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노건투 2017.06.13 13:36 조회 수 : 83

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4면 헌재_연합뉴스.jpg

사진_연합뉴스

 

 

 

5월 25일 헌재는 “일용근로자로서 3개월을 계속 근무하지 아니한 자를 해고예고제도의 적용예외 사유로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5조 제1호가 청구인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선고했다. 이유는, 3개월이 안 된 일용직 노동자에게도 해고예고제도를 적용하면 사용자(자본가)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것이었다.

 

일용직 노동 자체가 자본가들에게 아주 유리한 제도다. 말 그대로 하루단위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노동자를 쉽게 자를 수 있다. 지금처럼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본가들이 노동유연화를 극한까지 원하는 상황에서, 일당으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것은 자본가들에게 그야말로 축복이다.

 

해고예고제도는 자본의 일방적 해고로 노동자의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 자본가가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지도록 만든 제도이다. 그런데 이번에 헌재가 판단한 건 3개월이 되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는 계속 근로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해고로 벌어지는 생계의 어려움을 자본가가 책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자본가를 최소한의 책임으로부터도 해방시켜주면서 언급하는 근거는 일용직 노동자의 계속근로 (의지) 여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용직은 노동자의 선택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강요받는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한 노동자도 마찬가지였다. 대형병원 급식실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게 된 이 노동자는 3개월 이상 근무하고 싶었지만, 회사 쪽에서 1개월짜리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리고 한 달이 다 되어갈 무렵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자본의 횡포 앞에서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계속근로의 수단은 애초에 없었다. 이런 일이 금속, 공공, 모든 사업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손들어줬던 헌재가 박근혜 탄핵을 인용한 것은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대중의 염원을 현 사회 법질서 속으로 가두기 위한 수단으로 헌재가 그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이다. 여전히 법은 자본가들의 이윤을 지키고 있고, 헌재는 이 법을 굳건히 지키는 파수꾼일 뿐이다.

 

유보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8 우리의 오류를 철저히 반성하며 '패배로 끝난 현대차 울산 1공장 신차 투쟁' file 노건투 2017.09.19 187
327 [정규직화와 계급적 단결] 온전한 정규직화는 단결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file 노건투 2017.09.15 74
326 [정규직화와 계급적 단결] 전환율 2%, 문재인표 정규직화의 실체 file 노건투 2017.09.15 78
325 [정규직화와 계급적 단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반대가 정규직의 살길? 일그러진 초상화가 보여주는 진실 file 노건투 2017.09.14 97
324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확대할 기회를 반드시 붙잡자 file 노건투 2017.07.19 172
323 [성명] 그 누구도 630 총파업의 정신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 최저임금 결정에 부쳐 file 노건투 2017.07.18 244
322 [계급협조인가 계급투쟁인가]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 노동자에게 주인‘의식’만 불어넣고 들러리로 동원하는 노동이사제 file 노건투 2017.07.11 130
321 [계급협조인가 계급투쟁인가] 그들의 칭찬, 그러나 우리들의 분노 file 노건투 2017.07.10 207
320 630 총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목소리 file 노건투 2017.07.06 134
319 [계급협조인가 계급투쟁인가] 문재인 정부의 포섭과 분열 전략 어떻게 깨뜨릴 것인가 file 노건투 2017.07.05 119
318 [계급협조인가 계급투쟁인가] '비정규직노동자의 대대적인 진출을 앞당기자' 민주노총 630 총파업 평가 file 노건투 2017.07.05 118
317 분배를 통한 성장론 비판 환상이 아니라 투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file 노건투 2017.06.28 96
316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SK브로드밴드 회장님의 개과천선 file 노건투 2017.06.22 132
315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정규직화 투쟁, 무엇을 놓친 걸까? file 노건투 2017.06.22 197
314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서울모델’의 확장판 file 노건투 2017.06.21 168
313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다시 보는 ‘정규직화’ 최근에 진행된 몇 가지 사례들 file 노건투 2017.06.21 100
312 [기획연재]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계급 (5) 자본가왕국으로 갈 것인가, 노동자해방으로 갈 것인가 file 노건투 2017.06.16 95
» 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file 노건투 2017.06.13 83
310 문재인 정부 인선에서 진짜 주목할 점 file 노건투 2017.06.13 112
309 총파업 미루면 노동자의 삶이 나아지는가? 비난 받고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한 6월 30일 총파업 file 노건투 2017.06.12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