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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멕시코 지진이 이 사회의 단층선을 드러내다

 

 

 

 6면 멕시코 지진.JPG

사진_AFP/연합뉴스

 

 

 

규모 8.1의 지진이 멕시코를 강타했다. 적어도 96명이 죽었고[9월 24일 오후 기준, 319명 사명],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다치고 수천 명이 집을 잃었다. 멕시코에서 대지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5년, 대지진으로 고층 건물들이 내려앉아 멕시코시티에서만 1만여 명이 죽었다.

 

그 대응으로 멕시코 정부는 수도를 보호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들을 시행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 엄격한 건축 법규정들을 갖추도록 했고, 세계 최초로 공공 지진경보 시스템을 설치했다. 사실 이 시스템은 최근의 지진에서 그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수도에 사는 주민들은, 지진이 닥치기 전에 1분 정도 울린 경고음을 듣고 밖으로 도망치거나 테이블 밑으로 숨을 수 있었다.

 

 

가난하기에 더 치명타를 입은 지역들

 

그러나 멕시코시티는 이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진앙에 가까운 곳은 더 남쪽에 있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있는 지역들이었다. 멕시코시티는 수백만 노동자와 가난한 이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부르주아지의 중심이자 국가 기관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강타한 남부의 치아파스 주와 오악사카 주는 그렇지 않았다. 이들 주에서는 3분의 2 이상의 사람들이 빈곤 속에 살아간다. 많은 지역이 시골이거나 고립돼 있는 곳들이다. 물 하나 구하려고 하루에 두 시간씩 걸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좀 더 부유하고 관광지인 태평양 연안 도시 아카풀코 같은 곳은 일찍이 지진 경보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나 지진이 가장 강력하게 때렸던 지역들은 그렇지 못했다. 심지어는 그곳 지역에는 충분한 병원도, 응급 인력도, 대중교통 인프라도, 재난 계획도 없었다.

 

이번 지진으로 인구 약 10만 명이 사는 오악사카 주의 소도시 후치탄에서만 최소 36명이 죽었다. 시 청사는 무너져 내렸으며, 이 시에 유일했던 병원도 파괴됐다. 이 시에는 어떤 종류의 지진경보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이런 종류의 재난에 대응할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도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나서서 밤낮으로 일하면서, 돌무더기를 치워내고 생존자를 찾아내고 있다.

 

아무런 지원도 없이 며칠이 지나자 사람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후치탄 마을의 한 택시기사는, “저들은 식품과 기증품들을 주지 않고 비축해 놓고서, 자기들이 식품을 나눠주는 그림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젊은 활동가는 기증품들로 가득 차 있는 트럭이 시 청사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제가 그걸 보고 정말 화가 나서 공무원에게 면전에다 대고, 이 보급품들 우리에게 나눠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힘으로라도 가져가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그 공무원은 경찰을 불렀다고 한다.

 

 

자본가정부에 의존할 수 없다

 

누구도 멕시코 정부가 진지하게 도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치아파스 주의 의원은 이렇게 보고했다. “빈곤이 만연한 지역에 재난이 터지면 그 영향력은 기하급수적이다. 재개발이나 지원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멕시코 정부는 가난한 자들이 아닌 오로지 부유한 자들의 필요에만 응답하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지진, 쓰나미, 태풍 등 소위 ‘자연재해’라 불린 많은 사건도, 자본주의 사회 아래에서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어야 했던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이번 지진 참사는 멕시코 땅의 단층이 아니라,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를 가르는 이 사회의 단층선을 드러냈다. 멕시코의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모든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자들에게만 봉사하는 이 정부에 도저히 의존할 수가 없다. 단지 스스로의 힘에만 의지할 수 있을 뿐!

 

 

번역 현아

출처 : 미국 트로츠키주의 그룹 스파크의 정치신문 9월 1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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