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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면 쇠고랑 찰 줄 알라”고?

도시가스 검침원 노동자들의 파업 이야기

 

 

12면 도시가스_한국일보.jpg

사진_한국일보

 

 

“안전점검 왔습니다~” 1년에 두 번 활기찬 음성으로 우리 안전을 책임져 주셨던 도시가스 검침원 분들. 이 분들이 2월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매일 오전 10시 서울 도시가스 본사에서 집회하고 시청으로 이동해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신다. 무엇이 이 분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던 것일까.

 

 

식대 내근직 12만원, 검침원 6만원

 

평소 내근직 직원만 직원처럼 대해주면서 차별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내근직보다 상여금을 20만원이나 더 적게 지급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식대도 한 달에 내근직은 12만원, 검침원은 6만원이었다.

 

그래서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차별 없는 식대 지급도 요구했다. 중간에서 떼먹지 말고, 서울시에서 고객센터에 임금으로 책정해 지급하는 만큼 지급하라는 요구도 있다. 또 다른 요구로는 인사원칙, 징계위 노사 동수 구성 등도 있다.

 

이렇게 요구하며 2017년 1월까지 11차례 교섭했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노조를 만들자 사측이 비조합원이었던 검침원 7명 중 3명을 조장으로 선임하고, 조합원 3명을 징계하는 등 노조 탄압을 일삼아 결국 파업하고 거리로 나섰다.

 

 

근무시간은 무제한, 월급은 최저임금

 

일할 때 집집마다 걸어다니고 기다리고 집에서 고지서를 접는 등의 잡무 시간은 근로시간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월급은 최저임금만 준다. 심지어 16년을 근속해도 월급은 1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당장 몸이 아프거나 다치더라도 대체인력이 전혀 없어 작업량은 주변 동료들의 몫이 되어버린다. 99.99%의 검침률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강요한다.

 

한 집을 검침하려면 열 번, 스무 번 방문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한 달에 3,400가구를 검침하려면 5,000번이나 6,000번까지 방문해야 한다. 배고픔이나 생리적인 현상은 참아야만 하고 야간과 주말에도 일해야 하지만 추가 수당 같은 건 전혀 없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는 제복에 서울도시가스 로고를 붙이지 않고, 안전 및 직무 교육에서도 배제하기도 했다. “노조 가입하지 말라”, “반항하면 쇠고랑 찬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

 

파업 투쟁을 하면서 조합원들의 의식이 많이 성장했다. 내가 직접 나서야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청 앞 피케팅을 통해서 실제 시장과 만나고 문제를 알리면서 내 문제를 내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바꿔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이어져온 촛불 투쟁 역시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내 문제만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함께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파업 이후에 서경 지부 투쟁 사업장에 함께하면서 조금씩 단결과 연대를 경험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도시가스 검침원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하자.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시가스 검침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모든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자.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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