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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8명의 타워크레인 노동자 죽이는 자본주의 살인체제

 

 

 

5면 타워크레인_한겨레.JPG

사진_한겨레

 

 

 

 지난 12월 9일 용인시의 종합유통센타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3명이 죽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용인 참사 9일 만인 12월 18일 평택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 올해만 18명이 죽었다.

 

 

다단계 하도급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 소유 업체인 ㅊ건설은 지난 4월 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한 정유공장 타워크레인 전복사고 당시 대림산업한테 하도급을 받아 크레인 설치를 했다. 당시 ㅊ건설은 이탈리아 업체에 크레인 설치를 다시 위탁했으나, 설계도면에 명시된 볼트보다 지름이 작은 볼트로 부실하게 시공해 110m짜리 타워크레인 기둥이 넘어져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용인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시공사인 대림종합건설은 타워크레인 설치, 운영을 ‘ㅅ기업’에 하청을 맡겼다. 이어 ㅅ기업은 타워크레인 소유 업체인 ‘ㅊ건설’에서 크레인을 빌린 뒤, 조립은 ‘ㅁ타워’라는 소규모 영세업체에 다시 하청을 맡겼다.” (“뒤엉킨 ‘거미줄 하청’…같은 업체 타워크레인 또 사고”, 12월 11일자 <한겨레>)

 

대형건설 자본은 임대계약을 체결한 타워 임대사에 책임을 전가하고, 임대사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설치, 해체 작업팀에 책임을 전가한다. 최저가낙찰제가 판치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임대사는 고가의 장비를 수입하는 대신 20년도 지난 노후장비를 쓴다.

 

자본가들에게 다단계 하도급은 효율적으로 노동자들의 피땀을 쥐어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고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고, 노동자를 분열시킬 수 있으며, 일을 빨리 끝내라고 윽박지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크레인 사용을 빨리 끝내야 다른 작업장으로 이동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크레인 해체 후 안전점검을 해야 하지만 비용이 들어가고 시간이 지연되니 안전점검을 하지 말고 다른 공사에 바로 들어가 설치해라! 이게 그들의 지상명령이다.

 

 

미봉책의 결과는 예정되어 있다

 

정부는 지난달 원칙적으로 20년 넘은 크레인은 사용하지 못하고, 최초 설치 후 6개월마다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며, 10년부터는 주요 부위 정밀검사, 15년부터는 2년 주기 비파괴검사 등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기껏해야 벌금형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원청의 처벌 수위를 어떻게 할지가 빠져 있는 이 내용조차 언제 통과될지 모른다.

 

산업안전보건법 29조 등 지금 법으로도 원·하청 업체 모두에게 산재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지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월 31일 “원청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고 검찰과 법 뒤로 숨었다. 지난 5월 1일,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참사 때도 삼성중공업 사장 박대영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는 행정안전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5개의 민간위탁업체 등 모두 6곳의 타워크레인 전문검사기관·업체가 있다. 안전검사 업무의 외주화(민간 위탁) 역시 그대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부터 타워크레인 전수조사를 하고 있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단체 추천 전문가의 참여는 배제하고 서류조사만 진행하고 있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그래서 안전의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지적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노동자의 힘은 어떻게든 지우려는 게 이 정부의 본모습이다.

 

과거 정부는 사고가 날 때마다 미봉책만 쓰고 자본의 착취시스템은 유지하려 했다. 문재인 정부도 다르지 않다. 우린 이 미봉책의 결과를 수없이 봐왔다. 미봉책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노동자들의 힘을 조직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아부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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