+@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여전히 법인세 대폭 인상 등 재벌의 책임을 묻는 방식은 회피하고 있으며 노동자민중의 세금만 활용하려고 한다. 게다가 지원받는 영세중소기업 사장들이 노동자의 처지 개선에 이 돈을 쓰리란 보장도 전혀 없다.

 

가난한 수백만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 의존하고 이 정부가 설치한 가이드라인 내로 투쟁을 가두어버리면, 노동자들은 ‘주면 주는 대로’ 받는 무기력한 존재로 굴러떨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저임금위원회 바깥에서 더 강력한 투쟁을 만들 수 있다. 630 총파업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뭐라 말하든,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를 내걸고 기운차게 진군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 길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민주노총의 모든 지도자들은 정부와 자본가단체의 협박과 압력이 아니라, 바로 이 노동자들의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현장의 노동자들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2017년 7월 18일

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노건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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