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문재인 정부 인선에서 진짜 주목할 점

 

 

 

4면 인선_뉴스1.jpg

김진표, 장하성 등에 대한 인선은 청와대 안방 주인은 바뀌었지만 정부의 친자본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암시다. 사진_뉴스1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위장전입 등 도덕성이 문제되고 있다. 추악한 부패로 정권을 잃은 새누리당 출신들에겐 도덕성을 말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정부 인사의 도덕성 문제는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이 점에서 ‘공직배제 5대 기준’에서 위장 전입 항목을 완화해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상조, 외교부장관 후보자 강경화, 국무총리 후보자 이낙연의 위장전입을 용인하고, 앞으로 추가 인선 과정에서 위장전입 항목을 아예 5대 기준에서 제외할 의사까지 보인 건 문재인 정부의 도덕적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과연 어느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가이다.

 

 

정권은 바뀌어도 친자본 정책은 그대로?

 

여러 언론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개혁구상과 관료의 추진력, 두 날개로 난다” 식으로 선전했다. 가령 공공부문 81만 개 일자리 창출 같은 개혁구상을 강한 추진력으로 관철할 것처럼 환상을 퍼뜨린다. 이런 환상은 노동자의 눈을 흐리게 만든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관련 핵심인사들을 보면, 이 정부의 계급적 실체를 훤히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면서 향후 5년 정책을 설계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위원장에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 김진표가 임명됐다. 김진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정부 중책을 맡았는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요구를 ‘사회주의적’이라고 매도할 정도로 자본가들의 이익에 충실한 자다.

 

그는 5월 25일 “경제혁신, 생산성 향상 다양화를 위해 산업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지난 6개월 간 국정 지도층 공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30일엔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장이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해서 한국수출입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것은 조선업 대량해고를 비롯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빠르고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우회적 선언이다. 또한 청와대 안방주인은 바뀌었지만 정부의 친자본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암시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가 바로 김동연이다. 문재인은 김동연을 경제부총리로 내정하며 “판잣집에서 출발해 누구보다 서민을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오랜 경제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중책을 맡으면서 가난한 노동자 민중이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데 적극 나섰던 전형적인 지배자의 일원이다.

 

 

재벌 저격수인가 노동자 저격수인가?

 

한편, ‘재벌 저격수’로도 불렸던 장하성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내정된 뒤 “두들겨 패는 것과 재벌개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고, 재벌지배구조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재벌에 대해서는 이렇게 매우 소심한 장하성은 노동자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격적이기도 했다. 2년 전에 장하성은 김동연이 총장으로 있던 아주대에 가서 이렇게 강연했다. “현대차의 연평균 임금은 9,400만 원인데, 2·3차 협력업체 근로자는 2,000만 원 대를 받는다. 이건 경제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힘의 논리’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런데 현대차지부 조합원의 임금은 처절한 투쟁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잔업과 특근의 대가다. 또한 현대차지부 조합원의 임금은 반드시 깎아야 하는 고임금이 아니라 앞으로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누려야 할 정상임금이다.

 

이 점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장하성이 앞으로 펼칠 정책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는 힘으로 현대차 정규직을 제압하려 할 것이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조국은 영원하다”

 

다른 인사들을 봐도 문재인 정부의 계급적 실체가 분명히 드러난다. 노조파괴·직장 폐쇄로 악명 높은 갑을오토텍 사측을 변호하고, 노조 간부 형사고소를 주도한 박형철이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대리인이었던 이인걸 변호사가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내정됐다.

 

이재용과 박근혜가 뇌물을 주고받는 것만이 부패가 아니다. 한 줌 자본가들이 압도적 다수 노동자를 착취하고, 탄압하며, 기만하고, 수많은 소비자 민중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자본주의체제 전체가 가장 거대한 부패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 비서관실 인선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자본주의 부패질서를 더 공고히 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은 5월 26일 박근혜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촛불집회를 평화롭게 관리하려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했고, “각 부처의 노력을 연속성 차원에서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조국은 영원하다”고도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지금 친노동, 반재벌 애드벌룬을 높이 띄우고 있지만 실제론 ‘영원한 자본가의 조국’을 위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연속으로서 친자본, 반노동 정책을 ‘속도감 있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려 하지 않는가? 이런 정부를 눈곱만큼이라도 믿을 수 있는가? 노동자의 생존과 해방을 위해 단결력과 투쟁력을 ‘속도감 있고 일관성 있게’ 강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박인국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7 분배를 통한 성장론 비판 환상이 아니라 투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file 노건투 2017.06.28 30
316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SK브로드밴드 회장님의 개과천선 file 노건투 2017.06.22 86
315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정규직화 투쟁, 무엇을 놓친 걸까? file 노건투 2017.06.22 150
314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서울모델’의 확장판 file 노건투 2017.06.21 109
313 [문재인 정부와 기만적 정규직화]다시 보는 ‘정규직화’ 최근에 진행된 몇 가지 사례들 file 노건투 2017.06.21 40
312 [기획연재]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계급 (5) 자본가왕국으로 갈 것인가, 노동자해방으로 갈 것인가 file 노건투 2017.06.16 60
311 헌법재판소 - 자본주의의 파수꾼 file 노건투 2017.06.13 48
» 문재인 정부 인선에서 진짜 주목할 점 file 노건투 2017.06.13 77
309 총파업 미루면 노동자의 삶이 나아지는가? 비난 받고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한 6월 30일 총파업 file 노건투 2017.06.12 92
308 노사협조주의와 의회주의 개량정당 - 노동자 투쟁의 힘을 지운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영원한 굴종 file 노건투 2017.06.12 67
307 [성명]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 노동자운동을 거세하려는 사악한 계획 file 노건투 2017.06.07 162
306 [기획연재]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계급 (4) 노동자의 적은 신기술인가 아니면 자본주의 자체인가? file 노건투 2017.06.01 75
305 [SK브로드밴드] 자본이 설치한 거대한 덫 - 자회사 file 노건투 2017.05.26 284
304 [성명] 성소수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는 국가폭력 file 노건투 2017.05.26 53
303 인천공항공사 - 정부의 허울 좋은 약속을 넘어설 길은 투쟁뿐! file 노건투 2017.05.25 122
302 [문재인 정부 출범과 노동자투쟁] 개량의 늪을 건너, 더 멀리 더 높이 ! file 노건투 2017.05.25 103
301 [기획연재]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계급 (3)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절반이 사라진다? file 노건투 2017.05.18 153
300 [기획연재] 민주당 정부와 노동자투쟁 (4) 2003년 화물연대 투쟁이 보여준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힘 file 노건투 2017.05.15 90
299 [대선과 노동자투쟁] 19대 대선, 무엇을 보여주는가? file 노건투 2017.05.11 169
298 [대선과 노동자투쟁] 대선 이후 정세와 노동자운동의 과제 file 노건투 2017.05.11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