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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범자들>

영화 안과 밖에서 권력은 어떻게 언론을 장악해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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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범자들>은 무엇보다 생생하게 언론이 권력에 장악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KBS, MBC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누가 주범이고 누가 공범자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동시에 권력으로부터 방송을 지켜내려는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이야기를 담고 있다.

 

 

억압과 저항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권의 방송장악은 본격화됐다. 한 아나운서는 회사에서 ‘상식적인 사고를 하고 상식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누군가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배제됐다. 파업에 참여한 PD와 기자들은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로 부당한 인사이동을 당했다.

 

이렇게 망가져 버린 언론은 세월호 침몰 당시 '전원구조'라는 경악스런 오보를 쏟아내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했다. 언론을 장악한 권력의 부역자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PD와 기자, 아나운서 모두를 징계하고, 좌천시키고, 해고했다.

 

언론은 무참히 짓밟혔다. 그런데도 언론노동자들은 끊임없이 권력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요청했다. "언론을 파괴한 주범자,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끄럽지 않아요?"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부패한 자들에게 던진 질문은 더 극심한 탄압과 징계처분이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이런 탄압도 파업투쟁을 막을 수 없었다. 2012년 언론노조KBS 본부는 95일간, MBC 본부는 170일의 파업투쟁으로 격렬히 저항했다.

 

 

낙하산

 

그런데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훼손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만의 문제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모두 낙하산 사장이 공영방송을 차지했다. 김대중 정부는 1998년 KBS 이사회의 호선 절차가 통과되지 않았는데도 합동통신 기자 출신의 박권상을 차기 사장으로 앉혔다. 그는 상시로 노조와 충돌을 일으켰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부도 자신의 대선 캠프 언론특보인 서동구를 2003년 KBS 사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언론노조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언론노조는 서동구의 임명제청이 "민주주의의 기본을 부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1999년 KBS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현상윤 PD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사장이 임명됐다"고 술회했다.(<김대중·노무현 때도 낙하산은 있었다>, 김도연·김유리 참고) 이런 사례는 결국 모든 정권에서 낙하산 사장이 존재했고 언론의 자유, 독립성은 전혀 보장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언론이 걱정된다면

 

권력의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의 사장 자리가 채워진다면, 언론은 지배자들의 이익에 순종하고 봉사하는 기구로 전락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언론이 필요하다. 이것은 지배자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내용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언론을 말한다. 지금 어딘가에서 KBS, MBC 언론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싸움을 적극 지지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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