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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나되어 승리하는 투쟁

갑을투쟁을 지지하며 연대한 학생으로부터

 

 

 

7월 30일, 휴가 기간 동안 갑을 공장에 공권력 침탈이 예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동지들과 연대하러 가기로 했다. 갑을 투쟁 상황은 잘 몰랐지만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배운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갑을로 향했다. 갑을 동지들과 함께한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불태웠던 갑을투쟁 8일간의 이야기를 동지들과 나누고 싶다.

 

 

기세등등한 노동자

 

갑을오토텍에 도착한 다음날인 일요일, 정문에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연대동지들은 물론 가족들의 출입조차 막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캡사이신을 뿌리고 몇몇 동지를 연행하기도 했다. 월요일부터는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폭염 아래서 갑을동지들과 연대동지들이 번갈아가며 정문 앞 거점을 사수하기 시작했다.

 

결국 용역들도 정문에 나타났다. 그런데 용역들 얼굴을 보니 대부분 앳된 20대 초반이었다. 알바 공고를 보고 온 것 같은데, 그렇게 내 또래들과 대치하니 화가 나고 슬펐다. 노동조합의 선전 내용을 듣고 용역 알바 중 4~50명 정도가 이탈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였기에 용역 및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은 오히려 더 기세등등할 수 있었다.

 

갑을 공장 안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도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갑을 동지들과 연대동지들의 밥을 책임지시는 식당 여성동지들이 정말 땡볕에 힘들게 일하시고 계셔서 한두 개 거들다 보니 식당일을 같이 하게 되었다. 일은 많이 힘들었지만, 우리가 만든 밥을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또한 일하면서 갑을 동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식당에서 일하시는 여성동지들께 투쟁의 의미가 뭔지 여쭤봤는데, 일터를 지키고 안정된 일자리를 위해 자본의 횡포에 맞서 같이 싸우신다고 얘기하셨다. 비정규직 1순위인 식당, 경비 업무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계신 동지들, 특히 땡볕 아래에서 밥을 짓고, 설거지하는 식당동지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더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세상의 주인, 노동자

 

갑을 투쟁을 함께하면서 조직력이 강하기 때문에 자본의 공격에도 꿋꿋이 잘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분임조, 소대, 중대 등 조직이 잘 구성돼 있고, 각 분임조는 같이 밥 해먹고 생활하며 가족 같은 동지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들 친하고, 서로 잘 알기에 상황이 힘들어도 유머나 농담으로 즐겁게 투쟁을 이어가시고 계시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사수하는 이 공간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드는 사회였다. 평등하게 서로 소통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많은 것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노동자가 이 세상의 주인이고, 노동자 스스로 사회를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사회 안에서 나는 진정한 동지애와 사랑,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투쟁의 가장 큰 힘이 된 가대위 동지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가족이 한마음이 되어 투쟁에 함께하는 것은 정말 강했다. 경찰에 가로막혀 공장 내로 들어오진 못했어도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갑을 투쟁은 조직과 단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고 있다. 가대위 동지들이 있기에, 승리와 패배에 관계없이 투쟁은 쭉 이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갑을 투쟁은 갑을 동지들만의 투쟁이 아닌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 하나로 단결된 힘만이 자본을 박살낼 수 있다. 투쟁이 승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권, 자본, 경찰이 한통속이라는 것이 드러난 지금, 카운터 펀치가 필요하다. 전국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연대 투쟁과 파업으로 자본에 큰 타격을 줄 때 갑을 투쟁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8일 동안 너무 잘 챙겨주신 동지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투쟁 !!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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