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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조주의와 의회주의 개량정당

노동자 투쟁의 힘을 지운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영원한 굴종

 

 

 

3면 노사협조주의_민중의소리.jpg

노사협조주의적 노조관료들과 의회주의 개량정당 의원들은 노동자대중의 독립적인 단결투쟁의 힘을 지워버리려고 한다. 2015년 1월 6일 SK그룹 원청이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SK그룹 본사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_민중의소리

 

 

 

자회사 정규직화 카드를 대단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SK 자본은 KT 자본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위기가 오면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정리해고하려 나설 것이다. 심지어 SK 자본은 자회사 정규직화가 더 많은 이윤을 짜내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내보이고 있다.

 

이런 악랄한 계획을 집행하기 위한 결정적인 수단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임금인상과 노동강도 완화, 해고 분쇄를 강제하는 강력한 투쟁을 펼칠 수 없게 SK브로드밴드 노동자들의 투쟁 주먹을 꽁꽁 묶어두는 것이다. SK 자본은 “100개가 넘는 업체에 간접고용해 노조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기존 전략을 “노사협조주의 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통제한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수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그 계획은 본격화하고 있다. SK 자본은 어용노조를 세우고 이것이 다수파 노조가 되게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SK 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희망연대노조 SK비지부)가 강력한 투쟁력을 갖춘 전투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입체적인 작업에 착수해왔다. 이것이 어용노조의 영향력 확대가 가능한 전제조건이자, 어용노조 안착화가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투쟁의 힘 지우는 데 협조하는 위험한 흐름

 

불행하게도 희망연대노조와 SK비지부 지도부의 행보는 SK 자본의 계획에 화답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노조 교섭위원들마저 배제된 상태에서, SK 자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극비 밀실교섭’을 진행했고, 조합원들은 언론을 통해서 비로소 자회사 정규직화 결정을 알았다. 노조 집행부는 밀실교섭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센터장들(하청자본가)의 저항’, ‘복수노조 위험’ 등을 거론했지만, 지금 명백히 확인되듯이 두 가지 위험 모두 피해갈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복수 노조 위험’ 배후에 SK 자본이 도사리고 있음은, 그리고 ‘하청 센터장들의 저항’은 원청 SK 자본이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제압할 수 있음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결국 SK 자본이 요구한 것은, 황금과도 같은 몇 개월 동안 비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집단적 힘을 조직해 복수노조 흐름을 원천 차단하면서 전체 노동자를 조직하고 자회사 정규직화 카드가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단호한 투쟁태세를 갖춰가는 것을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그 따위 요구를 노조 집행부가 냉큼 받아들이면서 조합원들을 완전 배 제한 덕분에, SK 자본은 어용노조를 준비하고, 센터장들의 저항까지 십분 활용하면서, SK비지부 조합원들을 기습해, ‘자회사 정규직화 카드’가 자신을 위협하는 것을 차단할 기회를 확대할 수 있었다.

 

 

저들이 지워 없애려는 것 - 우리가 지켜야 할 것

 

그런데 노조 지도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1월 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 통신위원회 위원인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을 통해 원청 직고용 고려 의사를 확인”했고, 이것이 사장면담으로 이어지면서 밀실 교섭의 출발점이 됐음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추혜선 의원은 이런 정보를 노조 조합원들에게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사태가 언론에 완전히 드러난 뒤에 발표한, 추혜선 의원 성명서에 밀실교섭과 관련한 유감표명의 말이 단 한 마디도 없는 것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결국 노동자의 독립적인 단결투쟁의 힘을 확대하는 대신, 노사 중매역할, 또는 (성과연봉제 반대 철도파업에서 나타났듯이) 민주당 같은 자본가당과의 유착을 통해 노동자에게 떡고물을 갖다 주면서 자신의 존재근거를 찾는 의회주의 개량정당의 한계가 또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 주관적 의도가 무엇이든, 이렇게 노사협조주의적 노조관료들과 의회주의 개량 정당 의원들은 노동자대중의 독립적인 단결투쟁의 힘을 지워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워버리려 하는 노동자대중의 자주적인 투쟁의 힘, 바로 그것이 노동자가 생존권을 사수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최영익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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