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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해도 소용없다, 이 정부는 무너질 것이다 !"

멈추지 않는 브라질 노동자투쟁

 

 

 

9면 브라질_reuters.jpeg

사진_Reuters

 

 

 

3월 15일의 파업과 시위, 4월 28일의 역대급 총파업에 이어 5월 24일에도 테메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브라질 노동자들의 강력한 시위가 이어졌다. 경찰 추산 35,000명, 주최 측 추산 150,000명의 시위대가 행정수도 브라질리아로 ‘상경투쟁’을 벌였다.

 

시위대는 “테메르는 물러나라”, “탄압해도 소용없다, 이 정부는 무너질 것이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브라질 자본가들과 정부가 연금개악, 노동법개악 등의 조치를 밀어붙이며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노동자세상 158호에 실린 <4월 28일 브라질 총파업> 참조)

 

대체로 평화적이었던 시위는 점차 격랑에 휩싸였다. 시위대를 겨냥해 최루탄과 고무탄이 날아들었고, 기마경찰대가 휘젓고 다니며 곤봉을 휘둘렀다. 화가 난 시위대 일부는 재무부, 농업부 등 정부청사 건물 일부에 불을 질렀다.

 

 

군부독재 종식 이래 처음으로 군 투입

 

테메르 대통령은 경찰로는 성에 안 찼는지,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며 1,500명의 군인을 수도경비에 투입했다. 현지 언론에선 군인이 공중으로 경고사격하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무장갱단을 소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 적은 있지만, 시위 때문에 군대를 투입한 건 1985년 군부독재가 종식된 이래 처음이다.

 

애초에 테메르 대통령은 일주일간 군대를 주둔시키려 했다. 하지만 군대 투입에 대한 반발과 비난이 쏟아지면서 정부는 바로 다음날 군인들을 철수시켜야 했다. 집권세력 일부도 군부대 투입이 오히려 정권의 안위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철수를 요구했다.

 

군부대 투입과 철수는 1박 2일 사이에 벌어진 에피소드이지만, 여기엔 브라질 자본가계급의 두려움과 불안, 혼란과 분열이 녹아 있다. 전임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탄핵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일관된 노동자 죽이기 정책으로 대중의 분노를 사고, 전임 정부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광범한 부패상이 폭로되면서 이들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브라질의 세계 최대 쇠고기 수출업체 JBS 자본가가 테메르와 입막음용 뇌물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녹음이 언론에 폭로되면서 위기가 증폭됐다. 테메르 자신도 JBS로부터 수백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테메르는 “증거가 조작됐고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다. 원한다면 나를 탄핵해보라”고 배짱을 부렸다.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이 기회를 이용해, 비리혐의로 불명예스럽게 탄핵당했던 노동자당(PT) 세력이 복권을 노리고 있다. 대통령 시절 일시적인 경기호전에 힘입어 인기를 누렸던 룰라를 앞세워 차기 선거에서 승리해 재집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브라질 노동자들 다수가 ‘미워도 다시 한 번’ 노동자당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최근의 총파업과 시위가 조직되는 데에서 브라질 노동자당과 관료적 노총이 큰 영향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시위에 나서는 사람들이 그저 룰라만 쳐다보고 있다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시위대 속에선 2018년에 예정된 선거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테메르를 끌어내리자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브라질의 혁명적노동자운동(MRT) 같은 조직에선 “선수를 교체하는 걸로는 안 된다”며 테메르 정부와 그의 모든 긴축조치를 꺾을 때까지 총파업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 노동자들은 총파업과 거리시위를 넘나들며, 어떤 전망이 자신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을지 스스로 경험하며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오연홍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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