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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죽이기 공세에 나선 프랑스 마크롱 정부

 

 

 

7면 마크롱 노동개악.jpg

지난 해 3월, 노동개악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마르세이유의 노동자와 학생들. (사진_AP/뉴시스)

 

 

 

 

마크롱 정부가 집권 석 달 남짓 만에 노동법 개악 전면공세에 나섰다. 8월 31일 확정한 개악안은 해고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노동자가 해고에 불만을 표시할 수 있는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부당해고에 대한 손해배상액에 상한선을 도입했는데, 예를 들어 5년 일한 노동자는 부당해고당해도 손해배상액으로 최대 6개월 치 임금밖에 못 받는다. 아무리 오래 일했어도 부당해고 손해배상액은 20개월 치 임금을 넘지 못한다.

 

 

쉬운 해고, 노조 무력화

 

프랑스는 다른 나라보다 정리해고를 더 엄격하게 규제하는데, 이번 노동법 개악안에 따르면 노조 개입 없이 퇴직 대상 노동자들과 직접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 마크롱 정부는 이처럼 해고를 쉽게 만들면, 사측이 고용을 꺼리는 ‘고용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해 고용도 쉬워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믿을 노동자가 있을까?

 

또한 앞으로 중소기업은 사측이 직원들과 교섭할 때 산별노조의 의견을 무시해도 된다. 가령, 5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노동자 대표들이 회사와 교섭하기 전에 산별노조의 위임을 받지 않아도 사측과 교섭해 합의할 수 있고, 2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노동자가 선출한 대표가 없어도 사측은 직원들과 직접 교섭할 수도 있다. 이것은 중소기업에서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법 개악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더 큰 공격의 일부다. 마크롱 정부는 공무원 15만 명을 감축하려 하고, 철도노동자의 연금을 개악하려 한다. 공공부문에서 온갖 형태로 외주화를 늘리고 있다.

 

기업 법인세는 인하하는 반면 모든 주민이 내야 하는 사회보장세(CSG)는 인상하려 한다.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노동자 죽이기 공세에 나서는 만큼, 현장에서 자본가들도 더 과감하게 노동자를 공격하려 한다. 따라서 노동법 개악은 공공인가 민간인가, 대기업인가 중소기업인가를 떠나 모든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해서 싸울 것을 요구한다.

 

 

한국 노동자가 프랑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9일, 영국 자본가언론 <이코노미스트>는 마크롱 정부의 노동법 개악에 대해 “프랑스 노동정책 주변을 수십 년간 배회하던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쫓아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노동법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약간이라도 보장하는 조항들은 과거에 프랑스 노동자들이 치열한 계급투쟁을 통해 쟁취한 것이다.

 

따라서 마크롱이 ‘현대화’라 부르며 지금 노동법 개악을 밀어붙이는 것은 그런 치열한 투쟁이 벌어지기 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무제한으로 착취해, 이윤을 무한대로 늘리고 싶은 세계 자본가들의 심리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영악하게 잘 표현했다.

 

한국 자본가언론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노동개혁은 저성장·고실업이라는 동일 숙제를 떠안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마크롱표 개정안은 앞서 대타협 파기로 끝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과 큰 줄기를 같이 한다. 다만 과거 박근혜 정부표 노동개혁이 노동유연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반면, 현 문재인 정부표 노동개혁은 고용안정에 무게를 두고 재벌개혁 등과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아시아경제>, 9월 1일자)

 

한국 자본가언론은 경제위기를 해결하려면 프랑스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노동자들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비록 박근혜 정부 때와는 다르게 문재인 정부는 ‘고용안정’, ‘재벌개혁’ 같은 환상을 조장하며 좀 더 신중하고 교묘한 방식을 사용하겠지만, 어쨌든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 자본가들이 프랑스를 보며 노동자를 어떻게 공격할지에 대한 시사점을 찾으려 한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그런 공격에 맞서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박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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