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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대법승소,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조직화로 동지들께 보답하겠다

 

 

 

3면 현중 투고_현대중공업지부.jpg

 

 

 

2015년 3월 20일 특수선사업부(군함 등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으로 정규직노동자도 단체행동권이 금지되어 있다) 금농산업 사무실, 불법파업을 주장하는 사측은 징계위를 강행했고 당일 바로 해고됐다.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해고로 현장출입도 막혔다. 재심청구는 물론 지노위도 해고를 인정해주면서 기약 없는 복직투쟁이 시작됐다.

 

방산업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금지하는 쟁의조정법을 활용한 해고는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공개조합원을 늘려오며 시작된 현장투쟁과 조직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2015년은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공개활동이 필요한 시기였다.

 

최선을 다해 투쟁할 필요가 있었다. 거대한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현대중공업도 비켜가지 않았고 정규직은 물론 힘없는 하청노동자는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회 조직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지명파업을 하며 현장과 지역의 투쟁사업장 동지들의 투쟁에 최선을 다해 함께했다.

 

해고된 후 현장과의 단절, 가족과의 갈등, 지인들과의 원치 않는 불화가 이어졌다. 올해로 93세인 노모가 그동안 숨겨왔던 해고사실을 최근에야 아시고 ‘회사에서 모가지 되었냐?’고 물으실 때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나 대신 생계를 책임지고 아이들은 물론 아프신 노모까지 모셔야 했던 아내에겐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진 셈이다.

 

몇 번 가보지도 못했던 경찰서, 평생 갈일이 없을 것 같았던 검찰청과 법원을 내집 드나들 듯 다녔다. 1년이 지난 후엔 빚을 내 구입한 중고차로 택배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돌려막기식으로 생활 할 수밖에 없었다.

 

올 3월 고법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후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던 대법판결이 7월 11일 나왔다. 그동안 시간을 끌며 버티던 업체에서도 연락이 와 복직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많은 동지들이 축하해줬다. 지회 조합원들이 가장 기뻐했고 하루 종일 오는 전화와 메시지로 택배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2년 4개월은 정말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하청지회조합원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제 현장으로 들어가 또 다른 싸움을 해야 한다. 나 하나의 복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면 이길 수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는 많은 하청노동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함께할 하청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 나의 새로운 투쟁이다. 하청지회는 여전히 자본과의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불과 며칠만 있으면 100일이 되는 고공농성장의 이성호, 전영수 동지와 아직도 복직투쟁 중인 해고동지들이 있다.

 

현중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이글거리는 울산시청 옥상에서 못 내려오고 있다. 울산과학대동지들이 3년을 넘게 길거리로 내몰려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진우3사와 동진오토텍 동지들도 이 뜨거운 길바닥에서 투쟁 중이다.

 

이렇게 전국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을 뒤로하고 현장으로 복귀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다면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의 씨앗을 품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과 함께할 것이다. 더 많은 하청노동자를 조직하고 더 많은 힘을 키워 그동안 보여준 동지들의 연대의 힘에 보답하고 싶다.

 

김채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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