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그래도 반올림의 농성은 이길 때까지 이어진다

 

 

 

2면 반올림.jpg

사진_오마이뉴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삼성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난소암, 뇌종양 등 각종 산재직업병을 얻은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의 제대로 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며 10여년 째 싸우고 있다.

 

삼성이 반올림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제멋대로 보상위원회를 발족하고, ‘삼성직업병 문제는 해결됐다’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에 항의하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지는 500일이 가까워 온다.

 

2017년 1월 16일 이재용 구속영장이 기각되던 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있는 강남역 8번 출구에선 ‘엄마부대’가 시위를 벌였다. ‘이재용 특검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한 엄마부대는 서초사옥 앞 반올림 농성장의 현수막을 커터칼로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그날은 79번째 산재사망자인 고 김기철 님의 발인을 마친 날이기도 했다.

 

 

투쟁으로 벗겨온 삼성의 가면

 

반올림이 싸워온 역사를 보면, 삼성의 권력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줄 알았던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산재승인을 피했다. 행정법원에 소송을 걸어도, 300명 넘는 피해자들 중 산재승인을 받은 피해자는 열 명 남짓에 불과하다.

 

1심에서 피해자가 승소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자, 근로복지공단은 피해자에게 항소해 산재보상을 막아버리기까지 했다. 이 모든 법정에 삼성은 ‘공단의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서서 스스로를 변호했다.

 

행정부나 법원만이 아니다. 1년 전 삼성이 제멋대로 보상위원회를 발족했을 때, 연합뉴스가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 내일 최종서명 … 8년 만에 타결”이란 타이틀로 스타트를 끊은 뒤, 여러 언론이 앞다퉈 ‘사실상 종료’, ‘최종합의’, ‘매듭국면’ 같은 헤드라인을 뽑아내며 삼성의 ‘포괄적 책임수용’을 칭찬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2017년 1월 25일, 삼성이 전경련을 통해 엄마부대를 비롯한 극우단체들에 돈을 대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직업병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엄마부대의 추악한 행위 뒤에도 삼성이 있었다.

 

 

10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라는 상식적 요구를 위해 10년 동안 싸워야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기본요구조차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는다. 최순실 게이트로 삼성이 휘청거리는 지금에 와서야 적당한 선에서 사태를 수습하려 발버둥칠 뿐이다.

 

이것이 비단 반올림만의 문제인가? 수많은 노동자들이 무슨 성분인지도 모르는 화학약품을 다루며 매일 직업병에 걸려 죽어간다. 몇 달 전엔 삼성휴대폰 부품공장에서 일하던 젊은 하청노동자들이 메탄올에 중독돼 실명하기도 했다. 과로로, 업무상 사고로 죽고, 기계처럼 마모돼 서서히 죽어간다.

 

이번 설에도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로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선 작년 한 해에만 13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10년 이상 같은 곳에서 일한 노동자들 중 근골격계 질환이나 각종 직업병이 없는 노동자가 얼마나 될까?

 

반올림은 이 수많은 죽음에 응답하기 위해 삼성과 싸우고 있다. 곧 대선이 다가온다. 나는 이 수많은 죽음 앞에서, 그리고 반올림의 투쟁 앞에서 침묵하고 주저하는 어떤 정치도 추악한 정경유착의 고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돌멩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 [투고]청소노동자의 행진은 계속된다 ! file 노건투 2017.05.02 64
119 [투고] “반항하면 쇠고랑 찰 줄 알라”고? - 도시가스 검침원 노동자들의 파업 이야기 file 노건투 2017.02.17 137
118 [투고] 대표 구호 ‘일요일엔 쉬고 싶다’-인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비정규직지회 출범식을 다녀와서 file 노건투 2017.02.17 89
»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그래도 반올림의 농성은 이길 때까지 이어진다 file 노건투 2017.02.06 28
116 [투고]허울 좋은 반값등록금 file 노건투 2016.12.14 83
115 11월 9일 창원 집회 자유발언 “선출되지 않았지만 모든 걸 쥔 권력이 진짜 권력” file 노건투 2016.11.29 64
114 [투고]고3 학생의 투고 우리는 ‘하야 클럽’… 열심히 뛰며 ‘박근혜 하야’를 목 터져라 외쳤다 file 노건투 2016.11.28 53
113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은 이제 시작이다 file 노건투 2016.11.15 64
112 [투고]작은 파열-창원대에서 불붙은 촛불 file 노건투 2016.11.11 50
111 [투고]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 태가비엠의 탄압이 거세질수록 우리 투쟁의 정당성은 더욱 커진다 file 노건투 2016.11.02 48
110 [기고]구조조정 이후 원청 사용자성 지워진다 '분사 구조조정, 하청 대량해고 현대중공업, 100% 물량팀 공장 추진 중' file 노건투 2016.09.22 147
109 [독자투고]청년수당도 취업수당도 실업청년 기만할 뿐 생활임금 보장 아래 노동시간 줄여 일자리 나눠야 file 노건투 2016.09.08 106
108 [독자투고]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골리앗 상대로 싸움 시작하다 file 노건투 2016.09.06 140
107 [기고]하나되어 승리하는 투쟁 - 갑을투쟁을 지지하며 연대한 학생으로부터 - 노건투 2016.08.26 23
106 [문화-독자투고]영화 [예고범] 노동자운동이란 대안이 있었어도 예고범이 나타났을까 ? file 노건투 2016.05.20 653
105 [기고] ‘대륙의 실수’에 노동자가 응답한다 file 노건투 2016.04.20 950
104 [기고]강요된 선택지에서 벗어나기 file 노건투 2016.04.10 575
103 [독자투고]일본, 고통의 벼랑 끝에서 분노와 저항이 싹트고 있다 file 노건투 2016.04.10 597
102 [독자투고]“주장을 펼 때 128호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건투 2016.03.24 625
101 [독자투고]함께 가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3박 4일 전국순회투쟁 file 노건투 2016.03.20 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