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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시아 순방 결산

노건투 2017.11.28 16:10 조회 수 : 28

 트럼프 아시아 순방 결산

 

 

 

6면 트럼프.jpg

독일의 <슈피겔>, 미국의 <타임>, 프랑스의 <르몽드> 등 유력언론 최근호들. 중국이 “잠에서 깨어난다”, “중국이 이겼다”, “중국이 강한 나라로 일어선다” 같은 문구들이 중국어 발음기호, 영어, 중국어로 적혀 있다.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가 북한 핵문제를 미끼로 걷어간 돈이 84조 원에 이른다. 트럼프의 중국 영업실적은 이 수준을 파격적으로 뛰어넘는다. 공식협약에 개별 기업들의 협약까지 합치면 약 313조 원의 무역협약이 트럼프 방중기간에 체결됐다. 그래서 이번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은 트럼프의 완승이며 미국의 강력한 입김을 재확인한 계기로 보일 수 있다. 지지율이 최악인 상황에서 이런 ‘성과’는 트럼프에게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한 측면일 뿐이다.

 

 

동전의 뒷면

 

독일 대표 주간지 <슈피겔> 11월 11일자 표지는 중국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문구로 채워졌다. 미국의 <타임> 11월 13일자는 노골적으로 “중국이 이겼다”고 판정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일간지 <르몽드> 10월 15일자는 “중국이 강한 나라로 일어선다”는 큼지막한 중국어 글귀로 시작한다. 의기양양한 트럼프의 표정과는 무척 대조된다.

 

중국 지배계급이 내놓은 313조 원은 결코 단순한 ‘선물보따리’가 아니다. 경제 측면에서, 단적으로 중국 자본가들에겐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하다. 세계적인 장기불황이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해졌다. 지금 석탄산업에서 130만 명, 철강산업에서 50만 명을 포함해 최대 600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는 계획이 추진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미국에 자본을 투자하는 계획은 트럼프의 보호주의를 비껴가며 중국의 과잉자본을 해소하는 유력한 방안의 일부다.

 

또한 저 313조 원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애초에 트럼프가 내건 중요한 이슈는 북핵 문제였다. 미국 지배계급에겐 중국에 압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패권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서든 아시아 ‘질서’에 관해서든 목청을 높이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 지배계급이 효과적으로 트럼프의 입을 틀어막으며 아시아 지역패권을 둘러싸고 미국이 결코 챔피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점잖게 선포한 셈이다.

 

 

그러면 이제 평화가?

 

중국 지배계급이 트럼프의 입에 고삐를 채웠으니 이제 평화가 올 것인가?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지금 중국은 자신의 ‘부흥’을 위해 뭐든 집어삼킬 태세다. 과잉자본을 해소하고 세력권을 형성하기 위한 ‘일대일로’ 사업을 맹렬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 80개국 참여)의 영향력은 이미 미국,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 : 67개국 참여)을 넘어섰다. 일대일로의 군사적 거점이 될 해외 항구들도 하나씩 확보하는 중이다(동아프리카 지부티항,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등).

 

올해 여러 행사에서 시진핑은 연거푸 ‘인류 운명공동체’, ‘공존공영하는 아시아 안보의 길’을 설파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의 지배자들은 자신의 구호가 과거 일본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대동아공영권 구호와 절대로 같지 않다고 펄쩍 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배자들의 말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국 지배계급이 자신의 패권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급격하게 비대해진 중국 지배계급 역시 자신이 관리하는 자본주의의 규모에 걸맞은 세력권을 확보하기 위해 용트림을 계속할 것이다. 이 용트림이 성공할수록, 최고 패권자 지위를 둘러싼 미중 대립과 그것이 불러오는 전쟁 위협도 더욱 용트림할 것이다.

 

오연홍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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