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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조조정 이후 원청 사용자성 지워진다

분사 구조조정, 하청 대량해고 현대중공업, 100% 물량팀 공장 추진 중

 

 

 

5면 현중하청 투고_현대중공업노동조합.jpg

분사 첫날,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된 하청 노동자는 탱크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사진_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금의 구조조정은 어떤 의미인가. 구조조정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처지와 조건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구조조정의 핵심인 분사가 현중사내하청지회의 ‘단체교섭응낙가처분’에 대한 자본의 대응과 본격적인 탄압, 그리고 하청 고용구조 개편의 방향을 어떻게 관통하는지를 따져보면 저들의 최종 목표가 뚜렷해진다. 원청 사용자성의 법적 제거가 바로 그것이다.

 

 

원청에 대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과 이에 대응한 노조탄압

 

2003년 노조 설립 직후, 원청 현대중공업은 하청지회의 활동을 막기 위해 조합간부들이 소속된 7개의 하청업체를 모두 폐업시켰다. 또한 공개된 조합원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는 물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까지 취업을 가로막아왔다.

 

이후 법률 소송 끝에 결국 업체폐업을 통한 하청조합원 솎아내기는 원청의 부당노동행위라고 2010년에 와서야 대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즉 노조법상 하청지회의 사용자는 현대중공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13년 전 현대중공업의 폭압적인 탄압이 오늘날 다시 재현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점차 조합원이 늘고, 공개적인 노조활동의 확대로 노조 설립 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12개 업체와 진행한 2014년 단체교섭에 이어, 2016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새로운 25개 업체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자 원청의 노골적인 노조탄압과 위장폐업, 각종 부당노동행위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탄압은 하청지회가 지난 5월 31일에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울산지방법원에 신청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이후 본격화되었다. 가처분 심리에 원청 사용자성을 증빙하는 각종 자료와 하청지회에 대한 원청의 지배·개입 자료를 모두 제출했기 때문이다. 즉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과 단체교섭 중 위장폐업, 조합원에 대한 고용승계 거부는 가처분 신청 등 법률 소송의 근거가 되는 원청 사용자성을 숨기기 위한 것이다.

 

 

분사한 자회사가 조선부문 사내하청 물량도급 입찰 총괄!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희망퇴직 방식의 정규직 정리해고와 무지막지한 하청 대량해고, 그리고 원·하청 모두 임금삭감을 자행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분사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설비 유지·보수 지원부문과 크레인·장비 물류부문에 대한 분사로 8월 1일 자회사 현대중공업MOS(주)가 설립됐다. 그리고 비조선부문을 순차적으로 계속 분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분사로 설립된 자회사가 원청과의 도급계약으로 이후 가공소조립, 판넬조립, 대조립, 건조, 의장, 선실생산, 도장 등 조선부문 사내하청업체들과의 물량도급 입찰을 직접 총괄한다는 계획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사실상 인력도급 형태 때문에 계속 불거지는 불법파견과 원청 사용자성, 불공정거래 문제 등을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하청 고용구조 개편은 내년부터 실시한다는 계획 아래 진행 중이다. 따라서 지금의 분사 구조조정은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구체적으로 상용직(본공) 하청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원청에서 보장한 학자금 지원과 근속 인정에 따른 휴가비, 상여금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성을 제기하고 노동3권을 보장받는 것이 법적으로 원천 차단된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똑같이 말이다.

 

최저입찰로 낙찰된 사내하청업체들은 단기 공사팀화되고, 그 자리 전체가 현재의 물량팀으로 채워질 것이다. 생산구조상 완전한 물량도급이 가능할 것인가를 떠나, 초기에는 형식만 갖추고 내용은 지금의 구조를 유지하며 짬짜미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방향을 안착시킨다는 것이 현중 자본의 목표임이 명확하다. 정규직노조를 무력화하고 하청조직화를 차단하는 구조조정 이후, 현대중공업의 민주노조운동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 분사 구조조정 철회 투쟁이 원·하청노조 모두가 사활을 걸고 쟁취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형진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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