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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들루프 :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이 승리하다 !

 

 

 

7면 과들루프_구글맵 캡쳐.JPG

남미 대륙 위 대서양의 서인도제도에 있는 프랑스의 해외 주 과들루프.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프랑스 해외 영토인 과들루프에서 바나나 노동자들이 5월 18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20개 대농장(플렌테이션)에서 거의 30년 만에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다. 노동자들은 42일간 파업한 뒤 결국 사장들을 한 걸음 물러서게 만들었다.

 

6월 28일 수요일, 사장들은 그들이 빼돌렸던 노동자들의 휴일 수당, 초과근무 수당 등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파업위원회는 이미 노동자 한 명당 3년 치 수당을 받아냈다. 그 금액은 수천 유로[수백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게다가 파업 기간의 임금도 받아냈다. 7월 3일, 파업기간 임금으로 700유로(약 90만 원)이 노동자들에게 지급됐다.

 

 

분노의 이유

 

먼저 브와드부 대농장 파업이 승리하면서, 다른 대농장 노동자들도 파업에 나섰다. 브와드부 대농장 노동자들은 여러 차례 파업하고 오래 노력한 끝에 노동자 1인당 약 1~2만 유로[약 1,300만 원~2,600만 원) 정도를 쟁취했다. 이 돈은 그동안 사장이 노동자들한테 온갖 방식으로 빼앗아 갔던 돈 중 일부일 뿐이다.

 

이번 파업에서 바나나 대농장 노동자들이 내걸었던 요구는 병가 수당 지급, 최저 월급 준수, 연령에 따른 수당 지급과 교통비 지급, 위생과 안전 등 노동환경 즉시 개선 등이었다.

 

 

노예와 같은 노동조건

 

‘짜예’란 바나나를 옮기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짜예’는 하루에 6~7톤 정도를 들고 나르는데, 132~150개의 바나나 다발을 어깨에 올려 옮긴다. 바나나가 다치지 않게 감싸주는 ‘폴리’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도 하루 작업시간 동안 24km를 걷는다. 바나나 다발을 자르는 노동자는 매일 24~28톤에 이르는 무게를 들어올린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한 대가로 집에 가져갈 돈은 한 달에 1,000유로(약 129만 원)밖에 안 된다.

이런 노동조건은 노동자들에게 신체 변형, 관절염 등 많은 고통을 준다. 또, 농장에서 뿌리는 독한 살충제에 노출되는 이곳 노동자들은 장기적으로 질병에 걸리거나 일찍 죽게 된다. 산재 사고도 계속 일어나 노동자들은 죽거나 불구로 살아간다.

 

 

깡패와 다름없는 사장들

 

노동자들은 이곳의 백인 농장주들을 ‘베케’라고 부른다. 이 ‘베케’들의 조상은 다름 아닌 과거 흑인노예의 주인들이다. 이들은 노예 시대에는 사탕수수 사업으로 노예들을 착취해 부를 쌓았고, 지금은 바나나 사업으로 임금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부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지도자 격인 마르티니크의 가장 부유한 ‘베케’도 같은 방식으로 마르티니크 섬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

 

파업의 위력

그런 바나나 농장 사장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막대한 손해 때문이었다. 파업 이후 바나나 수출 물량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한 탓에’ 길 위나 컨테이너 안에서 썩어갔다. 20개 농장 노동자가 파업에 들어갔으니 파업 불참자만으로는 바나나를 제대로 따서 운송하고 수출하기 어려웠다.

 

처음에 파업이란 건 없으며 협상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무시했던 사장들이, 결국엔 공식적으로 이 파업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살아 있는’ 파업이었다. 날마다 150~250명의 노동자가 새벽 5시부터 농장 앞에 나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해서 몇몇 노동자는 파업에 동참하게 됐다.

 

또, 노동자들은 고지대에 있는 농장까지 가는 산 길목 곳곳에서 최소 2박씩 야영하면서 자신들의 파업을 지키고 확대해 나갔다. 이렇게 농장을 봉쇄했고, 이것이 결정적 행동이었다.

 

각 농장마다 4명씩 선출해 구성한 파업위원회가 파업을 지도했다. 파업위원회는 총괄 역할을 했지만, 파업을 계속할 것인지는 날마다 전체 파업노동자가 총회를 열어 결정했다. 파업위원회는 파업투쟁에 대한 모든 주요 사안을 총회에 올려 함께 결정했다.

 

 

바나나 파업, 모든 노동자의 본보기가 되다

 

브와드부 농장과 다른 대농장의 파업이 다른 회사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바나나 농장 파업이 우리가 자본가들에게 빼앗긴 것들을 되찾아 오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파업의 성과로 바나나 농장의 끔찍하기 그지없는 노동조건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번 한 번의 승리로 모든 걸 완전히 따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이제는 현장의 노동조건, 노동자들의 투쟁력과 자신감을 비롯한 그 무엇도 예전과 같을 순 없다는 사실이다.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승리’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7면 과들루프.jpg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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