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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노건투 2017.06.13 13:36 조회 수 : 48

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4면 헌재_연합뉴스.jpg

사진_연합뉴스

 

 

 

5월 25일 헌재는 “일용근로자로서 3개월을 계속 근무하지 아니한 자를 해고예고제도의 적용예외 사유로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5조 제1호가 청구인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선고했다. 이유는, 3개월이 안 된 일용직 노동자에게도 해고예고제도를 적용하면 사용자(자본가)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것이었다.

 

일용직 노동 자체가 자본가들에게 아주 유리한 제도다. 말 그대로 하루단위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노동자를 쉽게 자를 수 있다. 지금처럼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본가들이 노동유연화를 극한까지 원하는 상황에서, 일당으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것은 자본가들에게 그야말로 축복이다.

 

해고예고제도는 자본의 일방적 해고로 노동자의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 자본가가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지도록 만든 제도이다. 그런데 이번에 헌재가 판단한 건 3개월이 되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는 계속 근로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해고로 벌어지는 생계의 어려움을 자본가가 책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자본가를 최소한의 책임으로부터도 해방시켜주면서 언급하는 근거는 일용직 노동자의 계속근로 (의지) 여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용직은 노동자의 선택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강요받는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한 노동자도 마찬가지였다. 대형병원 급식실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게 된 이 노동자는 3개월 이상 근무하고 싶었지만, 회사 쪽에서 1개월짜리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리고 한 달이 다 되어갈 무렵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자본의 횡포 앞에서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계속근로의 수단은 애초에 없었다. 이런 일이 금속, 공공, 모든 사업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손들어줬던 헌재가 박근혜 탄핵을 인용한 것은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대중의 염원을 현 사회 법질서 속으로 가두기 위한 수단으로 헌재가 그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이다. 여전히 법은 자본가들의 이윤을 지키고 있고, 헌재는 이 법을 굳건히 지키는 파수꾼일 뿐이다.

 

유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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