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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

인력확충이 없다면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다

노동자세상 171호 (2018년 1월 3일)

 

 

5면 이대목동병원.jpg

자료 : 통계청·보건복지부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1시간 21분 사이에 네 명의 아기가 숨진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왜 이런 비극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여러 추측과 의견,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지원 확대, 수가 인상, 의료인의 인식전환 등등 다방면의 대안도 제기된다. 병원 실태를 잘 알고 몸소 느끼는 많은 병원노동자는 문제의 근본에 ‘인력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인증 통과, 1등급이라는 눈속임

 

이대목동 신생아중환자실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관리료 차등제에서 2017년 4분기에 1등급을 받았다. 간호사 32명, 전담의사 11명에 병상 22개(간호사:병상 수 비율=1:0.75)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에서는 감염관리 분야 51개 항목 가운데 50개에서 만점으로 우수등급을, 안전보장활동분야에서 44개 항목 모두에서 만점을 받았다. 국제의료평가인증위원회(JCI) 인증도 획득했다.

 

이렇게 각종 평가인증에서만 보면 간호인력, 환자안전, 감염관리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병원인 듯하다. 그러나 저 수치들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평가라는 것이, 병원의 실제 일상운영행태와 무관하게, 평가기간 며칠을 위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한 편의 쇼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평가를 위해 직원이 총동원되어 수당도 못 받은 채 초과근무를 하며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평가기준에 맞게 교육도 받고 환경정리도 한다. 예상문제로 시험공부하고 평가 대비 모의고사도 본다. 평가단이 병원을 방문하는 기간엔 평소와 전혀 다르게 환자 수를 줄이고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짜인 각본에 따라 움직여서 점수를 따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계획을 제출하면 통과된다. 게다가 이런 평가들의 기준은 대부분 시설이나 연구실적, 서류 중심이지 충분한 인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중요치 않다.

 

 

인력확충,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보자. 2007년 10월에 도입된 차등제는, 분기별로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평균 간호인력을 토대로 등급을 책정해 다음 분기부터 수가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1등급(1:0.75 미만), 2등급(1:1 미만), 3등급(1:1.5미만), 4등급(1:2 미만), 5등급(1:2 이상)이다. 1등급에 선정되면 입원료를 45% 가산해서 보상받을 수 있고 4등급은 기준입원료만 받는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신생아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를 두고 간호사 1명 당 입원환자 수는 1.5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 지켜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저 규정 자체가 터무니없다. 얼핏 보면 아주 괜찮은 제도처럼 보인다. 환자수보다 간호사 수가 더 많으니까!

 

하지만 병원은 3교대 근무이기에 실제 해당 시간 근무인원은 1/4 이하다.대부분 간호사 1명이 4~6명의 환자를 돌본다. 이대목동 신생아중환자실의 경우 근무 간호사는 6명이었다. 당시 입원환자는 16명. 심폐소생술이 잇달아 벌어져서 급하게 다른 병동 간호사 5명이 추가 투입되었다고 했다. 이대목동 신생아중환자실 심폐소생술에 투입된 인력은 간호사 10명, 간호조무사 1명, 교수 5명, 전공의 3명 등 총 18명. 보통 심폐소생술에 적어도 간호사 3명, 의사 1명이 필요하다.

 

인력문제는 단순히 심폐소생술의 경우에 의료진이 몇 명이 투입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시기 환자를 돌볼 일손이 얼마나 충분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환자안전과 감염관리는 간호사나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약사, 영양사, 시설관리, 환자이송, 청소 등 병원직원 모두가 관여된다. 거의 모든 병원에서, 감염관리를 위한 멸균, 소독, 청소는 특별한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아닌 그냥 청소업체 노동자가 한다. 신생아중환자실이라고 특별히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이윤체제에 맞서야

 

국립중앙의료원의 ‘어린이병원 운영모델 개발방안 연구보고서’는, “어린이병원이 적자를 줄이는 방법은 진료과목 축소, 의료인력 감축, 적자가 큰 진료시설 폐쇄, 과잉진료로 수익성 제고 등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방법은 어린이질환에 대한 최종진료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반병원보다 어린이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훨씬 많은 인력확충이 필요하기에 엄청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마치, 산간벽지의 버스, 기차 운행은 적자일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자본주의 이윤논리에 따라 적자를 피하려고만 한다면, 몇몇 병원이나 의료인 개인의 도덕성에만 책임을 돌린다면 제2, 제3의 이대목동 참사는 언제 어디서든 또 일어날 것이다. 청년실업과 주택난 등으로 결혼, 출산 나이가 갈수록 늦어져 고령출산으로 미숙아 등 고위험 신생아가 늘어나고 있다. 신생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침몰해서 저 세상으로 떠나가는 비극의 되풀이를 막으려면, 자본주의 이윤논리와 이윤경쟁체제 자체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이윤이 아니라 생명이 먼저다. 신생아중환자실 등의 간호인력을 대폭 확충하라. 그 비용은 그동안 병원노동자들을 착취해 배를 채워온 병원자본가들과 정부가 책임져라. 그들에게 그럴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우리 노동자들이 병원에 대한 운영권과 통제권을 넘겨받아야 한다.

 

홍희자 서울성모병원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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